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마머니’
『말의 트렌드』저자 정유라 빅데이터 연구원은,
한 칼럼에서 “최신 언어 가운데
‘너를 사랑해’가 ‘텍마머니
(테이크 마이 머니take my money)’”
라고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돈을 가져가란 의미인 ‘take my money’가 사랑의 언어라는 게 새삼스러워서 좋다.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는 요즘 ‘덕질’ 공식을 생각하면,
이만큼 열렬한 사랑 고백이 또 있을까 싶다.
알듯 말듯 미묘함도 좋지만 ‘내 돈 좀 가져가’라고 호방하게 외치는 그 표현에 담긴 씩씩함을 배우고 싶을 정도다.”
이 신조어를 알게 된 것은 방송인 유인경의 한 칼럼에서 였다.
이 신조어에 ‘말도 안돼’보다 ‘말이 되네’라며 고개가 끄덕거려지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현실이다.
요즘 정부는 인구절벽이 온다며 저 출생을 국가 재앙으로 일컫지만, 그 역시 돈이 없어 아이를 안 낳거나 못 낳는다는데 어쩌겠나?
아이를 낳기 전에 결혼을 먼저 해야 하는데, 요즘은 전세를 구하려고 해도 집 없이 결혼 허락을 받기 힘들다.
청년들이 부모 도움 없이 전셋집이라도 구하기가 어디 쉽던가?
결혼보다 연애조차 하지 않는 것이 더 문제다.
20여년 전 일본에서 연애에 뜻이 없는 ‘초식남’ ‘건어물녀’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결국 일본에서는 생애 미혼율, 즉, 평생 한번도 결혼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 거의 25%에 달한단다. 남 일이 아니다.
유인경의 다음 글을 읽고, 나도 그렇다고 고개를 인정했다. 그의 말을 공유한다.
“할머니인 나 역시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에게 사랑을 표현하려면 ‘사랑해’란 말이나 온몸으로 놀아주는 것으론 부족하다.
손자가 태어날 때부터 산후조리원 비용, 돌잔치는 물론 새로운 장난감이나 여행 등에 결국 ‘텍마머니’를 실천해야 부모 대접을 받고,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세 살 손자에게 ‘할머니 최고'란 말도 들을 수 있다.
예전 우리네 할머니처럼 당신이 빨던 알사탕을 손주 입에 물려주던 사랑 방식은 가족해체를 불러오는 세상이다.
60대 중반에도 방송이나 강의를 하며 돈을 버는 내게 “엄마, 건강하셔서 쭈욱 일하세요!”란 딸의 응원이,
때론 ‘엄마 돈을 계속 가져갈 게’란 말로 들린다.
물론 나도 신도가 주는 돈이나 선물에
코를 벌름거리며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어쩌다 온 세상이 돈의 노예가 됐나’ 하며 투덜대다,
두 손 모아 “제가 ‘텍마머니’를 계속 외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돈의 노예다.”
그렇지만, 나는 그래도 종교인이지 않아, 하면서,
신도의 잘못에 지적질이라도 하면,
'니가 아직도 내가 주는 돈에 감사를 모른단 말이야
어디 한번 당해봐야 알랑가' 하면서 안 나온다.
신도가 안 오니, 나도 돈걱정,
어찌 그리 빨리도 돌아 오는 집세걱정에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나도 따라 해본다.
두 손 모아 “제가 ‘텍마머니’를 계속 외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한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돈의 노예다.
우리는 모두 돈의 노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