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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양만장, 코로나 위기에서 민물장어 효능 널리 알려
2020.08.07 09:44
의무위판제 정착·국산 민물장어 경쟁력 강화에 기여
[현대해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산업, 특히 수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난국에도 최고가를 호가하는 수산물이 있다. 바로 민물장어(뱀장어)다.
민물장어가 어려운 시국에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그 뛰어난 효능 때문이다. 민물장어는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떨어진 기력을 회복시켜주고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A, B, E, 칼슘, 마그네슘, 인, 철, 칼륨 등이 많아 시력 회복, 항암효과, 노화방지, 모세혈관 강화, 발육촉진,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민물장어에 함유된 비타민E 성분은 세포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항산화 작용을 통해 암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민물장어는 보양식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가 복날에 삼계탕을 먹듯이 일본에서는 민물장어 덮밥을 먹는다. 유럽에서도 여름에 민물장어를 먹는데 독일 함부르크 지방에서는 여름 별식으로 알주페(aalsuppe)라는 ‘민물장어 수프’를 먹는다고 한다.
이런 효능이 코로나19 시국에 더욱 부각된 계기가 있다. 출발은 전남의 작은 군(郡) 소재 한 민물장어양식장에서였다. 장흥군 관산읍 삼산리에 위치한 삼산양만장(대표 이성현)이 그곳이다.
애초에 이성현 대표는 민물장어가 폐 기능을 돕는다는데 주목하고 직접 기른 최상의 성어만 골라 개별적으로 기부하려고 했다. 이런 계획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함께 하겠다는 양식장 대표들이 동참하게 됐고, 지난 3월에 1억원 상당의 민물장어를 대구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 이런 미담 사례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민물장어의 효능은 더욱 부각됐다.
민물장어 효능 전도사
드론으로 촬영한 삼산양만장
민물장어 생산자들이 제공한 3톤가량의 민물장어를 민물장어양식수협 영암위판장에서 가공한 뒤 민물장어덮밥 도시락으로 만들어 민물장어양식수협 이름으로 전달하게 된 것. 아침에 만든 민물장어덮밥 도시락은 점심 때 대구의료원, 동산병원, 카톨릭병원 등 대구의 의료진들에게 따뜻하게 보온 용기에 담겨져 배달됐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특히 상황이 심각한 대구의 의료진을 돕는 방안을 고심하다가 민물장어 도시락을 제공하게 됐다”며 “민물장어는 비타민과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면역기능 향상, 호흡기 보호에 좋은 보양식일 뿐만 아니라 맛도 좋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에게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물장어 예찬에 입이 마르지 않는다. 이 대표는 “동의보감에 민물장어는 폐질환에 좋고 폐렴에 좋다고 한다. 고단백질 식품이기에 면역 효능이 있다”라며 민물장어 효능을 나열한다. 민물장어 사랑은 30여 년 전으로 돌아간다. 장흥군 관산읍이 고향인 이 대표는 30대에 빚을 내 330㎡ 남짓한 터에 양식장 시설을 하고 민물장어를 기르기 시작했다. 잡는 어업보다 기르는 어업에서 비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출발은 미약했으나 노력의 결과 지금은 10배 크기로 규모로 키웠다. 삼산양만만장은 크게 5개 동으로 나눠져 있다. 5개 동에 크기별로 분산, 양식하고 있는 민물장어는 150만 마리에 이른다. 최근 몇 년간 치어가격 상승, 소비감소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올해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신종바이러스 팬데믹 앞에서 좌절할 위기에 놓여 있던 차였다. 이 대표는 민물장어의 효능과 가치가 널리 제대로 알린 올해가 불행 중 다행의 해라고 평가한다.
정화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성현 삼산양만장 대표.
양식장 정화시설에 비중
이 대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식품 위생과 안전이다. 삼산양만장 내부에 들어선 이 대표는 가장 먼저 정화시설에 대해 설명했다. 어쩌면 정화시설이 처음이자 끝일지도 모른다. 이 대표는 실뱀장어 입식 후 최고 양질의 성만으로 키우기 위해 사료 찌꺼기, 민물장어 배설물 등이 포함된 양식수를 환경오염 없게 잘 정화, 배출하는 것과 성장에 적합한 급수(3급수), 산도(pH 6.5~8.5)를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정화시설을 비롯한 시설 투자가 20억 원에 이른다고. 거금을 투자하더라도 환경과 안전에 허술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삼산양만장의 규모는 국내 민물장어양식장 중 열손가락 안에 든다. 시설비 다음으로 많이 드는 비용은 치어(실뱀장어) 구입비와 사료비이다. 치어는 최근 몇 년 사이 마리당 6,000원까지 치솟아 생산자들이 도산하거나 경영에 많은 어려움이 겪어왔다고. 다행히 올해는 치어 공급량이 회복돼 1,2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산양만장 치어비용은 연 20~30억원이고, 배합사료 비용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사료비는 하루에만 600~700만원 꼴로 소비된다. 그렇게 공을 들여 출하하는 양은 연 100억 원어치에 달한다.
민물장어양식은 투자비가 많이 드는 양식업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국산 민물장어는 수입산 민물장어와도 경쟁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값싼 중국산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결국 품질이 좋아야 한다는 것. 높은 품질로 만들기 위해 치어비용, 정화시설비, 사료비, 전기요금 등 제반경비를 아낄 수 없다는 게 어려운 점이다. 그나마 올해는 국산 민물장어소비가 늘어 모처럼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광어가 7,000~8,000원/Kg, 전복 2만원(대)/Kg 정도에 시세가 형성되는 반면 민물장어는 요즘 4만2,000원/Kg 선이라고. 다행히 올해 치어 공급량이 늘어 치어가격이 내렸고 코로나로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뻔했다가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K-민물장어 세계인에 제공 계획
“위기와 기회는 거기서 거기”라는 이 대표는 민물장어를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식품으로 알린 것을 계기로 K-민물장어를 세계인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소수 유통인들이 민물장어 시장을 좌우했던 기형적인 시장에서 벗어나 우여곡절 끝에 시행하고 있는 의무위판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외에도 그는 치어 검역 증명의무 간소화 △민물장어 유통혁신 △유통법 위반 단속 △불법유통 상인 퇴출 △수입민물장어 방어 등 개인 뿐만 아니라 공공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성현 삼산양만장 대표
이 대표는 장흥군에서 태어나 목포과학대를 졸업하고 전남대 경영대학원 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이어 서울대 해양정책 최고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민물장어 생산자이자 민물장어수협 조합장, 장흥군 해양수산 조정위원 등으로 양식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장흥군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 국제통합의학박람회 운영위원장,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 민·가사 조정위원, 정남진장학재단 설립자 겸 이사장,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국제로타리3610지구 총재 등을 지내며 봉사활동가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이 대표는 “민물장어 양식산업 발전을 위해 의무위판제 정착, 실뱀장어 공급 안정화, 국산 민물장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