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경험이 없을 때 필리핀에서 어학연수를 했기에 솔직히 필리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었다.지금이야 쌀국수에 고수를 때려 넣어 먹을 정도로 가리는 게 없지만 그땐 어이없게도 졸리비가 필리핀에서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로컬 음식이었다.필리핀 파티에 초대되면 억지로 음식을 먹어야 해서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아도보나 시니강은 아직도 먹지 않는다.그 와중에도 필리핀에서 없어서 못 먹는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우베 UBE 다. 우베는 영어로 PURPLE YAM이라고 불리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보라색이 강한 뿌리채소다.
쉽게 말하자면 열대 고구마 정도 되겠다.맛은 약간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풍미를 가지고 있다.고구마보다 달지 않고 묘하게 너티한 향이 있는데 정확히 맛을 설명하기 힘들다. 두리안 맛을 설명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필리핀에선 쩌먹는게 아니라 여러 가지 디저트로 만들어 먹는다.그중 내가 가장 좋아한 건 아이스크림
94년 당시 4리터짜리 마그놀리아 우베 맛을 사서 먹었는데 정확히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매우 저렴했다.항상 매그놀리아 거만 사서 다른 회사 제품은 먹어 본 적이 없다. 필리핀에서 아이스크림은 매그놀리아 우베 맛이 정답인 거다. 지금은 모르지만 90년대엔 판매량도 1위였다.
이 쨍한 보라색이 색소가 아니라 우베 고유의 색이니 필리핀에 가면 꼭 맛보기 바란다. 물론 호불호가 있어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이스크림이 우베를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다.
시외버스 터미널의 노점에서 팔고 있는 케이크 중 보라색은 전부 우베 맛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잼으로도 만들고
부족한 단맛을 보충하기 위해 연유를 추가하여 졸여 내면 우베 할라야 라는 필리핀 전통 떡이 된다. 할로할로에 들어가 있는 보라색 내용물이 바로 우베로 만든 것이다.
슈퍼에서 분말로 팔고 있으니 베이킹을 하시는 분은 간편하게 케이크나 빵, 마카롱 등을 만들 수 있다.
우베를 넣으면 달달하고 고소해지며 무엇보다 색이 예쁘다. 이게 식용색소가 아니라 자연색이니 한국에 시판돼도 잘 팔릴 듯하다.여하튼 마닐라 여행 가서 메뉴에 우베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반드시 시켜보시기를.만약 우베가 취향 저격이라면 ENG BEE TIN에 가서 우베 맛 호피아를 잔뜩 사서 귀국하면 된다.요새 한국 슈퍼에 드라이 망고랑 칼라만시 주스는 흔하게 팔기 때문에 이쪽이 더 이국적일 수 있다.
1912년에 창립한 eng bee tin은 80년대 초반 부도 위기에 처했는데 그때 회사를 구한 것이 이 우베 맛 호피아다. 이 맛은 팥소가 들어간 오리지널 호피아만큼 잘 팔리는데 결국 이거 팔아서 빌딩까지 세우게 된다.
얼마나 고마우면 우베 색으로 도색까지 했을까.차이나타운에 가면 보라색 불자동차들이 보이는데 전부 Eng bee tin에서 기증한 거다.#말라떼 #마닐라여행 #마닐라호텔 #필리핀자유여행 #빈티지인테리어 #우베 #마그놀리아 #마닐라맛집
[출처] 필리핀 음식 ㅡ 우베 UBE|작성자 보렌반트 코리아
출처: 필리핀 바기오의 모든 것 원문보기 글쓴이: 바기오현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