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댁에 명절 인사를 드리기 전,
권우성 씨와 이발 일정을 의논하였다.
원장님의 밝은 목소리를 들으며,
예약 날짜와 시간을 정하였다.
예약한 날,
미용실 앞 출입문으로 다가갔다.
원장님은 밖으로 나와 권우성 씨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우성이 피부가 더 좋아졌네.”
권우성 씨는 칭찬에 수줍은 듯 미소를 보였다.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잠은 잘 자고 있는지?’
여러 안부 인사가 오갔다.
이후 이발이 시작되었다.
원장님은 먼저 평소처럼 짧게 머리카락을 자를지 물었다.
직원은 알지 못해 권우성 씨에게 물었다.
“권우성 씨 평소처럼 짧은 머리 스타일 원하시나요?”
권우성 씨는 말없이 눈을 감았다.
평소처럼 원장님께 머리 스타일을 맡기는 것 같았다.
원장님의 능숙한 손길이 권우성 씨 머리카락 사이사이를 지나간다.
가위질 소리만 미용실에 가득했다.
갑자기 가위질 소리가 멈춘다.
권우성 씨에게 뇌전증 증상이 있었다.
옆에서 파마하던 아주머니는 표정이 놀란 듯 보였다.
원장님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우성아, 옆에 있다. 안심해. 기다려 줄게.”
권우성 씨는 원장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표정이 안정되어 갔다.
원장님은 끝까지 권우성 씨의 표정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살폈다.
잠시 뒤 이발을 이어 갔다.
권우성 씨가 머리를 움직이자,
원장님은 무릎을 꿇고 높이를 맞추었다.
움직임에 따라 자세를 바꾸며,
머리카락을 다듬었다.
이발이 끝날 무렵, 권우성 씨는 편안히 눈을 감고 있었다.
원장님의 무릎에는 먼지가 소복이 묻었다.
2026년 2월 11일 수요일, 정예찬
쥬뗌헤어 원장님이 권우성 씨를 대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어쩐지 앞으로도 권우성 씨는 이곳에서 마음 편히 머리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지역사회 공생성'을 생각합니다. 정진호
원장님, 고맙습니다. 신아름
아···! 이런 미용사분이 계시다니! 갈 만한 미용실을 찾으러 나서는 발걸음조차 무겁던 세월이 있었는데···. 지역사회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약자도 살 만한 사회···. 책에서 봤던 문장을 미용실에서 생생하게 보네요. 직접 봤을 정예찬 선생님은 전율했겠습니다. 월평
첫댓글 박시현 선생님의 피드백을 보니 저도 덩달아 감개가 무량합니다. 두루 다니는 덕분에 이런 분을 만납니다. 그간 동료의 발걸음을 떠올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