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 보고서.hwp
Be Honest
오수현
벌써 마지막 에포크이다. 나의 세 번째 주제는 ‘싱어송라이터’ 수업이다. 1학년때와 2학년때 싱어송라이터 수업을 들은 친구들은 모두 자신이 만든 곡이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 불리며 놀림아닌 놀림을 받아 흑역사가 되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사람들 입에서 자신의 노래가 불릴 수 있다는게 무언가 좋았고, 곡을 정말 잘만들어 간직한다면 그것또한 멋진 추억이 될 것 같아 마지막으로 싱어송라이터 수업을 택했다. 사실 무엇보다 여유쌤이 딩고프리스타일에 나왔어서 지금 같이 작업하면 나중에도 멋지게 자랑할 수 있어서이다 ^^
나는 가사를 정말정말 잘 쓰지 못했다. 다른 친구들은 코드를 찾고 작곡을 하는데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는 미디작곡을 했었기에 작곡은 어느정도 가능했다. 그러나 가사는 달랐다. 막상 쓰기 전까지는 그냥 문장 몇 개 적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다. 여유쌤은 거짓으로 가사를 쓰는 것을 정말 싫어하신다. 예를 들면 돈도없는데 람보르기니를 몬다는 등의 가사말이다. 여유쌤의 노래를 들어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드러냈다. 여유쌤의 그 가사철학이 우리에게도 전해져서 가사쓰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솔직한 이야기라고 꼭 무겁게 생각하지는 말라고 하시며 쉽게쓰는 법을 알려주셨다. 그렇게 첫 곡이 탄생했다.
운동장을 산책하며 가사 쓸 것을 끄적일 때 여유쌤의 키가 되게 커보였다. 실제로 183으로 키가 크시다. 그렇게 쓰게 된 곡이 ‘186’이다. 186은 내가 전역할 때까지 크고 싶은 키의 최대치인데 거기까지 크고 싶은 나의 마음과 야망이 담긴 곡이다.
“키가 큰다면 세상이 낮아보이겠지,
키가 큰다면 맑은 윗공기 마실 수 있겠지.“
186 中
곡 느낌은 G Em E 세코드의 연속과 바쁜 오른손 스트로크반주로 빠르고 신나는 진행이다. 솔직히 어쿠스틱 반주도 좋지만 밴드곡으로 나쁘지 않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곡은 조금 슬픈 감성코드진행이다. 요즈음 유행하는 6도-4도-1도-5도 진행을 써서 Am F C G를 메인코드로 하여 작곡하였다. 전곡과는 다르게 조금더 다양한 코드를 넣어서 반주가 좀더 생기있고 질리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Am FM7 C7 G6 Am F C-Cadd9 G(G7)
이 진행으로 기타 간주를 채웠다. 물론 곡 후반부에 나오는 가성을 이용한 코러스 부분에서도 이 기타반주가 이용되었다. 스트로크는 Begin Again 영화에 나오는 애덤 리바인의 ‘Lost Stars' 의 스트로크를 참고하여서 만들었다.
“장미야 날 향한 가시를 이제 그만 거두어주세요,
그대가 가시를 돋운 이유를 나에게 알려주세요“
장미 中
가사는 겨울방학동안 일반학교 학생들과 만나서 험해진 나의 언행들이 간디학교 친구들에게 상처가 되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를 멀리하는 친구들에게 앞의 이유를 물으며 용서를 구하는 내용을 장미의 가시에 비유하여 쓴 가사이다. 솔직하게 쓴 나의 가사가 상처받았던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닿아 용서되었으면 한다.
싱어송라이터 수업을 통해 나는 솔직하고 쉽게 가사쓰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여유쌤과의 만남으로 1학년때 기타를 치던 그 설렘이 다시 올라온 것 같아서 좋았다. 타브만 보고 치는 핑거스타일보다도 이제는 조금 아는 화성학을 이용해서 코드를 만들고 짜서 기타로 연주하는 것이 즐거운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내가 쓴 장미곡 악보 뒷면에 여유쌤 싸인도 받아놓아서 간직하고 있다.
저에게 마지막 에포크를 멋지게 선물해주신 여유쌤 그리고 우리학교 선생님들,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