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그분과 함께 데려가실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4,13-18
13 형제 여러분,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14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그분과 함께 데려가실 것입니다.
15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근거로 이 말을 합니다.
주님의 재림 때까지 남아 있게 될 우리 산 이들이
죽은 이들보다 앞서지는 않을 것입니다.
16 명령의 외침과 대천사의 목소리와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에서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고,
17 그다음으로, 그때까지 남아 있게 될 우리 산 이들이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맞이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늘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18 그러니 이러한 말로 서로 격려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16-30
그때에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22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그러면서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말하였다.
23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틀림없이 ‘의사야, 네 병이나 고쳐라.’ 하는 속담을 들며,
‘네가 카파르나움에서 하였다고 우리가 들은 그 일들을
여기 네 고향에서도 해 보아라.’ 할 것이다.”
24 그리고 계속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25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삼 년 육 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다.
26 그러나 엘리야는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다.
27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28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화가 잔뜩 났다.
29 그래서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
그 고을은 산 위에 지어져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30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결실을 맺지만, 좋은 결과를 생각하면 쉽게 포기하게 된다.”는 말을 읽었습니다.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결과는 그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느 신부님이 동네 뒷산에 성모동산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뒷산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성모동산을 만들려면 먼저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성모동산을 꾸미려면 비용이 많이 들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좋은 생각이 있었기에 땅의 주인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신부님을 존경했다는 땅의 주인은 선뜻 성모동산을 꾸밀 수 있도록 땅을 내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좋은 생각이 모이니 성모동산을 꾸미는 비용도 기적처럼 주어졌습니다. 제가 아는 분도 강남에 공연장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저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답니다. 비방과 비난으로 편을 가르는 세상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었답니다. 은행에 가서 이야기를 하니 지점장은 요즘 세상에 그런 좋은 일을 한다니 기꺼이 대출을 해 주었고, 공연장은 20년 넘게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좋은 생각이 결실을 맺은 경험이 있습니다. 본당 뒷산에 아카시아 나무가 많았습니다. 뒷산은 성당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정리하면 신자들이 머물 수 있는 쉼터가 될 것 같았습니다. 닭도 키우고, 토끼도 키우면서 좋은 생각을 키워갔습니다. 좋은 생각은 뜻밖의 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태풍 곤파스가 오면서 뒷산의 나무들이 쓰러졌고, 옹벽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흘렀습니다. 서울 시장이 현장을 방문하였고, 저는 예방 차원에서 뒷산을 깎아 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시장은 구청장에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저는 당시 매달 구청으로 직원들을 위한 미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구청장과도 인연이 있었기에 트럭 1,000대 분량의 흙을 퍼 날랐습니다. 그렇게 나른 흙은 구청장이 의도한 대로 빈터에 양분이 되었습니다. 구청장은 텃밭을 분양해서 사람들이 상추, 고추, 깻잎을 키우도록 하였습니다. 성당 뒷산에는 산을 깎아서 만든 넓은 땅이 선물처럼 주어졌습니다. 좋은 결과만 생각했다면 저도 쉽게 포기했을 것입니다. 비용도 감당할 수 없었고, 시간도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생각을 품고 있으니 태풍이 도와주었고, 구청장이 도와주었습니다. 우리는 양재동에 가서 철쭉을 사다가 심었습니다. 과일나무도 심었습니다. 그곳에서 성모의 밤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좋은 생각을 하셨습니다. 좋은 결과를 먼저 찾았다면 예수님께서도 포기하셨을지 모릅니다.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의 표징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사사건건 예수님께 시비를 걸었습니다.
로마의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을 위험한 선동 꾼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십자가와 희생보다는 영광의 자리에서 얻을 높은 자리만 꿈꾸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좋은 생각을 먼저 하셨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갇힌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입니다. 눈 먼 이들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좋은 생각은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를 비롯해서 초대교회의 교부들은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에 신학과 교리의 기둥을 세웠습니다. 수많은 성인과 성녀들은 천상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전에 먼저 좋은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