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를 보니, 오늘부터 북경의 최저기온이 영하 4 도까지 떨어진다고 합니다. 중앙 공급식 난방의 온기 덕분에 실내는 그다지 춥게 느껴지지 않지만, 바깥과의 기온 차이 때문인지 창문에 는 서리가 뿌옇게 끼어 있습니다.
간만에 집안 대청소를 말끔히 끝내고, 우리 블로그 부부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대비해 겨울 양식과 생활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동네에서 가까운 대형 할인마트로 장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쌀 도 한 가마니 주문해 놓고, 식수로 마실 생수도 두 통 저장해 두었지요. 이렇게 겨울준비를 단단 히 해놓고 나니, 마음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모르겠습니다.
일 년 사계절 중에서도, 추운 날씨 때문인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온정(溫情)이 더욱 빛을 발하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북풍한설(北風寒雪)이 몰아 치는 겨울철의 따끈따끈한 길거리 간식들도 지나가는 행인들의 허기진 마음을 녹여줍니다.
오늘은 그러는 의미에서, 중국의 겨울철 “찌에토우 시아오츠(街頭小吃 - 길거리 간식)”으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영양만점의 뜨끈뜨끈한 “찌단꽌빙(鷄蛋灌餠 - 계란호떡)”에 대해서 소 개해 드릴까 합니다.
전에도 이미 간단하게 소개해 드린 적이 있는 “찌단꽌빙(鷄蛋灌餠 - 계란호떡)”은 중국 하 남(河南) 지역의 특산 “시아오츠(小吃 - 간식거리)”로, 중국에서 10대 “시아오위앤 메이스(校 園美食 - 캠퍼스 미식)”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먹거리랍니다. 말 그대로, “계란(鷄蛋)을 밀가 루 반죽 속에 붓는다(灌)”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요.
한편, “찌단꽌빙(鷄蛋灌餠 - 계란호떡)”은 지하철 입구나 버스 정류장, 학교 정문 그리고 회사 근처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보통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호떡 굽는 화로가 갖추 어진 리어카를 세워두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밀가루 반죽을 담당하고, 또 한 사람은 호떡을 구워 양념을 발라 줍니다. 두 사람 의 손발이 척척 맞아야 호떡을 더욱 빨리 구워낼 수 있고, 손님들은 추운 날씨에 벌벌 떨며 기다 리는 시간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계란호떡”은 대체로 부부(夫婦)가 함께 만들 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내의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반죽된 밀가루 전병 속에, 남편의 거 친 손으로 깨뜨린 계란이 살짝 담겨 들어갑니다. 그래서 “계란호떡”을 먹다보면, 마치 그 부부 의 온정(溫情)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길거리 간식의 특성상 위생적인 면은 좀 떨어지지만, 많은 사람들은 “먹어서 별 탈이 없으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항상 즐겨먹습니다. 한창 허기질 출퇴근 시간의 길거리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겨오는 “계란호떡”의 유혹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자~ 그럼, “계란호떡”을 만드는 맛있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보통, 부부가 둘이서 온정(溫情)을 나누며 다정하게 “계란호떡”을 만드는 장면이 종종 목격됩 니다. 하지만 이날은 일손이 부족했는지, 지원병이 나왔네요.
아주머니는 “밀가루 반죽”과 “계란 붓기”, 아저씨는 “전병 굽기”, 지원병은 “소스 바 르기”와 “포장”을 담당하고 있네요. 각 기 분업이 잘 이루어져 있어, 손발이 척척 맞네요.
참고로, “찌단꽌빙(鷄蛋灌餠 - 계란호떡)” 만드는 방법을 한 번 살펴볼까요?
발효시킨 밀가루 반죽을 원통형으로 둘둘 말아 납작하게 누르면, 속에 공간이 생기는 전병이 됩니다. 그것을 달군 철판 위에 올려놓고 기름에 지지다가 겉이 노르스름하게 익을 무렵, 계란을 통째로 깨뜨려 넣거나 풀어 놓은 계란에 다진 파를 넣고 잘 저어 전병의 가운데 부분을 살짝 벌 려 그것을 붓습니다. 그리고 전병을 잘 마무리 한 후에 앞뒤로 뒤집어 다시 잘 구워내면 맛있는 “계란호떡”이 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양념 소스를 빠뜨렸군요...
잘 구워진 호떡에 “티앤미앤찌앙(甜面醬 - 밀가루와 소금을 넣어 발효시켜 단맛이 나는 중국 특유의 독특한 된장)”이나 “시앤라찌앙(咸辣醬 - 맵고 짭짤한 양념 소스)”를 발라주어야 감칠 맛 나는 “계란호떡”이 됩니다.
위와 같은 “계란호떡”은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고,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뤼써(綠色 - 웰빙 )” 바람을 타고 서구식의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모방하여 “셩차이(生菜 - 상추)”를 호떡 위에 얹거나 “훠투이창(火腿腸 - 소세지)”를 사이에 끼워줍니다.
아주머니의 “밀가루 반죽”이 둘둘 말려 있네요.
나중에 계란이 들어갈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죽이 아주 중요하답니다.
먼저, 적당량으로 뜯어낸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여서 얇게 편 후에, 둘둘 말아놓습니다. 그리 고 굽기 전에 납작하게 누르면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전병이 탄생합니다.
납작하게 눌려진 “전병”을 철판 위에 올려놓고 앞뒤로 적당하게 구워낸 후, “전병” 가운데를 찢어서 그릇에 풀어놓은 계란을 붓습니다.
계란을 부은 “전병”을 뒤집어 다시 노릇노릇하게 구워냅니다.
완성된 “계란호떡”에 소스를 바르고, “상추”를 한 장 얹습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우리 블로그 바깥주인은 1위안(약 130원)을 더 지불하고 “소세지” 한 개 를 추가 합니다. 정말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그야말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는 영양이 풍부한 “계란호떡”이군요.
가격은 보통 개당 1위안(약 130원)을 받지요.
여기에 “훠투이창(火腿腸 - 소세지)” 한 개를 추가하면, 1위안을 더 받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청번찌아(成本價 - 원가)”가 얼마 길래, 계란을 넣었는데도 가격이 이렇게 저 렴한 걸까요?
그래서 “계란호떡”을 판매하시는 분께 여쭈어보니, 호떡 한 개 당 0.3위안(약 40원)의 이윤 이 남고, 잘되는 곳은 하루에 대략 500개 정도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그럼, 하루에 벌어들이는 순이익은 150위안(약 19,500원) 정도가 되겠네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분들 역시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행상(行商)인지라, “청관 (城管 - 행상들을 단속하고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쫓겨 다니며 수시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답니다. 만약 단속에 걸렸을 경우, 리어카를 빼앗기고 막중한 벌금까지 물어야 하 기 때문에 단속의 눈을 피해 쫓고 쫓기는 장면이 마치 유격대의 전투 장면을 연출하는 것 같습니 다. 어서 빨리 이분들도 안정된 곳에 자리를 잡고 마음 편하게 영업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여러분들께서도 달콤한 “꿀물”이 들어있는 따끈따끈한 “호떡”으로 추위를 달래보시는 것은 어떨지요?
첫댓글 ㅣ흠 그거 맛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