<손바닥 수필>
- 자기 자신 -
권다품(영철)
사람은 그냥 겉으로만 봐서는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을 알고 싶으면 술을 마셔보고, 노름을 해 보라."고 했을까 싶기도 하다.
술을 마시면 가식으로 가리고 사는 본래의 모습이 나타난다고 한다.
술을 마시면 맨정신일 때와는 다른 사람들이 더러 있다.
숨기고 살았던 본심이 나타난다는 말이겠다.
자기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싸움을 하는 사람도 있다.
다른 사람이 감추고 싶은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듣기 싫고 짜증나는 말을 해서 분위기를 깨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술을 마셨는데도 젊잖은 사람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나 행동이 천박하지 않고,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시기 전에는 몰랐던 멋진 웃음과 유머를 주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을 보면 그 사람됨이 참 부럽고, 나도 저런 사람을 본받고 싶기도 하다.
또, 인생을 노름판에다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정신 의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은 "노름판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본심이 나오고, 숨기고 사는 욕심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중요한 사업 파트너를 찾거나 사위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을 때는 같이 술을 마셔본다고 한다.
한두 번이 아니고 여러 번을 마셔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노름도 한두 번 해본다고 다 알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제법 큰 돈이 오고가는 노름이라면, 숨기고 사는 속마음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른들 말씀처럼 술과 노름은 마음을 비춰내는 거울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여자는 어떨까?
나라고 특별히 잘 알기야 하겠나마는, 이런 생각이 들 때는 있다.
'자기 여자는 자신이 만드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
대부분의 남녀는 예뻐서 만나고, 또,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말이나 논리로 꼬치꼬치 따지고 짜증을 낸다면, 사랑보다는 싸움이 더 많을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참고, 져주기도 하기 때문에 그 마음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서로 눈빛이나 표정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지 어떤 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사랑한다면, 기분이 안 좋아 보이거나 힘들어 보이면 왜 그러는지 물어보고, 다독거리며 같이 이겨내 보자며 안아주지 않을까?
지금도 그렇나?
돈 잘 벌고 좋을 때는 웃고 애교부리다가, 힘들어졌다고 짜증내고 헤어지자고 한다면, 그게 사랑일까?
힘든 사람에게는 다독거려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힘들 때 사랑이 식는 사람이라면 그런 인곤이라면 빨리 끝내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
어이, 너거는 혹시, 아내의 말이나 행동에 니가 만든 모습들은 안 보이나?
혹시, 아내가 "나도 옛날에는 안 그랬거든." 이런 말은 안하더나?
어른들이 남자는 세 가지를 조심해야 된다 카재?
술, 노름, 여자.
걍 내 생각이기는 한데, 나는 그런 것보다 더 조심해야 될 끼, 자기 자신 아이겠나 싶더라꼬.
너거는 그기 무엇일 것 같노?
2023년 11월 30일 낮 4시 5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