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모나리자는 어디 있을까 눅눅한 지하로 이어진 계단은 그가 오르내리던 허푸탈렌 언덕이다 돌아 가고파,
다랭이 계단은 밤마다 알코올에 젖고 언덕 아래로 실려온 이국의 공기는 검은 살갗만큼 낯설고 차다
누가 디모스 프라사드를 이 지구 모퉁이에 부려 놓았나 오랜 내전에 짖 눌린 스리랑카 타밀족,
신분을 속이며 전전하다 술집 접대부와 위장결혼 한 탓에 삶이 술만큼 고프고 손발이 저리다
화장지 공장에서 모나리자를 쌓을 때 마다 녹차 언덕의 향긋한 여인이나 힌두교 가네쉬 여신상을 떠 올린단다
영세한 공장, 밤 낮 고된 노역에도 월급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해 오랫동안 고향에 돈을 부치지 못하고
지금은 일감마저 없어 휴지처럼 구겨지고 말았다 지하 계단에 굴러다니는 깡 소주병처럼 하얗게 풀린 눈동자,
아득한 허프탈렌 언덕이 펼쳐지고 녹차 잎 따는 여인의 미소가 어리고 먼지 이는 신작로로 툭툭이가 달려오고
평소 퇴근길 지나는 길목 오래된 빌라 반 지하에 스리랑카 검은 눈동자와 간혹 마주치곤 한다. 위장취업 탓에 힘든 노동일을 하고도 제 때
돈을 받지 못해 깡 소주를 마시고 취해 자신을 한탄하는 풍경을 자주 접한다 누구의 죄란 말인가. 기사입력: 2017/11/22 [14:17]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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