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요법이나 작업요법 등으로는 완전히 치유할 수 없었던 사람이 그림을 일주일에 한 장씩 그리거나 기타 여러 방법을 통하여 편안하게 얘기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내적, 외적으로 변화해 자신의 정신병적 증상을 극복해 나가는 요법입니다. 표현수단은 회화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사진, 시, 음악, 소설...저는 이것들을 한마디로 '창'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창이 30종류나 있습니다. 10년 전까지만해도 '표현요법'이라고 부르던 것이죠.
처음에는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분열증자가 머뭇머뭇 그린 하나의 선, 여기에 그의 모든 존재가 담겨있으며 이 하나의 선은 뛰어난 예술가의 작품과 같아 그 사람의 모든 영혼이 스며들어 있다는 의미에서 철학적인 것과 등가한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듣고, 제 환자들의 작품을 모두 예술작품으로 불러도 좋다고 생각해 '예술요법'이라고 이름붙였던 것입니다.
어떤 증상의 사람이 어떤 과정으로 치유되는 건가요?
극히 일례를 들자면, 어느 병원에서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없어, 7,8년 혹은 10년 넘게 입원하고 있던 5명의 분열증자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방법을 사용함으로서, 임상소견서에는 '중증자폐로 거의 타자와의 교류없음. 아무말도 하지 않고, 꼼짝 않고 앉아있기만 하고, 때로는 식사도 하지않음'이라고 쓰여 있던 두 환자의 경우 전혀 무리없이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표정이 밝아지고, 똑같은 곳에 꼼짝않고 앉아있던 세 번째 케이스의 사람도 활동범위가 넓어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정말 놀랍게도 그 중 두 사람은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심했던 사람은 8년간 완벽하게 무언무표정으로 입원해있던 사람입니다.
놀라운 성과이군요. 그림 말고도 효과가 있다고 하셨는데...
그림 그리기도 싫어하던 환자에게 '뭔가 자신을 표현할 것을 찾아 보라'고 했더니 '사진을 좋아한다'고 하길래 '그럼, 사진을 한 장씩 찍어 갖고 오세요' '이런 걸 보면 어떻게 할 생각이죠?'라고 말하면서 매주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병이 치유되었어요. 또 음악에 흥미있는 한 젊음이는 스스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장르를 찾아 테이프에 녹음해왔어요. 처음에는 음악이라고는 생각할 수조차 없는 시끄러운 소음과 괴성에 가까운 음악들을 녹음해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조용한 물의 흐름소리가 들어가거나, 소울이나 퓨전, 재즈 등 자신의 리듬에 맞는 음악을 선택하게 되었고 그 무렵에는 증상도 사라졌어요. 또 나이든 한 여성은 우울증상태가 계속되어 약도 듣지 않아서 저를 찾아왔는데, 노인에게도 창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뭔가 즐길 만한 게 있으면 좋겠는데요'라고 제안하자 '이 나이가 되니 좋아하는 것도 없고...하지만 시조 짓는 건 좀 하거든요'라길래, 시조를 하나씩 지어오라고 했더니 매주 지어와 어떠냐고 물어왔습니다. 이분의 경우는 시조짓기를 계기로 한때 왁화되었던 증상이 점점 호전되었습니다.
- 출처: '해리포터와 치히로 세대의 요즘 아이들' -
첫댓글 저를 비롯해 팝송반 함께 하시는 분들께서는 다들 뭔가가 팍팍 느껴지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