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 줄 왼쪽 끝 두 번째부터 제랄드 마티아스 주교, 정순택 대주교(서울대교구장), 아드리아누스 수나르코 주교(FABC-OTC 위원장), 미디필 빌로네스 주교와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5일 오후 3시 서울대교구청 3층 대회의실에서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신학위원회(OTC) 주최로 열린 한국의 가톨릭 신학자들과의 만남에 참석했다. 이 자리를 통해 FABC-OTC 회원들과 한국 가톨릭 신학자들은 ‘아시아 교회의 미래와 신학적 전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FABC-OTC는 아시아 교회 각국의 주교회의를 대표하는 신학자들이 모여 아시아 차원의 신학적 전망과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실천하기 위해 설립됐다. OTC는 연례적으로 정기 모임을 하고 있으며, 주교위원 5명과 각국 주교회의를 대표하는 전문신학위원 각 1명으로 구성된다. 올해 회의를 서울에서 열게 된 것은 OTC 위원과 FABC 차원의 요청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한국에서는 2020년부터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OTC 주교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문신학위원으로는 박준양 신부(전 가톨릭대 교수, 현 서울 무염시태 세나뚜스 담당,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제9대·제10대 위원)가 활동했고, 현재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
이날 만남은 참석자 전원의 자기소개로 막을 올렸으며, 정순택 대주교의 기조 강연이 진행됐다. 정순택 대주교는 기조 강연을 시작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친교와 신학적 성찰을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에서, 아시아 교회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신학적 전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 기조 강연을 하는 정순택 대주교
정 대주교는 성 요한바오로 2세 교황의 교황 권고 아시아 교회(Ecclesia in Asia) 6항을 언급하며, 아시아가 다양한 종교-문화적 특성뿐 아니라 경제·사회적 현실에 있어 다양한 복합성을 띠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물질주의와 세속주의의 확산으로 전통적·사회적·종교적 가치들이 위협받고 있는 아시아 교회 상황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스스로 가난한 교회가 되는 것, 가난한 사람들과 이루는 애덕의 연대,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음적 투신이 아시아 교회가 나아가야 할 첫 번째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아시아 교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으로 이주민 문제, 생태 위기, 종교적 갈등, 무신론적 성향의 과학주의, 세속주의와 물신주의적인 사회 풍조 등을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아시아 가톨릭 신자와의 대화를 통해 신학적·사목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아시아적 유산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어떻게 이를 그리스도교 신앙의 빛으로 조명해 신학화 할 것인지, 그리고 아시아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역동적으로 복음을 증언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조 강연을 하는 아드리아누스 수나르코 위원장 주교(맨 오른쪽)
이어 아드리아누스 수나르코 위원장 주교는 ‘신학의 기준점으로서 맥락’이라는 주제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 기초한 아가페(Agape) 패러다임이 아시아 복음 선포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날 아시아 11개국에서 대표로 참석한 전문신학위원들은 한국의 가톨릭교회 현황에 관해 질문하는 등 약 한 시간 동안 열띤 토론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 토론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진 전체 참석자들
4월 30일부터 5월 7일까지 8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FABC-OTC 위원장 인도네시아의 아드리아누스 수나르코 주교를 비롯 필리핀의 미디필 빌로네스 주교, 인도의 제랄드 마티아스 주교 등 주교위원들과 전문신학위원을 포함해 20여 명이 참석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이시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