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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미작
안녕 여시들!
2015년이 밝은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었네용
새해가 됐어도 세월호 사건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12명의 작가가 쓴 글 모음집, <눈먼자들의 국가> 소개를 가져왔어
김애란, 박민규 등 인기있는 소설가들이랑 학자들이 쓴 글들을 모은 책이야.
가격은 5500원! 요즘 나오는 책에 비하면 저렴하지??
또 수익금 전액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자 하는 다양한 움직임'에 기부된다고 해용
사실 글이 조금 어렵긴 했지만
열심히 읽고서 좋은 글귀들 & 내가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들 공유하고 싶어서 가져왔어!!
그럼 시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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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이후,
정치적 논란까지 일어나며 세상이 시끄러웠지만
누구나 깊은 슬픔을 느꼈던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슬픔만으론 부족하다.
이 감정을 우리가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막막한 우리에게
세상을 깊은 눈으로 바라보는 작가와 학자 12명이 실마리를 준다.
1 김애란 <기우는 봄, 우리가 본 것>
'어떤 일이 일어났다'고 사후에 '들은'게 아니다. 배 안에 있는 이들과 동시간을 보낸 거다.(p12)
우리가 타인의 내부로 온전히 들어갈 수 없다면, 일단 그 바깥에 서보는 게 맞는 순서일지도 모른다.
'이해'란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옆'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 (p18)
2 김행숙 <질문들>
'가만히 있으라'는 유령 방송은 우리의 일상 속에 울려퍼지던 소리, 일상을 컨트롤하던 타워의 목소리, 우리가 호흡하던 공기, 우리의 내면을 누르고 있던 바위가 아니었던가.
일상의 흐름, 우리의 유사 평온, 가짜 평온은 그 목소리 아래에서 주어졌고 유지되었던 것이 아닌가. (p24)
3 김연수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해보시오, 테이레시아스여>
파리8대학 교수 피에르 바야르는 '예상표절'이라는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현재 사회의 이야기를 과거의 작가가 잘 표현했다면, 과거 작가가 현재의 작가를 표절했다는 익살스러운 개념이다.
이 개념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질문.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미래의 작가는 과거의 작가보다 나아지는가?
나아가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미래의 인간은 과거보다 나아지는가?' (p37)
과거 서해 페리호 사건을 세월호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사건 대처 면에서는 페리호 사건이 더 나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만히 두면 인간은 나빠진다.
<오이디푸스 왕>에서 예언자 테이레시아스가 오이디푸스에게 한 말을 기억해야 한다.
"그대가 바로 그대가 찾고 있는 범인이란 말이오."
인간은 저절로 나아지고,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역사는 진보한다고 우리가 착각하는 한,
점점 나빠지는 이 세계를 만든 범인은 우리 자신일 수밖에 없다. (p43)
4 박민규 <눈먼 자들의 국가>
이 글에서는 우리가 함께 보고 들은 세월호 사건의 경위가 소설적인, 매끄러운 문장으로 펼쳐진다.
구조과정에서의 혼선, 청와대가 스스로를 '컨트롤 타워'가 아니라며 탈출한 일, 정치인들의 사과와 지방선거, 선거 이후 국정조사 파행, 대통령의 '7시간' 논란, 특별법을 둘러싼 지난한 갈등, 희대의 유병언 찾기 소동, 세월호를 '교통사고' 쯤으로 규정지으려는 정치인들의 발언 논란을 주욱 펼쳐놓는다.
어느 지점에서 우리의 슬픔이 화로 바뀌었었는지, 다시한번 지난 몇 달을 돌아보게 한다.
세월호는 선박이 침몰한 '사고'이자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은 '사건'이다. (p57)
진실을 밝혀야 할 입장에 선 것은 유가족 들이 아니라 당신들이다. 이 참사가
사고로 위장된 사건이 아니라면 말이다. (p61)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평형수를 비우며 실은 화물을 '기적'이라고 불렀다.
배가 왜 이렇게 기울었지? 하고 의혹을 제기하면 종북으로 몰렸다.
이 기울기는 기득권의 각도였다.
'내 구명조끼 입어...' 누구도 기득권을 포기할 수 없는 배에서 아이들은 말했다.
나는 그 말이 숨져간 아이들이 우리에게 건네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p64)
5 진은영 <우리의 연민은 정오의 그림자처럼 짧고, 우리의 수치심은 자정의 그림자처럼 길다>
수치심은 인간의 자긍심과 명예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그 결핍을 알리는 신호 같은 존재다.
수치심은 자기 고양을 욕망하는 고결한 존재가 갖는 감정이다. (p72)
연민을 느끼는 것은, 우리는 자신이 상대의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연민은 어느 정도 뻔뻔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p73)
'시혜'라는 행위도 상대를 열등한 존재로 보고, 역량이 부재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문학은, 고통받는 이들의 표상을 균열시켜야 한다.
연민을 받을 대상, 시혜를 받을 대상이 아니라,
'열매를 손수 따는' 이들의 형상을 발명하며 다양한 상상과 질문의 방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p83)
6 황정은 <가까스로, 인간>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에 따라야 했다. 낯익은 삶이다. 질문 없는 삶. 상상하지 않는 삶. 좀더 편리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 (p94)
우리 중 누군가가 문득, 쌍용차 용산 강정 밀양 고리의 투사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7월 24일 서울광장에서 유가족들을 향해 박수를 치던
수 만명의 사람들. 그 팔꿈치들간의 간격이, 무척 아름다웠다.
우리는 응답해야 한다. (p98)
7 배명훈 <누가 답해야 할까?>
세월호 이전, 우리 공동체가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신호가 있었을 것이다.
문제제기를 했다가 활동할 무대를 잃어버린 아이돌 가수의 이야기, 사회가 그 사건을 다루던 방식, '다른 사람도 다 어려운데 알아서 해결해야지. 별 것도 아닌데 몇 년째 징징대네'하고 넘어갔던 수많은 작은 사건들. (p104)
세상에 진실을 공개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구조는
진실이 힘을 발휘하는 선진국에서나 통하는 일이지,
한국 같은 왜곡된 공동체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p109)
패스트푸드점에서 문의를 하면 알바생들은 이렇게 말한다.
"잘 모르겠는데요"
변명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진짜로 권한이 없다. 진짜로 모른다. (p112)
"그런 거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일이나 잘하세요."
공동체를 위한다는 건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늦지 않은 때에 우리가 우리를 구출해내기를. (p116-118)
8 황종연 <국가재난시대의 민주적 상상력>
대구 지하철, 씨랜드... 개인적 과오에만 원인이 있는 재난은 드물다.
대한민국은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고수하며
생산과 소비의 모든 영역이 기업의 이윤을 위한 시장체제로 편제되도록 압박했다.
21세기 국가의 특징은, '정치'를 국가 뿐 아니라 사회적 파트너들과 함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정경유착의 구조가 고정화, 악질화되며 이런 '협치'가 변질됐다. (p131)
1970년대 발표된 황석영의 <돼지꿈>에서는
가난하고 절박한 삶을 살면서도 나름의 행복한 공동체를 꾸려나가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국가주의적, 개발주의적 담론에 맞서, '공론 영역'을 여럿으로 만들려던 시도였다.
국가 중심의 담론이 일으키는 재난으로부터 우리를 구해야 한다. (p134)
9 김홍중 <그럼 이제 무얼 부르지?>
<건널 수 없는 강>이라는 노래를 즐겨 불렀다. 신선한 자유의 감각이었다.
샌드백이 아주 견고할 때는 마음놓고 그것을 두드릴 수 있는 것처럼,
리버럴리즘의 감각을 아무리 활달하게 풀어놓아도
이놈의 한국사회는 전혀 꿈쩍하지 않을 정도로 결코 리버럴하지 못하다는 기묘한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10년이 채 지나기 전에, 이 '자유'가 '신자유주의'라는 괴물로 변했다. (p142)
<인생은 금물> 이라는 노래.
인생이 고해도, 허무도, 지옥도 아닌 '금물'이라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의식적으로 거부할 수 있어야 할 수 있는 노래다. (p145)
10 전규찬 <영원한 재난상태: 세월호 이후의 시간은 없다>
세월호는 원격시각적 사건이었다. 모두가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세월호는 곧 대한민국의 미시적 판형이다. 우리도 당장 죽을 수 있는 시절이다.
자본국가는 소수를 위해 다수를 버리는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지배구조다.
우리에게 체제의 바깥은 없다. 도망갈 수가 없다.
세월호가 평형수를 빼내듯, 신자본주의 자본국가는 사회공공성을 갉아먹는다.
우리는 이에 반항해 공공성을 필사적으로 지켜내야 한다.
공영방송을 되찾고 진실의 저널리즘을 복구해야 한다.
'사회'라는 공적인 보호망이 절실하다. '시민'만이 만들 수 있다.
국가는 허위적 안전 구조물을 설치하고, 국민을 도덕 재무장에 동원할 것이다.
'곧 주검의 구덩이 속으로 처넣어질 자가 오늘의 나/우리임을 자각하지 않는 한 아우슈비츠의 고난을 아무리 떠벌려도 무의미하다.'
끊임없이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은 재난에 대한 경보음이다.
11 김서영 <정신분석적 행위, 그 윤리적 필연을 살아내야 할 시간: 저항의 일상화를 위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에 저항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다. (p179)
장례가 금지된 오빠의 시신을 거둔 안티고네의 '선택'은
하늘의 법을 따르기 위해 이에 어긋나는 모든 규율과 체계에 저항할 수 있는 용기를 뜻한다. (p181)
우리가 이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은, 바로 일상에서 질문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구조를 둘러보고 탈출할 수 있는 문을 찾아야 한다. (p199)
12 홍철기 <세월호 참사로부터 무엇을 보고 들을 것인가?>
'그들'에게 책임을 묻기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구축해야 하는 존재가 '우리'라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
개인들도 스스로를 '자기 경영' '자기 계발' 등의 말로 경제적으로 통치하면서
우리는 공적 능력, 즉 다수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밖으로 드러난 표상과 행동양식에 따라서만 평가받게 되었다.
서로 징징거리는 소리만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사적인 경험을 자기만의 고통으로만 말할 줄 알지
남들도 들어줄 만한 '공적인 이슈들을 다루는 언어'로 전환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남는 것은 지극히 사사로운 관계일 뿐이다.
대신 그 자리는 힐링이니 상담이니 하는 말로 소비하는 '시장'이 팽창한다. (p210)
이미지에 의해 매개된 '투명사회'에서는
애매하고 모호한 대상들은 거짓이자 위협이 되며 비윤리적인 것으로 죄악시된다. (p213)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으면 정치적 책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의 논리 전도.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내부 고발자나 직접적인 희생자가 있어야 하는 현실.
세월호 유가족을 사건의 직접적이고 사적인 당사자로 환원해선 안 된다.
토론과 논쟁이 확장되고, 공적 성격이 증폭될 가능성을 차단시키기 때문이다.
어지러운 인과관계를 추적해야 할 때,
당장 사실여부를 가리는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끈질기게 추적해야 할 "관심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 (p216)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려는 유혹에 빠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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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세월호 이후"가 잘 보이지 않는 이유.
작가들은 대부분 우리 나라의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이유를 찾았다.
신자유주의가 우리의 논쟁을 막고, 공공성을 빼앗아 갔다는 것이다.
공공성을 찾기 위해서 "일상의 물음"을 지나치지 않아야한다.
부당한 일이라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아무리 전체를 위해 필요한 일이더라도
의문을 제기하고 답을 찾아나가는 "시민성"이 필요하다.
열두 번째 글에서 말한 "투명성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당장 모호한 이야기라고 해서 음모론으로 치부할 순 없다.
불투명해 보이더라도 계속 지켜볼 수 있는 사회,
시간을 두고 계속 논쟁하고 지켜보아야 하는 "관심의 문제"를 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첫댓글 오오오 나도잇어집에 꼭읽어바야겟다
여시가 써준부분 보는데도 화나고 너무슬프다 틀린말이 하나도 없네... 좋은책 꼭 읽어볼게
꼭 사서 봐야게따ㅜㅜㅠ고마워 여시야ㅜㅡㅠ
(댓갈피) 고마워요여시! 근데 사진 엑박 ㅠㅠ 나민그런가? 책추천고마워요 꼭읽어봐야겔다
추천 고마워 여시야:)
잊지 않기!! 근데 벌써 잊고있는것같아서 슬프다 ㅠㅠ
나 이거 시험 끝나면 꼭 읽을거야 진짜 ㅠㅠㅠㅠㅠㅠ
대왕 연어왔어 글 고마워..!
잘 보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