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개정 저작권법에 반대하는가
- 2007년 6월 29일, 전부개정 저작권법 전면 시행에 부쳐
1. 개정 저작권법이 비판받는 이유
저는 저작권을 존중할 의사를 충분히 갖고 있으며, 또 저작권을 존중함으로써 자유롭고,
활발한 창착욕이 피어나기를 물론 바랍니다. 하지만 이번 전부 개정 저작권법은 이런
'소박한' 마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방식으로 작동할 개연성이 높아 보입니다.
많은 법률전문가들이 이번 전부 개정 저작권법이 갖고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ㄱ. 규제 확장 가능성 : 온라인 서비스제공자(OSP)에 대한 과도한 규제.
ㄴ. 검열에 대한 우려 : 일개 행정관청에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
ㄷ. 사적 영역에 대한 국가공권력의 개입 확장 : 비친고죄화
2.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 만능주의
이번 전부 개정 저작권법은 웹이 갖는 기술적인 특성을 간과하고 있으며, 오히려 웹
문화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저작권을 일방적으로, 억압적으로 제도화한다고 해서 저작권이 존중되는 문화가 저절로
형성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은 일단은 많은 이들이 그 저작권을 '편리하게,
편안하게' 존중할 수 있는 물적 시스템과 제도를 만들면서 그와 더불어 강조되어야 할줄
로 압니다.
제가 합법적으로 구입한 음반(CD)가 있다고 치죠.
이거 어떻게 하면 쉽고 간단하게, 그리고 '합법적으로' 제 블로그에 올릴 수 있는지부터
문화관광부는 고민해야 할줄로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불법입니다.
한 마디로 놀고 있는거죠. 기술은 진보하는데, 그 기술의 진보에 '부합하는' 제도를 창안할
생각은 않고, 그저 기존의 고답적인 '관료적인' '억압적인' 규제적 제도를 만드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문화선진국?
사람 그만 웃기시죠.
3. 저작권 존중과 향유권 사이에서
자유롭게 보장되고, 제도로서 지원되어야 하는 '향유권'을 축소시키는 점이 가장 문제
라고 생각합니다. 향유권이 좀더 확대되고, 자유로운 의견과 사상, 그리고 감성의 교류
가 일어나야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이 장기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을텐데, 이번 개정
법률은 '때려잡자' '억누르자'라는 전근대적 권위주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어떤 문화에 대해, 어떤 음악에 대해, 어떤 사상에 대해 뭐라도 접하고, 느끼고, 향유할
기회가 있어야 관심을 갖고 그걸 사든 말든 할 것 아닙니까? 자유롭게 피어나야 하는
창작과 문화적 향유의 씨앗을 짓밟아 버리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하자는 건지요?
저작권과 향유권은 서로 존중되고, 조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법은 그 균형을 현저히 일탈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간단히 말하죠.
어제부로 전면 시행된 전부개정 저작권법에 반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카피라이트 / 카피레프트 [4] - 개정 저작권법 정리편
http://www.minoci.net/52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은 특히 '음악 저작권'을 주된 소재로 다룬 글입니다.
카피라이트 천국과 카피레프트 천국 ; 가정적 사례
저작권. 혹은 저작권법. 그게 카피라이트입니다.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는 서로의 짝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의 짝말이 너이듯.
저는 그게 반의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둘 모두 현실에서는 존중되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 카피라이트 천국
쉬운 설명을 위해 신해철을 등장시켜 보죠.
카피라이트 전도사입니다.
불법으로 음악 다운로드 하는 네티즌들은 '입 닥쳐라'(이게 표준어라고 하네요)라고 최
근에 발언했다고 하죠?
ㅡㅡ;; 무섭습니다.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입 돌아가겠네요.
신해철 앨범이 100만장 나간다고 칩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100만장 나가던 앨범이 50만장, 30만장, 10만장으로 줄어들었다고 치죠.
신해철이 열 받는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 기분 저도 이해합니다.
신해철, 아마도 인터넷 폭파하고 싶은 심정일겁니다.
그럼 전 거기에 성냥이라도 빌려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카피라이트를 엄격하게 네티즌에게 강요한다고 칩시다.
지금 당장은 신해철에게 유익하겠죠.
다만 음악 향유자들의 수는 점점 더 줄어들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무시무시한 개정 저작권법이 등장해서 도적놈 네티즌을 때려잡기 위해 엄청난 위압감
으로 작동된다고 치죠.
개정 저작권법은 신해철 음악 향유자의 수를 절대적으로 감소시킬 겁니다.
하지만 욕심쟁이 신해철은 거기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더 현실과 유리된, 더욱 더
억압적인 저작권법이 작동되도록 '100분 토론'에서 핏대 세우고, 기존 거대 미디어, 음반
회사, 거대 포털과 짝짜궁된 구쾌의원들이 거기에 발마춘다고 칩시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신해철 음악에 대한 향유자들 자체가 급감하게 됩니다.
그럼 그게 당장은 신해철 배 따숩게 하는게 도움이 될는지는 몰라도, 음악 산업 전반,
음악을 매개로 한 문화 전반에는 악영향을 끼칠겁니다.
아닙니까?
음악산업 자체가 축소되고, 음향 향유자 점차로 사라진다면, 누구 상대로 음악 할겁니까?
가수들끼리, 작곡가들끼리, 음반회사들끼리, 국회의원들 모아놓고 콘서트 하실 건가요?
2) 카피레프트 천국
신해철 다시 등장합니다.
계속 음악활동하고 싶어도 할 맛이 안 납니다.
그냥 토론에나 참여하고, 디제이나 하고 싶습니다.
음악 만들어도 돈이 안 되니까요.
좋은 시설에서 레코딩도 하고 싶고, 좋은 세션맨들과 함께 연주도 하고 싶지만 돈이 없습니다.
음반 만들어봤자, 인터넷에서 모두 공짜 공짜를 외치기 때문이죠.
신해철은 한 1년 버티다가 그만 음악을 포기하고 맙니다.
그러니까 신해철 음악 향유자는 듣고 싶어도 신해철 음악 못듣습니다.
위 카피카이트 천국의 상황만큼 안타깝고 위험한 상황인거죠.
카피레프트 천국에서는 그냥 지금까지 공짜로 들었던 음악만 질리게 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천국은 천국인데 옛날 노래만 있는 천국입니다.
3) 공존 - 카피라이트 / 카피레프트
현재의 제도와 장치들로는 '저작권법'과 음악 저작권자들을 '합법적'으로 존중하고
싶어도 그 방법이 너무 어렵습니다. 웹상에서도 '완전하게 합법적으로' 음원을 구입
해서 업로딩하고, 또 링크를 빌려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불법을 행하는 것만큼은
쉬워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쉽습니까?
현제도을 존중하고 싶어도, 그것을 지켜내려면, 웹상의 '음악향유권'은 크게 침해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그 음악향유권의 박탈은 전체 음악시장
에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저는 감히 추정해봅니다.
향유자들도 죽고, 음악의 저작권자들도 망하는 구조인 셈이죠.
저작권법은 재개정되어야 합니다.
그 방향은 현재의 ** 어려운 합법으로의 길을 **쉬운 불법으로의 길로 바꾸는
것이어야 합니다.
왜 합법에의 길은 좁히면서, 불법은 엄단한다고 하십니까?
그것이 '저작권자의 권한을 좀더 두텁게 보호하는' 한미 FTA를 환영하는 한국음악
저작권협회 및 관련 저작권자들의 입장입니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contents from - http://minoci.net/131
첫댓글 국내 저작법, 특히 음반 관련한 저작법은 정말 풀어 나가기 힘든 숙제 같네요.
아직도 윗사람은 저작권에 대한 것에 무지 하고 일반인들은 그것을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풍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