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현재 대부분 이들의 삶의 자전축을 뒤흔들고 있다. 려행패턴 역시 마찬가지이다. 모든 가치관은 ‘안전’을 최우선시로 내세워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관광이 크게 위축된 요즘이지만 려행을 떠나고저 하는 욕구는 여전하다.
현재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새로운 려행방식과 선호도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으며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려행을 통해 ‘정신과 육체를 건강하게 하고 풍요롭게 만들려는’ 새로운 려행족들이 부상하고 있어 관광산업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타인 접촉 피하는 ‘비대면’ 방식 추구
부부 모두 교원직에 종사하고 있는 박려화(41세)씨는 올해는 례년과 다르게 아주 특별한 여름휴가를 보냈다. 해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여유롭게 관광지를 떠났다면 올해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지라 년초에 계획했던 한국행 여름휴가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해외려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국내려행도 마음 편하게 떠날 수 없는 요즘 안전한 휴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을 무렵, 다수의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비대면 려행’에 대해 료해하게 되였지요!”
낚시를 즐기는 남편과 아이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녀는 바로 캠핑카 대여업체에 문의하여 상해 근교의 어느 한적한 곳을 찾아 1박 2일로 캠핑을 떠났다. 도심하고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그동안 못다한 부부사이 대화도 오붓하게 나누고 아이들과 놀이도 하면서 가족끼리 오랜만에 느껴보지 못했던 여유를 누릴 수 있게 되였다. 덕분에 ‘취미’와 ‘추억’을 동시에 쌓게 되였으며 색다른 추억려행을 선물받게 된 거 같아 오히려 소소한 행복을 느껴 기분이 더 좋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익숙함을 덜어내고 새로움으로 마음을 환기하려는 시도를 려행이라 부른다면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에서 자연과 함께 가족들과 힐링할 수 있는 시간만으로도 충분한 려행이 되지 않을가?!
■‘소확행’에서 ‘절제의 생활화’로
최근 중국경제참고보는 ‘2020-2021 국내 려행 트렌드 예측보고서’(이하 ‘보고’)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전후한 려행트렌드를 예측한 보고였다.
특히 20-30 세대들의 려행소비 심리가 과거에 한정된 비용내에서 ‘소확행’(일상에서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감염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순응하며 ‘절제의 생활화’ 양상을 보일 것으로 ‘보고’에서는 전망했다. 려행의 가치도 이전에는 ‘자기만족’에 뒀다면 앞으로는 ‘위험 회피’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경기침체와 저성장이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되였지만 한정된 비용 내에서 확실한 즐거움을 누리고자 하는 소확행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전례없이 큰 소비심리 위축이 일어나고 이제 과거와 같은 려행 및 여가를 즐기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연길시 모 기관단위에 출근하고 있는 한경호(32세)씨는 “경제적 여유도 부족하지만 쓸 기회도 공간도 예전 같지 않다. 해외는 언감생심이고 국내도 길림성을 벗어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소확행은 멀리 지나간 이야기고 이제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통제에 순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려행을 위해 모아둔 돈이나 여유자금을 조금이나마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분풀이’식이라도 소비를 할 것”이라며 이른바 ‘보복성’ 지출에 대한 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려행도 싱글시대…‘나 홀로 려행족’ 급부상
연길시 모 사업단위에 출근하고 있는 손성해(30세)씨는 이번 국경절 황금련휴기간에 상해를 거쳐 소주를 최종 려행지로 삼고 ‘나 홀로 려행’ 을 떠났다.
“동행 하나 없이 나 홀로 려행을 떠나니 오히려 소비는 물론 음식이나 쇼핑 등 면에서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한테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여느때보다 훨씬 좋더라구요.”
손씨는 려행 동반자와 스케줄을 맞출 필요도 없고 일정부터 숙식, 숙박까지 자기 취향대로 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서른살이 된 올해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인생 한 페이지였다며 성취감 또한 높았다고 말한다.
사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혼자하는 려행(‘혼행’)이 꾸준히 증가했었다. 이는 려행의 여가화, 일상화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친구나 가족과의 뉴대감을 확인하기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만끽하려는 경향이 커졌고 여럿이 다니는 볼거리 중심의 려행에서 벗어나 어떤 주변의 환경 등 주변영향에 구애받지 않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주는 ‘보상’ 심리라고 볼 수 있다.
이젠 려행도 싱글시대이다. ‘혼밥’, ‘혼술’ 등 신조어가 어느덧 하나의 보편화된 사회현상으로 대두된 만큼 ‘혼행’도 이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수단의 선택폭 좁아져
“려행을 하더라도 가급적 대중교통은 피하고 싶다. 낯선 사람과 가까이 있는 것은 편치 않다. 내 소유의 이동수단인 승용차가 그나마 안심된다. 목적지나 경로도 내 마음 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승용차를 잘 활용하면 숙박려행도 좋고 당일치기 려행도 좋다.”
이번 국경절 황금련휴기간 자차로 이동해 주내 여러 관광지를 돌았다는 최씨(40세)는 자가용관광에 대해 강추했다. 요즘 항공편 티켓도 싸고 고속철도 여러모로 편하긴 하지만 어린아이가 있는 집일수록 안전에 더욱 더 중시를 돌리다보니 자가용으로 움직이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동수단의 선택폭이 좁아졌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려행의 근거리, 단기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코로나시대의 숙박려행은 여가라기보다는 모험과 도전에 가깝다고 흔히들 표현한다.
어찌되였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가족과 나를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은 멀지 않은 곳을 자가용으로 나들이에 가까운 가벼운 당일려행을 자주 하는 것이고 이는 려행의 여가화, 일상화라는 큰 추세와 잘 맞는다고 생각된다.
■려행산업 생존전략, 비대면 상품 개발해야
현재 려행업계는 산업 전체가 최악의 늪에 빠져있다. 당분간은 ‘백약이 무효’일 가능성이 크고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업계측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를 벗어나면 발생하기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가 하는 희망적인 예측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눌렸던 또는 잠재되여있던 욕구가 분출해 오히려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가능성 보고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연변국대국제려행사 허순애 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큰 대표적 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려행산업이라 할 수 있다.”며 “기타 문화산업에 비해 충격이 크게 나타난 원인은 주로 전염병 확산이라는 비대면 상황에서 생존이 취약한 려행산업의 구조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가견을 표했다.
허순애 부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가의 관광산업 거시적인 차원에서 대면접촉을 대체할 수 있는 려행상품 개발이 하루빨리 추진되여 정부차원에서 업계의 변화를 뒤받침하기 위한 충분한 제도적 지원도 실시해야 될 것”이라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국대국제려행사에서는 국내선 항공회사, 주내 일부 관광풍경구와 협업하여 ‘가족관광+승용차 대여+숙박시설 할인’등 코스상품을 내놓아 가족단위 관광, ‘나 홀로 자가용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로에 놓여있는 려행산업 또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향후 혁신적인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며 나아가 ‘새로운 산업체계’로 화려한 변신을 꿈꾸는 그들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