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마다 주어지는 정기검진을 다녀왔다.
본래
쥔장은 한번 정하면 특별한 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잘 바꾸지 않는 성격인지라
늘 건강을 체크해주던 주치의가 안성에서 서울로 장소를 옮겼어도
별 불편해 하지 않고 시간을 내어 서울로 나들이 겸 정기적인 진료를 받으러 다니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나라에서 정기검진을 해주겠다 고 뭔가 고지를 보내오면
두말도 않고 안성 "하나로 연합 의원"으로 발을 옮긴다.
처음에 그냥 눈에 뜨였다 는 이유만으로 선택되어 무심코 들어선 병원에서
예전에 원치 않았지만 뒤에서 들이받은 차량 덕분에 다니게 된 정형외과에서 알게 된
친절한 간호사가 "어머 언니, 웬 일이에요" 라면 반기는 바람에
그후로 나라에서 혹은 갑작스레 발병하는 일 로는 그 병원을 찾는 중이다.
그런데 그 병원에 가면 번번이 참, 친절하다 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유인즉은 워낙 도시라고 하기도 쑥스러운 그렇다고 시골이라 칭하기도 애매한 안성이라는 곳이
유난히 어른들이 많은 까닭에 혹은 어른들만 오시는 병원인지는 몰라도
의사나 간호사들 모두가 자신의 집안 어른 대하듯이 정말 친절하다 는 것이다.
그것도 구태의연한 친절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진정한 마음으로 대하는 그들을 보면서
의아해 하기가 몇 번 -우린 늘 살갑지 않은 의사와 그저 본인의 책무에 충실한 간호사들만
많이 대했던 관계로- 이었으나 그것이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늘상으로 그러하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체득하게 되었다 는 말과 더불어 작은 일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는 진리를
더더욱 진하게 겪었다 는 말인즉은

병원 실내를 보자면 안그래도 썰렁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딱 좋은 환경인데
아주 사소한 것 하나가 환자들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면 그것이 쥔장만의 오해인지
알 수는 없으나 오늘, 그 작은 배려가 따스함과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감동을 주었다 는 사실.
어느 곳이나 있기 마련인 대기 진료 의자.
그 시퍼렇거나 갈색의 딱딱하고 견고하고 철옹성처럼 보이는 의자들에게
간단하게 계절에 맞춰 체크무늬 덮개를 씌웠을 뿐인데
그 의자, 어찌나 따뜻해 보이고 마음까지 덥혀주던지....유방암과 위암 검사를 위해 들어선 병원이지만
어쩐지 가정집같은 분위기에 그냥 안도의 마음이 처억 들었다는 것이다.
어쨋거나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감정이 없을런지 몰라도 쥔장만큼은 작은 배려 하나에
감동에 감동으로 이입되다가 참지 못하고 또 한 컷을 날리고 말았다.
참으로 기분좋은 하루의 시작...암 검사가 사실, 아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도 두려운 일은 뻔한 것.
하지만 그 떨림 조차도 상쇄시킬 만큼의 기분좋음이 검진의 상황을 스쳐지나가게 한다.

게다가
일년이 지나도록 발길이 없다 처음 들어섰건만 쥔장의 이름을 기억해내는 안내 데스크의 놀라운 감각에
화들짝 놀라 "어잉? 뭔수로 그렇게 기억하느냐" 했더니 "빈혈은 괜찮으시냐" 라며 더더욱 아는 체를 한다.
ㅎㅎㅎ 그랬다...작년 이른 봄날 거제도로 마실 한 번 거창하게 하고 식중독에 걸려 기가 막힌 홍역을 치르고
간까지 침투한 식중독 균에 의해 최악의 빈혈 사태를 벌인 일년 내내, 두 달에 한번 꼴로 황달에 이르른
빈혈을 체크하러 다닌 기억이 떠올라 슬며시 "에고 창피해라...뭐 그런 것까지 기억하시나"
또 한 사람, 친절의 숨은 주역 손숙영...그녀가 예전 정형외과에서 수더분과 친절로 이름높던 왕 언니 다.
처음 찾아 든 낯선 병원에서의 이질감을 거뜬히 넉아웃 시키는 재주를 지닌 그녀는 알게 모르게 환자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 위로가 되어주는 역할을 자청하면서도 내색은 절대 노오...착실하고 건실한 그녀 가 있어
병원 이라는 공간이 거부감으로 남지 않는...그야말로 복 받을 겨 다.
어쨋거나
검사라는 과정을 통해 보자면 기계로 다뤄지는 모든 여건은 인간적이지 않다 는 것이고
절대적으로 아프지 않는 것이 상책이고 나라에서 검진 기회를 주면 반드시 누릴 일이고
아니라도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확인 사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고
그 모든 것을 감수하기 싫다면 그저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수밖에 없다 는 것,
그것이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으로서는 최고의 권리와 의무 일 것이다.
...돈 없으면 아파도 살아내기 힘든 것이지.
첫댓글 이런 간호사들이 더 많이 잇었으면...
하긴 요즘 병원은 전 직원들이 모두 친절하던데요.
그러에요...이젠 병원도 경쟁력 시대이니 만큼 진철을 필수 과목으로 해야하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