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시험

[망실봉]

아주 작은 미술관

 무용 시험

에드가르 드가, <무용 시험(Dance Examination)>,
종이에 파스텔, 62,2×45,7센티미터, 1880년, 덴버 미술관

 

11월 중 하루,
독특한 날이 존재한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주식,
외환 시장도 개장을 미룰 정도로 모두가 긴장하고 응원을 보내는 날,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일이다.
단 하루의 평가로 원하는 대학 입학의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온 나라가 수험생을 배려한다.
 
  서양에서는 줄을 세워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
정해 둔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보는 절대 평가가 대부분이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발레단
'파리 오페라 발레 학교'는 엄격한 승급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발레 학교는 8세부터 17세 사이의 학생 130여 명을
여섯 등급으로 나누어 수업한다. 정식 단원이 되면
매년 시험을 통해 군무, 군무의 리더, 세컨드 솔리스트,
퍼스트 솔리스트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중 최고의 자리인 에투알(Etoile, 별)이라 불리는
수석 무용수는 예술 감독과 극장이 상의해 최종 결정한다.
 
  에드가르 드가는 부유한 은행가 가문에서 태어나
법학을 공부하다가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전주의의 대가인 앵그르와 그의 제자 루이 라모트에게
그림을 배웠고, 이탈리아에 머물며 르네상스 회화를 통해
선으로 명확한 형태를 표현하는 방법을 익혔지만
고전을 답습하기보다는 이를 토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1865년 에두아르 마네가 살롱전에 출품한 <올랭피아>를 보고
그림에 시대를 담아내는 방식에 이끌린 그는 1874년, 제1회
인상주의 전시에 참여하며 본격적으로 새로운 그림을 선보였다.
야외의 자연광 아래 작업하는 동료들과 다르게
실내에서 간접 조명을 이용했고,
인물의 자연스러운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
주로 움직임이 많은 무용수를 그림의 소재로 활용했다.
 
  1875년 파리 시내 중심에 새로운 오페라 하우스
'오페라 가르니에'가 들어서 부르주아들의 문화 거점이 됐다.
드가는 이곳을 즐겨 찾아 리허설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그렸다.
무용수들의 동작과 이야기가 가득한 오페라 하우스는
그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는 평생에 걸쳐 무용수를 주제로 파스텔화, 유화, 소묘 등
1500점에 이르는 작품을 남겨 '무희의 화가'라 불린다.
 
  그림 속에 두 어린 무용수가 있다. 제목은 <무용 시험>이지만
무용수들이 시험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장면이다.
오른쪽 앞 무용수는 발을 벌려 기본 동작을 연습하고,
왼쪽의 무용수는 스타킹을 끌어 올리며 차림을 가다듬고 있다.
뒤에 있는 여인들은 무용수들의 어머니인 것 같다.
근심과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지만 더 긴장했을 딸에게
아무 말 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묵묵히 차례를 기다리는 듯하다.
 
  드가는 여인들의 시선을 통해 오른쪽 위에서
왼쪽 무용수의 발끝까지 흘러가는 대각선 구도를 만들어
그림을 전체적으로 빠르게 볼 수 있게 했다.
또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선과
무용수의 신체 일부분을 과감하게 삭제하는 방식을 통해
순간적으로 촬영한 스냅숏처럼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그는 사진 기술에 매료되어
사진을 찍은 뒤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즐겨 했다.
그렇게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어 나갔다.
 
  두 무용수는 승급 시험에 합격했을까?

뒷이야기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고 도전했을지는 상상할 수 있다.
어떤 시험이든 누구나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모두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한 모든 과정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11월 수학 능력 시험을 치른 아이들에게
정말 수고했고 자랑스럽다고 말해 주고 싶다.
어쩌면 이제부터가 진짜 어른이 되는 첫 단계일 테다.
진정한 나만의 세계를 그려 나가는
중요한 도전을 눈앞에 둔 청춘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진병관 |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 작가
 
 
진병관 님은 현재 프랑스 공인 문화 해설사로 일하며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등지에서 여행과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쉽고 재밌는 미술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저서로 《기묘한 미술관》 《위로의 미술관》이 있다.

파리 오페라 학생들이 팔레 가르니에에서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공연될
협주곡 D장조를 리허설하고 있습니다. 
스베틀라나 로보프 / 파리국립오페라

  Jovani x Chris Crone - I'll Fly With You (L'Amour Toujours사랑은 언제나) [Official Video]                                                                    

[망실봉]

[동트는아침]

좋은글 감사 합니다

[망실봉]

반갑습니다
공유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점점 깊어가는 가을,,
감기 유의하시어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동트는아침 님 !

[핑크하트]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오늘도 감동방에 좋은 글 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망실봉]

반갑습니다
고운 멘트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기온차 큰 환절기
감기 유의하시고
늘 건강하세요
핑크하트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