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탈선, 바퀴 이상 때문인 듯
사고지점 3㎞앞서 빠진 바퀴 발견
조사위 “바퀴 이탈 이유 추가 조사”
구조물 추락 따른 사고 가능성 희박
소방청 제공
5일 충북 영동터널 부근에서 발생한 고속철도(KTX)―산천 열차 탈선 사고를 두고 차량 바퀴 이탈(사진)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사고 현장으로부터 3km 정도 떨어진 오탄터널을 조사하던 중 탈선 열차(4호 차량)의 바퀴를 발견했다. 오탄터널 입구에서 약 120m 앞선 곳에선 열차가 탈선한 자국과 각종 파편도 같이 확인됐다.
조사위는 4호 차량의 바퀴가 빠진 다음 열차에 긴급 제동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속 300km로 운행 중인 KTX에 긴급 제동이 걸리면 최대 3.6km까지 이동한 뒤 멈춘다고 한다. 바퀴가 빠진 후 제동이 걸린 상태에서 이동하다가 궤도를 이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조사위 관계자는 “열차가 오탄터널에 진입하기 전 바퀴에 이상이 발생했고, 터널 진입 후 바퀴가 빠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바퀴 자체의 문제인지는 조사를 더 진행해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소방서 신고 등을 근거로 영동터널 내부 구조물 추락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위 관계자는 “모든 조사 과정이 끝날 때까지 짧으면 수개월,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다.
전날 사고로 운행이 중단됐던 경부고속철도 상·하행선 열차는 6일 오전 7시 55분부터 운행이 정상화됐다. 원래 오전 5시 5분 첫 열차부터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3시간 가까이 늦어진 것이다. 상행선(서울 방면)은 오전 5시 47분경 복구를 마치고 첫차부터 정상 운행했으나 하행선(부산 방면)은 6일 새벽에도 대전∼동대구 구간을 일반선로로 우회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선로 등 시설물 훼손 정도가 예상보다 심한 탓에 복구작업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영동=장기우 기자, 대전=이기진 기자, 정순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