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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오가는 순간이 오면
염원을 담아 간절히 빌어
혹여, 어느 마음 약한 신이 듣고 있을지도 모르니
나는 수천의 사람들에게 샌드위치를 건넸다.
허나 그대처럼 나아가는 이는 드물다.
보통의 사람은 기적의 순간에 멈춰 서서 한번 더 도와 달라고 하지
당신이 있다는 걸 다 안다고, 마치 기적을 맡겨 놓은 것 처럼
그대의 삶은 그대 스스로 바꾼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그대의 삶을 항상 응원했다.
함께 고려를 떠나왔던 어린 손자의 손자를 묻었다.
나는 작은 방구석 의자에 앉아 몇날 며칠을 보냈다.
나의 유서는 죽음을 앞두고 남기는 말이 아니다.
신이여, 나의 유서는 당신에게 죽음을 달라는 탄원서다.
이 삶이 상이라 생각한 적도 있지만 결국 나의 생은 벌이었다.
그 누구의 죽음도 잊히지 않았다.
그리하여 나는 이 생을 끝내려 한다.
허나, 신은 듣고있지 않으니
신은 듣고 있지 않으니, 투덜대기에
기억을 지운 신의 뜻이 있겠지, 넘겨짚기에.
늘 듣고 있었다. 죽음을 탄원하기에 기회도 줬다.
헌데 왜 아직 살아있는 것이지?
기억을 지운적 없다. 스스로 기억을 지우는 선택을 했을뿐.
그럼에도 신의 계획 같기도, 실수같기도 한가?
신은 그저 질문하는 자일뿐, 운명은 내가 던지는 질문이다.
답은 그대들이 찾아라.
그 아이의 웃음에,
하루 중 가장 화창한 오시 햇빛에 생이 부서지는 순간이 떠오르던 그 순간 나는 결심했다.
나는 사라져야겠다.
더 살고싶어지기 전에, 더 행복해지기 전에
너를 위해, 내가 해야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스물아홉의 너는 계속 환하구나.
하지만 네 옆에 나는 없구나.
나의 생은 결국 불멸을 끝냈구나.
내 죽음 뒤에, 그 시간 뒤에 앉아있는 너는
내가 사라진 너의 생은
나를 잊고 완벽히 완성되었구나.
나는 사라져야겠다.
예쁘게 웃는 너를 위해
내가 해야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
결국, 난 그 선택을 했구나
신탁이 맞았구나
내가 본 미래가 맞았구나
이 아이로 인해 이제 난
이 불멸의 저주를 끝내고 무로 돌아갈 수 있겠구나
인간의 수명 고작 100년
돌아서 한번 더 보려는 것이
불멸의 나의 삶인가 너의 얼굴인가
아,
너의 얼굴인 것 같다
나의 생이자 사인 너를 내가 좋아한다
때문에 비밀을 품고 하늘의 허락을 구해본다
하루만 더 모르길
그렇게 100년만 모르길
.
.
.
그렇게 100년을 살아 어느날,
날이 적당한 어느 날,
첫사랑이었다 고백 할 수 있기를
하늘의 허락을 구해본다
생이 나에게로 걸어온다.
죽음이 나에게로 걸어온다
生으로, 死로
너는 지치지도않고 걸어온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야 마는 것이다.
서럽지않다
이만하면 되었다
된 것이다.
널 만난 내 생은 상이었다
비로 올게
첫눈으로 올게
그것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신께 빌어볼게
나도 사랑한다, 그것까지 이미 하였다.
나의 망각이 나의 평안이라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눈 마주친 순간 알았죠
당신도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각자의 해피엔딩 속에서 이 비극을 모른척 해야한다는걸
부디 다음 생에서 우린
기다림은 짧고 만남은 긴 인연으로
핑계 없이도 만날 수 있는 얼굴로
이 세상 단 하나뿐인 간절한 이름으로
우연히 마주치면 달려가 인사하는 사이로
언제나 정답인 사랑으로
그렇게 만나지길 바래요
얼굴 봤으니 됐어요
어쩌면 김우빈, 어쩌면 왕여인 당신
부디 오래오래 잘가요
첫댓글 ㅜㅜㅜㅜㅜㅜ
가슴 아프다...
글의 힘^^
대사 좋아서 책 산 사람 여기 있다
대사가 너무 절절하고 멋지고 다 좋아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