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의 고공비행이 끝이 없다. ‘팀 KT’로 만든 시너지 효과가 순위로 직결되고 있다. 리그 최고 선발 로테이션과 필승 계투조, 필요할 때마다 점수를 만들어내는 타선 등 튼튼하게 짜인 날개가 꺾이지 않는다. 그리고 날갯짓을 만들어내는 힘, 등번호 92번 구자욱 코치를 비롯한 트레이닝 파트 4인의 노고가 지반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닝 파트의 주 업무는 부상 예방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분 단위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상은 의료진도 예상하기 어렵다. 베이스를 잘못 밟거나 상대 선수와 부딪히는 일을 예측해 손쓸 도리도 없다. 다만 경기 전 훈련과 컨디셔닝, 스트레칭을 통해 부상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해야만 한다. 부상 위험성을 낮춤으로써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일이 트레이닝 파트의 업무이자 의무다.
올 시즌을 반추하면 지금의 KT는 트레이닝 파트의 숨은 노고가 빚었다. KT는 올해 부상과 전쟁서 자유로웠다. 경쟁 팀들이 부상자 발생으로 주춤하는 사이 게임 차를 벌릴 수 있던 이유다. 이강철 감독이 원동력으로 꼽는 마운드 면면을 살펴봐도 근육을 다쳐 이탈한 자원이 없다. 야수진서도 손에 꼽는다. 지난 4월 수비 중 불규칙바운드에 맞아 황재균이 코뼈 골절, 강백호가 스파이크에 손가락을 밟혔다. 그마저도 경기 중 벌어진 일이다. 게다가 둘은 오히려 의료진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했다. 부상 예방과 사후관리가 원활했다는 의미다.
인원만 비교해도 KT 트레이닝 파트의 진가를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구단들은 트레이닝 파트의 비중을 확대했다. 가장 큰 자산인 선수, 그들의 몸을 관리하는 요직인 만큼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트레이닝 코치만 최대 7명으로 구성하는 팀도 있다. 반면 KT는 확장엔트리를 시행하기 전까지 4명이 선수단 전원을 관리했다. 구자욱 코치가 코칭스태프 회의에 참석하거나 한 명이 선수의 검진에 동행하면 남은 3명이 손을 뻗었다. 확장엔트리 시행 후 퓨처스리그서 활동하던 트레이너가 합류해 겨우 평균값이다. 효율도 최대치라는 의미다.
트레이닝 파트는 음지다. 선수단과 함께 라커룸과 더그아웃에 동행하지만 구체적인 업무는 모두 훈련장과 치료실 등 실내에서 이뤄진다. 경기 중에는 돋보일 일이 없다. 다만 선두질주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KT는 트레이닝 파트 덕에 ‘골드 클래스’로 비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