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릿대는 산형과(미나리과)의 2~3년초이다. 다른 미나리과의 식물들도 습한곳을 좋아 하지만 구릿대는 유독 물기를 좋아 하는데, 아마도 풀 종류 중에서는 미국자리공에 뒤지지 않는 키 1~2m의 덩치와 생장속도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강인한 겉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줄기속이 텅 비어있고 수분이 많다. 구릿대의 생약명은 백지(白芷)로 뿌리를 말려 쓰고, 구리때, 구리대, 굼배지,구룽대 라고도 하며, 향백지(香白芷), 방향(芳香), 백거(白苣), 대활(大活),향대활(香大活), 택분(澤芬) 등의 한자명이 있고, 구릿대의 특색인 향(香)과 형태, 서식장소의 물기를 표현한 것이다.
구릿대란 이름은 줄기가 구릿빛이 감돌며 속이 비어있고 키가 커서 마치 대나무 같음을 이르는 말이다. 줄기의 굵기가 풀 종류 같지않게 큰편으로, 줄기 밑부분 지름이 큰것은 7cm를 넘는것도 있다. 이렇게 줄기가 굵고 키도 2m가 넘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산형과 식물 중에서 비교적 구분하기 쉬우나, 성장중일 때는 개당귀라 부르는 독초인 지리강활과 흡사하므로 여러가지 특징, 즉 잎의 톱니모습, 붉은반점 여부, 향기등을 알고 있어야 중독사고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구릿대는 미나리과로 같은 미나리과인 독미나리의 식중독성분인 치쿠톡신(Cicutoxin)이라는 독소가 미량들어 있어 과용하게 되면 현기증,구토,경련등의 중독증세를 일으킬 수 있으니크게 성장하여 성분이 농축된 쇤 잎은 피하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구릿대의 약효는 동의보감에 따르면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매우며 독이 없다. 풍사(風邪)로 인한 두통으로 어지럽고 눈물이 흐르는것을 멈추게 한다. 월경불통,대하증, 어혈을 풀고 생혈(生血)하며, 임신중 하혈로 유산하려는 것을 안정 시킨다. 젖몽우리(유옹:乳癰), 치루, 옴, 버짐을 낫게하고 지통(止痛)하며 고름을 배출하고 삭혀 새살이 돋게한다. 잎은 역마로 부르며 물로 끓여 목욕하면 시충(尸蟲)이 없어지고, 향을 만드는데 넣기도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백지의 약효는 진통/진정/진경 작용으로 두통, 치통, 안면신경통, 산전 산후 두통, 어지럼증, 유행성감기, 마비 등에 유효하며 또한 지혈작용으로 월경후에도 하혈이 끝나지 않고 계속 조금씩 나올 때나, 대변에 피가 섞여 조금씩 자주 나올 때 백지의 전초를 달여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폐와 대장,위에 작용하므로 부인들의 근심과 걱정, 홧병으로 위장과 간기능이 저하되어 유방에 바둑돌 같은 멍울이 생기고 심하면 유방결핵으로 발전할 수 있는 멍울을 풀어주는 대표적 약재로 여성에게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뿌리를 약으로 쓰는 구릿대
백지는 천궁(궁궁이)와 함께 두통의 명약으로 알려져 왔고, 약효도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임상결과 확인됐다. 10분이내에 두통이 사라진다는 결과보고도 많다.
두통(頭痛)에는 반드시 천궁(川芎: 궁궁이)을 쓰고, 낫지 않으면 경맥으로 약기운을 끌어 들여 인경(引經)하는 약을 쓰는데, 태양(太陽)경 두통에는 강활(羌活), 양명(陽明) 경의 두통에는 백지(白芷 구릿대), 소양(少陽)경 두통에는 시호(柴胡), 태음(太陰)경 창출(蒼朮), 소음(少陰)경 세신(細辛 족도리풀), 궐음(厥陰)경으로 인한 두통에는 오수유(吳茱萸)와 함께쓴다-(단심)-라고 나와있는데, 태양, 소양, 양명, 태음, 소음, 궐음두통은 "상한론의 육경변증"에 따라 분류를 한것으로 병의진행에 따른 두통의 양상 변화를 설명하는 명칭이다. 두통은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와 같으므로 증세가 잘 낫지않고 지속이 된다면, 빨리 원인을 밝혀내어 치료하는것이 우선으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태양두통은 처음 감기에 걸렸을때 나타나는 두통으로 오한증세가 동반되고, 소양두통은 주로 측면부위의 두통으로 한열왕래가 함께 일어나고, 양명두통은 주로 전두통(미릉골통)으로, 위장장애가 함께 발생하며, 태음두통은 두통과 함께 몸이 무겁고 설사를 할수 있고, 소음두통은 추위를 많이 타게 되며, 궐음두통은 손발이 차면서 정수리부분에 통증이 올수 있다고 하니 알아두면 두통의 민간약 활용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백지와 천궁을 두통에 쓰려면 두가지 약재를 같은양으로 합쳐 가루낸 다음 1회 3~4g씩 1일 3~4회 복용하면 속효가 있다. 가루내기가 번거롭다면 같은 양으로 궁지차(천궁+백지)를 끓여 마셔도 된다. 구릿대만 쓸 때는 신선한 것 12g을 물 200㎖에 달여 하루 2~3번에 나누어 식 후에 먹고, 구릿대 12g과 천궁 6g을 함께 달여 하루 2~3번에 나누어 식 후에 먹으면 통증을 멎게하는 효과가 더욱 증대 된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