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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뭐 놀랍지도 않다-
1278년 10월 18일, 테무게 황제가 침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재위 기간을 8개월도 채우지 못한 허무한 죽음이었다. 그래도 종마로서의 의무는 다하여, 아들 하나를 남기고 떠났다. 부하라에서 유학 중이던 황제의 외아들 코일다르가 급히 귀국하여, 8세의 나이로 제위를 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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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꼬꼬마 황제가 등장했다. 게다가 그는 외아들이기에, 몽골 혈통의 보존이 위협받고 있다!-
코일다르 황제의 통치는 수많은 전쟁으로 점철될 운명이었다. 황제의 몸 속에 흐르는 몽골의 피가 그에게 그러한 숙명을 부여한 것이다. 과거에는 '세상을 주름잡을 종마' 또는 '만들어진 신神'이라고까지 칭송되며 기대받았던 몽골 혈통의 황제였지만, 막상 등극하고 나니 여러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몽골 혈통의 장점은-
1. CK 세계 전역을 100% 효율의 직할령으로 다스릴 수 있다
2. 적지에서도 보급 문제로 말미암은 소모가 거의 없어(2% 정도), 대병력의 운용과 집중이 가능하다
3. 클레임이 없어도 전쟁을 걸 수 있고, 적의 성을 함락시키는 순간 곧바로 적의 영토를 차지할 수 있다.
몽골 혈통의 단점은-
1. 자국 영토도 적에게 점령 당하는 순간 곧바로 빼앗긴다(큰 단점은 아님).
2. 프레스티지Prestige를 모을 수 없어 프레스티지 수치가 항상 마이너스 상태이다(치명적!).
그 밖의 참고 사항-
1. 궁기병 징집은 불가 - 아마도 킵차크 한국이나 일 한국 등 몽골계 국가만 가능한 듯.
2. 자국 영지를 약탈하는 이벤트는 일어나지 않음 - 역시 킵차크 한국이나 일 한국 등 몽골계 국가 한정 이벤트인듯?
프레스티지가 모이지 않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문제였다. 안정도가 낮아 프레스티지가 수천 씩 깎여나가는 이벤트가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프레스티지를 모으는 유일한 방법은 플레이어 군주의 작위에 클레임을 갖고 있는 적을 두들겨 팬 후 용서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 뿐이다. 그런데 몽골 혈통 군주는 적을 두들겨 패면 무조건 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프레스티지를 모으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다.
프레스티지가 언제나 무조건 마이너스 상태이니 봉신들의 충성도에는 -2% 수정치가 고정으로 들어가고, 자발적 봉신화도 일어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1452년 게임 종료 후 승리 점수를 계산할 때 다른 영주들을 이길 수가 없게 된다. 따라서 1452년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른 모든 영주들을 멸망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제 코일다르 황제는 생존 자체를 목적으로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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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1년 9월 22일, 일 칸이 봉기했다-
제국군이 반역적인 봉신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동안, 일 칸이 독립을 선언하고 제국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일 칸은 아버지의 광기에 진저리를 치는 두 아들에게 배신을 당해 내분에 허우적대다 1292년 4월, 제국에 의해 허망하게 멸망했다. 이제 칭기즈 칸의 후예들은 모두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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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4년 4월 7일, 종교 분포도. 이제 정교로 대동단결하는 추세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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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4년 4월 7일, 진한 녹색이 224개의 황제 직할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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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4년 4월 7일, 비잔티움의 황제. 아라비아, 아라곤, 보헤미아, 카자리아, 불가리아, 부르군트, 카스티야, 크로아티아, 덴마크, 이집트, 잉글랜드, 프랑스, 그루지야, 게르만, 헝가리, 아일랜드, 이탈리아, 예루살렘, 레온, 리투아니아, 메소포타미아, 시칠리아, 노르웨이, 페르시아, 폴란드, 포르투갈, 러시아, 스코틀랜드, 세르비아, 스웨덴, 시리아, 아프리카, 웨일스, 마우레타니아, 아르메니아, 함마디드, 지리드, 핀란드의 왕 코일다르는 수태 세계 CK를 구하기 위해 스웨덴 웁살라로 향했다-
1294년 7월의 어느 날, 갑자기 세계가 멈췄다. 그리고 시간은 순식간에 되돌려져, 1294년 4월 7일로 돌아갔다. 코일다르 황제는 절규했다. 비록 3개월에 불과한 시간이지만, 새로 정복한 영지 3곳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사태에 코일다르 황제는 의욕을 잃었다. 그런데 이 때, 공간이 이지러지면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시간이 되돌려진 맛이 어떠냐? ㅋㅋㅋ 모니터를 때려 부수고 싶지? ㅋㅋㅋ"
분노하고 당황한 코일다르 황제가 소리를 질렀다.
"네 놈은 누구냐! 방금 일어난 일은 네 놈의 짓인가!"
남자는 득의만면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칭기즈 칸. 너희 Spartenos 가문이 멸망시킨 킵차크 칸과 일 칸의 복수를 하러 왔다. 조금 전 일어난 타임 리와인드 현상은 위대한 역설신의 권능, Fatal Error다! ㅋㅋㅋ"
이 때, 갑자기 황제의 옆에 시립해 있던 시의가 메스를 빼들어 칭기즈 칸을 마구 난자하는 것이 아닌가. 칭기즈 칸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쓰러지더니 검은 먼지로 화하여 사라졌다. 이해할 수 없는 사태에 코일다르 황제가 황당해 하고 있는데, 시의가 말했다.
"폐하, 칭기즈 칸이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니 마침내 때가 온 것 같군요. 제 본명은 겐조 덴마. 닥터 덴마라고 불러 주십시오. 과거 저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인해 대마왕 요한의 봉인이 깨진 후, 저는 대마왕 요한이 발산하는 살의의 파동을 추적해 저 먼 동쪽 땅에서 이 곳 콘스탄티노플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요한의 심복인 사천왕이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려왔지요. 자, 소개하지요, 제 동료 H.P.스타크래프트 박사를!"
이에 방구석 폐인 같은 모습의 남자가 기이한 형태의 창을 들고 나타났다.
"폐하, 저는 역설신을 연구하는 학자인 하워드 필립스 스타크래프트입니다. 방금 쓰러진 놈은 사천왕 중에서도 최약체인 칭기즈 칸. 아직도 사천왕은 세 명이 남아있습니다. 폐하께서는 역설신을 물리치도록 점지받으신 분! 받으십시오, 이 마법의 창 게이볼그를! 수메르 문명의 우루크 유적지에서 찾아낸 무기입니다!"
"자...잠깐! 역설신이니, 대마왕 요한이니 하는 것들은 뭐야? 게다가 게이볼그가 어째서 우루크 유적에서 나오는 거야? 그거 아일랜드 전설에 나오는 창이잖아!"
그러나 스타크래프트 박사는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재촉했다.
"원래 그런 겁니다! '왕의 재보'를 모르십니까? 너무 많이 알려 하지 마십시오. 자, 어서 이 창을 들고 천공을 향해 날리시길!"
그 말을 따라 코일다르 황제가 게이볼그를 들고 허공을 향해 기술 이름을 외치며 던지니,
"나의 창은 관貫의 오의! 삼라만상 꿰뚫지 못하는 것이 없다! 관월성천!"
눈부신 빛줄기가 하늘을 가르고, 사천왕의 남은 3인인 선腺 흑사병(Bubonic Plague), 폐 흑사병(Pneumonic Plague), 절름발이 티무르가 일격에 꿰뜷려 꼬치 신세가 되었더라.
이제 남은 것은 스웨덴 남쪽의 심해에 잠들어 있는 고대의 공포, 역설신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박사와 닥터 덴마로부터 자신이 까마득히 먼 우주로부터 온 역설신의 부활을 막아내고 CK 세계를 구할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은 코일다르 황제는 신이 나서 즉시 군대를 이끌고 스웨덴의 웁살라 대학으로 향했다. 전설에 따르면, 그 곳에는 불완전한 수태 세계인 CK 세계를 구할 2.1 공식 패치가 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웁살라 대학교 정문에 들어서는 순간, 역설신의 사제인 대마왕 요한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은 괴이하기 짝이 없어, 이 세상에 물고기 인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바로 지금 눈 앞에 있는 대마왕 요한의 모습과 같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였다. 대마왕 요한은 닥터 덴마를 향해 자신의 몸에 돋아난 비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날 봐, 날 봐, 내 안의 몬스터가 이렇게 커졌어!"
"......어쩌라구."
잠시 헛기침을 내뱉은 요한은 이번엔 코일다르 황제를 향해 칼날같이 긴 손톱을 겨누며 말했다.
"이봐, 황제. 네 놈은 나를 물리쳐야 공식 패치를 얻어 역설신의 강림과 Fatal Error를 막을 수 있다고 믿나 본데... 그런 건 없어. 사실 난 1년도 더 전에 베타 패치를 낸 후 크루세이더 킹 따윈 아웃 오브 안중이야!"
그러자 코일다르 황제가 게이볼그를 들고 요한에게 다가가며 응수했다.
"후... 좋다. 그럼 나도 한가지 말해둘 것이 있다. 1452년까지 가야만 게임이 끝나고 컨버트도 할 수 있다 들은 것 같지만, 이제 그런건 별로 상관 없어! 난 EU가 너무 어려워 할 줄 모르니까! 우오옷, 간다아아앗!!"
과연, 수태세계 CK는 구원받을 수 있을 것인가.
-직할령이 늘어날 수록 버벅거리며 튕기는 빈도가 잦아져 게임 진행이 많이 어렵네요. 일단 연대기는 여기에서 끝내고자 합니다. 그동안 제 변변치 않은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이만^^-
첫댓글 ㄷㄷ 직할령이너무늘어나도 문제군요?
offer marriage나 create title 기능을 쓰려고 화면 좌측의 방패를 누르면 현재 갖고 있는 작위가 쭉 표시되는데 엄청나게 버벅댑니다. CK의 프로빈스가 거의 800개가 넘는 것으로 아는데... 전 영토 직할령은 불가능일듯.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드디어 연대기의 끝이 왔군요 ㅋㅋ
ㅎㅎ즐겁자고 하는 게임이 점점 스트레스를 주는 노동으로 변하고 있고... 연대기도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끝을 내기로 했습니다^^
대작이무너지는건가
헉~ 대작이라뇨, 몸 둘바를 모르게^^ 그동안 읽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역시 시간이 갈수록 게임이 아니라 노동으로 가는 파라독스 게임(...)
ㅎㅎㅎ 이제 의무적으로 하지는 않고, 일단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플레이는 이어갈 생각입니다만... 몽골계 군주는 오직 전쟁의 반복 뿐이라서 연대기를 쓸 건덕지도 없고... 암튼 몽골계 군주 플레이는 비추입니다. 게임을 망쳐버려요 -_-;;
하하하. 수고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Richelieu 님의 꾸준한 댓글 덕에 여기까지라도 올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아니, 뭘요~ㅎ 그동안 꾸준히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은무영 님^^
이거 처음부터 봤는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저도 한때 크킹 연대기를 써보긴 했는데 졸작이었죠 . 오리지날이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질려서 대충 하고 말았기에 말이죠 . 그뒤로 원인모를 팅문제로 한동안 크킹 게시판을 안보다가 최근 멀티일로 크킹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 연대기는 그런 저에게 매우 흥미로운 글이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흥미롭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0^*/ 장독대 님이 다시 한번 CK 세계를 초록물로 물들이길 바라며^^
아, 그런데 지금 멀티에서 담당하시는 헝가리는 회색이었던가?^^;;
닥터덴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 크킹 개발자와 만화 <몬스터>의 악역 이름이 같은 데에 착안한 일종의 유희입니다~ ㅎㅎ
아 이거 진짜 올해의 연대기로 올라가야할듯! ㄲㄲㄲㄲㄲ 역사서를 방불케하는 묘사와 적절한 패러디까지... (역시 요한이 문제로군요, 요한이. 마인드 컨트롤이 문제가 아니라 크킹 패치를 내놓으란 말이다!) 제가 본 크킹 연대기중에 최고였습니다.
극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몸 둘바를 모르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멋진 연대기였어요
인사가 늦은 감이 있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ciba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