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朝鮮칼럼 The Column
[朝鮮칼럼]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노정태 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철학
입력 2024.09.19. 00:15업데이트 2024.09.19. 00:19
https://www.chosun.com/opinion/chosun_column/2024/09/19/QKTGICRVDRBHTO2K662R22L7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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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이 명패에 새겼고
바이든이 선물한 그 문구
그 표현의 진정한 의미는
대통령이 다 한다는 게 아니라
권한 나눠주고 책임진다는 것
4대 개혁 의지는 좋지만
20% 지지율, 혼자서는 어려워
누구에게라도 손 내밀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5월, 2박 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물한 탁상 푯말.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탁상에 비치했던 푯말과 동일한 것으로 'The Buck Stops Here!'라고 새겨져 있다.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는 의미로 트루먼 대통령이 1953년 고별연설에서 인용한 문구다. /대통령실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미국 개척 시대 포커의 룰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1959년 자신의 책상에 명패로 새겨놓기도 했고, 2022년 방한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한 바로 그 문구다.
윤 대통령은 그 말을 참 좋아한다. 일종의 개인적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책상 위에 바로 그 문구를 올려놓고 있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지지율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불만이 드러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통령으로서 뚝심을 가지고 내 일을 묵묵히 해나가다 보면 역사가 알아주리라.
결연한 의지는 좋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저 문장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원래의 뜻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정치의 영역에서 ‘The buck stops here’는 모든 일을 대통령이 다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대통령이 가진 권한은 적절한 위임을 통해 각 분야에서 행사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다는 뜻에 더욱 가깝다.
다시 트루먼의 시대로 돌아가 보자. 1945년 4월 12일, 해리 트루먼은 미국의 제33대 대통령직에 취임했다. 전임자였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다.
대통령이 된 트루먼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통령 루스벨트가 부통령도 모르게 추진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에 과학자, 기술자, 군인으로 이루어진 마을을 세우고, 미국의 국력 상당수를 쏟아부어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름하여 ‘맨해튼 프로젝트’였다.
핵실험은 7월 16일 치러졌다. 트루먼은 취임 후 석 달 만에, 이전에는 알지도 못했던 유형의 무기를 알게 되었고, 사상 최초의 핵실험을 승인한 대통령이 된 셈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기는 어딘가에 사용되어야 했다. 그해 8월 6일 나가사키에, 8월 9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도 트루먼의 승인을 요하는 일이었다. 대통령이 된 지 불과 넉 달 만의 일이었다.
그 무시무시한 파괴의 힘으로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 양쪽의 전쟁을 모두 승리로 가져갔다. 온 나라가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얼마 후 한 천재가 백악관을 찾아온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게 한 결정적인 인물, 과학뿐 아니라 철학, 문학, 심지어 힌두 경전에도 일가견이 있던 J.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오펜하이머는 이상주의자였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사회주의에 동조하기도 했다. 핵무기를 투하한 후 벌어진 참상에 충격을 받은 그는 트루먼을 만난 자리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각하, 제 손에는 피가 묻어 있습니다.’ 트루먼은 적당히 웃으며 얼버무리며 오펜하이머를 정중하게 내보낸 후 부하들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저 징징거리는 얼간이 자식을 누가 데려온 거야!’
트루먼에게 처음부터 권한이 주어져 있었다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설령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다 해도 공산주의 운동에 동조한 오펜하이머에게 전권을 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루먼은 원자폭탄 개발을 완료했고, 오펜하이머와 내키지 않는 악수를 하며 핵무기에 대한 최종적 책임을 자신의 어깨 위에 얹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말은 그런 것이다. 본인이 시작하지도 않은 프로젝트를 마무리짓고, 수십만 인명이 오가는 무거운 결정을 내리고, 심지어 자신이 핵무기를 만들어놓고도 죄책감에 반핵 운동을 하는 과학자를 웃는 얼굴로 맞이하기까지 해야 한다. 지고 싶지 않은 책임을 지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서, 꼭 해내야 할 일을 어떻게든 해내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인 것이다.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 보자. 야당이 200석에 육박한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임기 절반을 넘겼고 지지율은 20%까지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4대 개혁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다. 결연한 태도는 좋지만 그것만으로 이 현실을 헤쳐나갈 수는 없다.
트루먼은 오펜하이머가 일하게 했다. 돌아서서 화낼지언정 웃는 낯으로 마주 보았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다. 필요하다면 누구에게라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책임은 온전히 자신이 짊어져야 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말은 그런 뜻이다.
회원63747572
2024.09.19 00:38:17
영부인 관리도 못하는사람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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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韓國
2024.09.19 02:32:41
미안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무식하면 용감하다"이다. 그가 하는 모든 일은 딱 그 말에 들어맞는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충고한다. 이런 댓글 용산대 참모 아무도 안 읽는 거 안다. 전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이 참고 다시 한번 조언한다. 윤석열은 대통령 초보다. 운전자도 초보운전자는 조심한다. 안 그러면 사고 난다. 윤석열은 이 간단한 진리도 모른다. 윤석열은 초보 대통령인데 마치 한 30년 대통령한 것처럼 완전히 기고만장, 오만방자하다. 그러니 매사 사고만 친다. 제발 초보 대통령으로서 겸손, 신중해라. 윤석열은 겸손하지 못하고 격노, 진노한다. 그러니 사고치는 것이다. 윤석열은 신중하지 못하고 마구 내지른다. 그리고는 뒷감당을 못한다. 그런게 한두 가지인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실수를 되풀이한다. 윤석열은 경험에서도 배우는 게 없다. 참 사시 9수한 티를 낸다. 차라리 아무 일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 제발 겸손, 신중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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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투유
2024.09.19 00:49:36
사람이 변하는거 봤냐? 다시 태어나도 절대로 안변한다... 불쌍한 옹고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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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4.09.19 04:43:19
윤석열이 모든책임은 내가진다의 참뜻을 모르고 정국을 이끌어 간다고 오해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글은 그렇게 매도하는데 윤대통령이 바보다 그렇게 속단하는것과 다를바없는 기사는 모욕적이라 생각한다.지금 이나라 정국은 옳든 그르든 행해야 하는 일이든 아니든 그 어떤것도 너의정권이 하는것은 들어줄수도 들을 필요도없는 무리들이 장악하고 정권타도에만 목숨을 걸고 있는데 무엇을 한들 동조할거라 생각하시나 모든개혁 비록 지지율은 낮지만 지금 윤정권은 국민에게 호소하고 가겠다는 뜻인데 힘도없는것이 지가 무슨 책임을 진다고 비웃는 글을 쓰시는것은 윤가야 너 아무것도 하지마 미대통령의말 뜻도 모르는것이 함부로 인용해 웃긴다 그렇게 조롱하는것으로 나는 읽힌다.얼마나 대통령을 윤석열을 끌어내리면 속들이 시원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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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돈까스
2024.09.19 04:31:16
윤통은 정신 차리시라. 끌려 내려오는 것은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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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dyo
2024.09.19 04:42:28
식물대통이 되었다. 똥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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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2024.09.19 05:59:49
훌륭한 지도자 곁에는 능력 있는 비서실장과 참모가 있다. 윤 대통령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없어 보인다. 사람을 보는 눈이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일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가? 자기가 키운 한동훈을 내치는 것을 보면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못난 지도자 입에서 "내가 책임을 지겠다"는 소리보다 무서운 소리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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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현
2024.09.19 04:21:46
조광조가 개혁에 실패한 게 조광조 탓이냐. 변법자강운동이 실패한 게 캉유웨이 탓이냐. 윤 대통령은 그저 역사 앞에서 당당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면 그뿐이다.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면 책임은 결국 국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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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네
2024.09.19 00:52:49
'8월 6일 나가사키에, 8월 9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 '8월 6일 히로시마'에, '8월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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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iot036****
2024.09.19 00:40:32
그 말의 무게를 잴 수 있겠는가? 말은 쉽네 하지만 그 말한대로 행동하려 노력한다면 지금이라도 믿어봄세. 잘해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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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소리
2024.09.19 08:39:33
죄인이는 약아빠져 피해간 의료와 연금개혁을 윤정부가 하고 있다.시끄럽고 말 많은 개혁정책을 다음정부에 미루지 않고 묵묵히 수행하는 윤정부의 개혁정책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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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네
2024.09.19 00:52:55
'윤석열 대통령에게 선물한 탁상 푯말''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탁상에 비치했던 푯말'(?) '무엇을 표시하기 위한하여 말뚝'은 '푯말(標말)', '글 따위를 써 놓은, 네모난 조각'은 '팻말(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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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fanet60
2024.09.19 07:30:07
뇌가 없는 '투우 소'라고 보면 된다. 국민 모두 안써도 되는 감정 낭비를 하는 중이다. 벼랑으로 향하기를 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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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4.09.19 06:46:46
정치감각이 촛짜이면 참모라고 인재들을 골랐어야지... 우리 거니 치마폭에서...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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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9.19 05:28:20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를 명심해서 전문가 인재를 잘 발탁해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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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
2024.09.19 08:29:10
구캐들 처럼 오만 사이비 짓으로 천년만년 정치권력 누리고자 여의도에 빌 붙을 것도 아닌 대통령 이라는 직은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하는 것이다. 당장 인기가 없더라도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정책에 올인 함이 맞다. 언론도 이미 정치 사이비가 된지 오래 아니던가? 여의도에 여우새끼들만 설쳐대는 대한민국에서 선명한 행보를 보이는건 그래도 대통령 뿐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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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
2024.09.19 06:10:49
참 멋진 글입니다. 명쾌합니다. 여소야대정국을 만들어놓고, 여대야소 시절처럼 대통령이라면 뭐라도 다 할 수 있다는 착각 하는 어리석은 윤통. 민주당의 허락과 협조없이는 할게 없는 줄 모르고, 혼자 좌충우돌하며 백성들만 고달프다. 거기다가 와이프로 국민들 맘까지 불편케 하니, 문재인보다 어리석은 대통령으로 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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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림
2024.09.19 08:22:59
국가 경영은 대통령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각 장관과 부서 수석들은 왜 있는가. 각 부서가 할 일은 전적으로 맡기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소소한 사건 현장에 가거나 금메달 선수들과 손잡고 사진 찍은 게 태통령의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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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sgo
2024.09.19 08:20:27
팻말만 놓지 말고 실천을 해라. 모든 책임을 진다 했으니 글귀에 쓰인대로 모든책임을 져라. 의료대란, 부동산 폭등, 지지율 추락, 내수경기 최악, 물가폭등, 남북관계최악, 등등 한가지 만이라도 개선된게 있느냐? 없다면 책임을 져라. 책임을 진다는 것은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을 통해 보여주는 것 이라는것도 모르는가? 이게 이해가 안된다면 검사출신으로서 법적으로 책임을 묻고 또 지는 것은 어떻게 이루어 지는지에 대해 법전에 무엇이라 적혀 있는지 한번 찾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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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09.19 07:36:35
....The buck stops here.. 달러, 수사슴, 포거할 때 burkhorn.. --> The baton is passed.. 몇 달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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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욱
2024.09.19 07:22:52
그래서 "Slow and steady make perfect"라는 격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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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거사
2024.09.19 08:28:19
국민들의 예리한 충고를 무시하면 화를 면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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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그르트
2024.09.19 05:26:34
핵실험 전에 대서양쪽 전쟁은 시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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