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K-1 FN 칸 세계대항전에서 맥스의 탑파이터 버질 칼라코다를 맞아 2라운드 역전 KO승을 일궈낸 ‘돌주먹’ 김세기(28, 아산 태무진체/톰슨미디어).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쾌거를 이룩한 김세기는 이번 경기 이후 그야말로 국내 격투기를 이끌 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주요포털 인기파이터 순위에서 단숨에 10위권 안에 진입하며 패러디 합성사진까지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주먹 한방’에 스타가 된 김세기를 HOLOS가 만나봤다.
먼저 통쾌한 역전 KO승을 거둔 것을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버질과의 대전이 결정됐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버질과 시합할래? 아니면 뷰실 콜로사와 할래?”라고 관장님께서 물어 보셨을 때 뷰실 보다는 평소에 좋아하던 선수인 버질과 경기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스타일이 맥스에서 잘하는 상대하고는 치고 빠지는 스타일이지만 만만한 상대에게는 인파이팅을 펼치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저하고 하면 인파이팅을 펼칠 것이기에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였기 때문이죠.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고 저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버질에 대해 특별히 연구한 것이 있는지?
-버질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관장님 몫이 크죠. 저 혼자만이 해야 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시합은 세컨의 머리싸움도 같이 곁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승리라는 것은 혼자만의 몫이 아니라 서로 분담되어 진행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 두 주먹, 두 발을 가지고 몸으로 싸우고 관장님은 상대 세컨과 머리로 싸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승과 제자의 궁합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합을 앞두고 특별히 연습한 것이 있는지?
-버질 전을 대비해 왼손잽 로우킥과 오른손 카운터만 죽어라 연습했죠.(웃음) 경기를 역전시킬 수 있었던 몸을 뒤로 뺏다가 치는 오른손 카운터는 사실 김성식 선수한테 당한 기술이었죠. 그걸 관장님이 “버질한테 쓰면 딱 이겠구나”하시면서 그때부터 연습한 기술이었죠. 김성식 선수한테 고맙다고 이 자리를 빌어 말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성식이 형하고는 무지하게 친한 사이입니다.
‘돌주먹’이란 별명은 누가 만들어 주었는지?
-예전 K-1 해설자 정의진 님이 제 경기를 보시고 그 자리에서 만들어 주신 건데 마징가라는 닉네임은 개인적으로 무지하게 싫어하지만(일본캐릭터라서), 그 닉네임은 왠지 저랑 투박하고 촌스러운 것이 어울리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KO승이 많은데 몇 번의 KO승이 있는지?
-31승 중에 이번까지 26번이 KO승이니까 생각보단 꽤 많네요. 아무래도 인파이팅 스타일이라 질 때도 KO패하고 이길 때도 운이 좋게도 KO승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단점은?
-당연히 부드럽지 못한 몸입니다. 이런 말 하기에는 참 부끄러운데 나이트가서 춤추고 놀 때는 허리가 잘 돌아가다가 이상하게 시합을 하면 허리가 잘 말을 안 듣는지…(웃음) 저도 아이러니 합니다. 관장님이 늘 그래서 늘 ‘저주받은 몸땡이’라고 놀리십니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해서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어느 인터뷰에 보니까 “홍수환 생각안했어?”라는 질문에 “아휴, 집에 계신 아버지 생각했습니다”라고 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제가 이번 시합에 지고 돌아가면 한 성격하시는 아버지께 시합에서 졌다고 지게 작대기로 맞아 죽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그런 의미에서의 안도의 한숨 정도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 1회 대회에서 코지로 한테 지고 돌아갔을 때 맞아 죽을 뻔한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네요.(웃음) 이번에 승리했다고 아버님이 닭 잡아 놨다고 빨리 오시라 하시네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큰 무대에서 한번 잘했다고 관심 받는 것보단 묵묵히 지방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에게 K-1에서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합니다. 저보다 훨씬 잘하는 선수는 국내에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큰 무대에 설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패하는 모 선수를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선수는 링에 얼마나 자주 서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비오는 날 야외 링에서도, 관중이 얼마 없는 지방시합이라도 앞으로도 저는 계속 시합을 뛸 것입니다. 승리를 하던 패하던 저 또한 부족하기에 계속 링에서 배워 나갈 것입니다. 스승님과 박훈석 코치님, 그리고 성일이 형 시합이 있을 때마다 관심 기울이시는 톰슨미디어 권병관 사장님과 식구들 스파링 파트너인 체육관 동생 황선종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항상 관심을 가져주는 홀로스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일정은?
-10월에 일본시합과 12월에 호주 시합에 나갈 예정입니다. 올해는 이 두 시합과 나머지 시합, 또 다른 일정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격투기전문월간지 홀로스(www.holos.co.kr)]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