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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의 품격] 08
S#1. 패스트푸드점. 낮.
1993년 초여름. 패스트푸드점 안, 젊은이들 삼삼오오 앉아 있다.
1993년 6월 달력 걸려 있고, 그 옆에 꿈돌이 그려진 대전 엑스포 홍보 포스터 붙어 있다.
스포츠 신문 읽고 있는 손님1. 1면엔 ‘<엄마의 바다> 고소영, 신세대 스타 등극!’.. 그 위로,
도진Na : 1993년, 문민정부가 출범했고, 대전엑스포가 개막했으며, 서태지와 아이들이 ‘하여가’를 발표했다.
그리고 우린.. X세대였다.
보면, 여자 셋과 마주앉은 힙합스타일의 네 남자. 모두 표정 안 좋다.
마주앉은 미팅녀 세 명 모두 안 예쁘다.
테이블에는 햄버거와 콜라 각각 놓여 있다.
도진Na : 솔직하고 직설적인 것이 X세대의 특징이었으므로, 우린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최윤Na : (여자들 보며 비장하게) 상대는 셋.
태산Na : (여자들 보며 비장하게) 한 놈만 살아남는다.
정록Na : (여자들 보며 비장하게) 딱 한 놈만.
한껏 무스로 앞머리 부풀린 여자들, 세 남자 속도 모르고 참한 척 하고 있고..
그때, 테이블 위에 놓인 삐삐 진동하면, 정록, 잽싸게 삐삐 들어 확인하더니,
정록 : 어쩌지? 나 지금 (삐삐 가리키며) 집에서 급하게,
일동 : (정록이 쏘아보는. 이게 어디 지 혼자 살겠다고!!)
정록 : (뜨끔) 돈을 붙여줬나 봐, 오늘 신나게 놀라고? 와우.
여자들 : (박수치고 좋아하는)
일동 : (..갈수록 태산이고...)
정록 : 그럼 식순에 의거 자기소개부터 할까? 고교 재학 시 3년 내내 전교 꼴등을 놓친 적 없는 록이라고 해.
여자들 : (뭔가 좋은 얘긴 줄 알고 호응하려다, 잉?)
최윤 : (마마보이) 나 미팅하는 거 엄마한테 말 안하고 나왔는데. 엄마 알면 안 되는데.
여자들 : (띵!)
태산 : 넌 숙녀 분들 계신데! 드세요, 오늘 제가 삽니다. (하며 자기 앞 콜라 컵 드는데 손 덜덜 떨며..)
이건 신경 쓰지 마세요. 지병이 있어서.
여자들 : (헉! 그래도 마지막 희망 도진 보면)
도진 : (잠시 보다가..) 안녕?
여자들 : (역시.. 눈에 하트 뜨는데)
도진 : 난 김도딘(김도진)이야. 후덴티후다이(후렌치후라이) 먹을래?
여자들 : (헉!! 완전 똥 씹은 얼굴 들이고...)
일동 : (흡족한 얼굴들이고... 그때,)
은희E : 늦어서 미안.
일동 : (고개 돌려 보면!!!)
남자들의 로망인 흰 티에 청바지 차림의 아름다운 여자, 은희다.
네 남자 모두 첫눈에 은희에게 반한!!!
은희, 자리에 와 앉는데, 네 남자 시선 일제히 은희의 동선 따라 움직인다.
일동Na : (뚫어져라 은희 보며) 여전히, 딱 한 놈만 살아남는다.
은희 : (도도하게 네 남자 바라보다가) 반갑다. 은희야. 김은희.
긴장한 네 남자와 은희의 모습 위로, “신사의 품격” 타이틀 뜨고...
S#2. 술집(7부). 밤.
태산, 윤, 정록, 지연, 모델1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술 마시고 있고.
메아리, 화장실 간 듯 자리 비워져 있다.
정록 : (계속 얘기 중이었던 듯) 그래서 내가 표를 사러 미친 듯이 달려갔는데,
태산 : 배가 딱 끊겼다?
정록 : 그렇지! 그러니 어떡해. 섬인데. 그래서 그 날,
태산 : 은희랑 뭔 일이 있었다?
정록 : 있다 뿐이냐? 그럼 그 긴긴 밤 부루마불 했겠냐?
최윤 : (비웃듯 피식 웃으며) 시간이 많이 흐르긴 흘렀나보다, 내가 이런 얘기까지 다 하는 거 보니.
미안한데, 은희 그날 나랑 춘천행 기차에 있었거든? (기억 가물가물 하다는 듯) ‘느..낌..?’ 인가? 그 노래 불러준 게 기억난다.
태산 : 와, 변호사란 놈이 증인 없다고 막 갖다 붙이긴. 진짜 니들한텐 미안한데, 사실 나 이등병 때... 은희가 면회 왔었다.
여인숙 창밖으로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우린, (딱 끊고) 거기까지.
윤/정록 : 웃기고 있네. 은희랑 내가, (어쩌고저쩌고 마구 떠드는데)
지연 : 자, 잠깐 잠깐. 근데, 은희가 누구예요?
세남자 : 제 첫사랑입니다.
지연/모델 : (뜨악하게 보는데)
메아리 : (문 열고 들어오며) 뭐야. 도진 오빠 아직 안 왔어?
S#3. 이수 집/ 이수 방. 밤.
책상 위 핸드폰 혼자 울리고 있고, 액정엔 “꽃다운 그자” 떠 있다.
핸드폰 집어 드는 손, 이수다.
이수, 울리는 핸드폰 바라보다 무음으로 돌리고는 책상에 앉아 도진이 준 노트북 열어 전원 켜보는.
부팅 되고 모니터 뜨는데, 이수 입 떡 벌어진다!!
보면, 모니터 바탕화면 도진의 방이고 이수의 비키니 사진(미니홈피에 올려져있던) 어설프게 오려서(발합성)
자기 침대에 눕혀 놓은 도진.
이수, 기막혀 입 안 다물어지는데, 또 핸드폰 울리는. 또 ‘꽃다운 그자’고..
아예 핸드폰 침대로 집어 던지는데 이수. 핸드폰 침대가 아니라 바닥으로 툭! 떨어지고.
이수, 끙.. 자리에서 일어나 계속 울리는 핸드폰 집어 들다 멈칫! 침대 밑에 밀어놓았던 상자 본 것이다..
이수, 상자 당겨 열어보면.. 836.. 태산이 등번호 새겨진 장갑 보이는데...
S#4. 술집 앞. 밤.
이수에게 전화 걸고 있는 도진. 소리샘으로 넘어간다. 아쉬운 듯 끊고 술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메아리E : 도진 오빠도 왔으니까 생일축하합니다 하자.
S#5. 술집. 밤. (7부 엔딩에 이이서..)
메아리 : 자, 오빠들 소원 빌고 불 꺼.
지연 : (풋- 웃으며) 마흔에도 소원 빌고 촛불 끄는구나.
메아리 : (기분 확 상하는) 왜 웃어요?
모델 : 아..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그냥 뭔가 언밸런스한 거 같아서.
메아리 : 웃자고 한 말에 한 사람도 안 웃었으면 그건 실례죠.
태산 : 임메알! 너.. 너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이러고 있어. 집에 가 얼른.
메아리 : (억울한) 내가 뭘 잘못했어! 소원 비는 게 웃겨?
태산 : 이 자식이! 10시 넘었다고! 나와. 택시 잡아 줄 테니까.
메아리 : 시간 때문 아니잖아! (서러워 눈물 뚝) 내가 윤이 오빠 좋아해서 그런 거잖아!!
순간 정적!!! 윤이 표정 굳고... 정록과 도진 긴장하고...
태산 : (얼굴 시뻘개져서 일어서며 메아리 손목 잡아 일으키며) 일어나. 나와.
메아리 : (눈물 뚝뚝..) 놔, 아퍼.
최윤 : ......
태산E : 너 말 안 들어? 나와 얼른! (메아리 손목 더 꽉 잡고 일으키는데)
메아리 : (끌려가며 눈물범벅인) 아프다고. 왜 나 이렇게 보내. 나 창피하다고.
태산 : 시끄러! 나와!! (하는데)
최윤 : (자기 옆 지나가치는 태산 팔 탁 잡는)
태산 : (멈춰 서서 당황해 윤이 보면)
최윤 : (일어나 차분한 시선으로 태산 보며) 그 손 놔.
태산 : !!!
메아리 : !!!
도진/정록 : !!!
최윤 : (차분히) 할 말 있으면 나한테 해. 메아리 대신 내가 들을게.
태산 : !!!
최윤 : 모르는 사람들도 있잖아 여기. (하고 태산 손에서 메아리 손 빼는)
메아리 : (차마 윤이 쳐다보지 못하는데...)
최윤 : (도진에게) 메아리 좀.
도진 : 어. (메아리 가방 들고 메아리 어깨 감사며) 나가자.
메아리 : (순순히 따라 나가고)
정록 : (잽싸게 지연과 모델1에게) 아쉽지만 오늘은 이만 쎄이 굿바이 해야겠네요. 차까진 제가 에스코트 해드리겠습니다. 가실까요?
정록, 지연과 모델1 데리고 나가면, 태산과 윤만 남는다.
서로 시선 못 마주치고 긴장감 속에 서 있고...
S#6. 술집 앞. 밤.
메아리 멍- 하니 서 있고, 도진 그런 메아리 보며 서 있다.
도진 : 어디 가고 싶어. 데려다 줄게.
메아리 : 친절한 척은. 안 어울려.
도진 : 그지? 마스카라 번졌다. 한층 더 못생겨졌다.
메아리 : (픽 웃는) 치. 난 괜찮으니까 들어가서 오빠나 좀 봐줘요.
도진 : 걱정은 돼?
메아리 : 울 오빠 말고 윤이 오빠. 울 오빠가 패면 어떡해. 갈게요. (가는)
도진 : 어디로 가는데.
메아리 : (돌아도 안 보고) 귀찮아요. 10시면 초저녁이고 나 어린 애 아니야.
도진 : (멀어지는 메아리 보다 술집으로 다시 들어가는)
S#7. 술집 안. 밤.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 속에 마주 서 있는 태산과 윤.
태산 : 후.. (한숨 깊고) 담배 있냐.
최윤 : 같이 끊은 거 기억 안 나냐.
태산 : 홍세라랑 열 번을 헤어졌어도 담배 생각은 안 났는데... (착잡한 얼굴이고..)
최윤 : ...자리 옮겨서 나랑 한 잔 더 안 할래?
태산 : (보면)
최윤 : 너 아직 나한테 생일 축하한다고도 안 했어.
태산 : (그저 보는..)
최윤 : 정록이네 바 가 있는다. (나가는..)
태산 : (착잡한 듯 손으로 얼굴 쓸어내리고...)
S#8. 거리 + 도진 차 안. 밤.
도진 운전하고 있고, 태산 조수석에 앉아 있다.
도진 : 요즘엔 고딩도 열시엔 집에 안 들어가.
태산 : (멍한) 윤이가, 나한테..
도진 : (보면)
태산 : 그 손 놔. 그랬지..?
도진 : 그럼 그 발 놔, 그럴까.
태산 :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윤이가 나한테.. 어후...
도진 : 니가 애 손목을 너무 꽉 잡았으니까 그렇지. 안 그래도 쬐그만 애를..
태산 : (심란한 와중에도) 외탁해서 그래..
도진 : (피식...)
태산 : (갑자기 많이 섭섭하고..) 아우, 임메알.. 내가 저를 어떻게 키웠는데...
도진 : 그냥 좀 지켜 봐. 윤이가 누구냐? 우리 중 제일 똑똑한 놈이고.. 제일 따뜻한 놈이고.. 니가 제일 믿는 놈이잖아.
태산 : (말없이 창밖만 보는데....)
S#9. 이수 집/ 이수 방. 밤.
이수, 태산에게 선물하려던 장갑 낀 채 침대에 기대 앉아 있는. 장갑 낀 손 물끄러미 바라보는... 마음 쓸쓸한..
천천히 장갑 벗더니 가만히 만져 보는데..
S#10. 이수 집/ 거실. 밤.
외출(가디건이나 후드 정도 입은)하려는 듯 지갑 든 채 방에서 나오는 이수.
그때, 현관문 열리더니 세라 골프 백 들고 들어오는.
어색한 기운 흐르고...
세라 : (거실 들어서며) 안 마주치려고 최선을 다해 늦게 들어왔는데.
이수 : 그러게.. 나도 너 올 시간 됐다 싶어 몇 시간 비우려던 참인데, 마주쳤네. 쉬어. (하고 나가려 하면)
세라 : 잠깐 앉자.
이수 : (멈칫하고 보면)
세라 : 싸우자는 거 아니야. 뭔가 좀, 산뜻하지가 않잖아 우리 지금.
이수 : (그대로 선 채) 말해.
세라 : (잠시 보다) 사과할게.
이수 : ?!!
세라 : 니 말이 사실이고, 뭐 어쩌자는 의도 없었다면, 좀 오바한 거야 내가. 니 자존심 못 지켜준 거, 미안했어.
그리고 일정부분 고맙게 생각해.
이수 : ..뭘?
세라 : 내가 태산씰..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 니 덕분에.
이수 : (!!..) 그 와중에 별걸 다 했네 내가.
세라 : 사과는 받는 거지?
이수 : 하나만 약속 해.
세라 : (!!.. 보면)
이수 : 태산씨는, 우리한테 벌어진 이 일에 대해서 몰랐으면 좋겠어.
세라 : !!
이수 : 니가 태산씨한테 다 얘기해버린 거,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이건 지켜줘.
세라 : ...그럴게. (일어나면)
이수 : 하나 더.
세라 : (보면)
이수 : 나 어떡할까. 내가 나가는 게 편하면 내일이라도 나가고.
세라 : (!!..) 나도 그게 좋긴 한데, 나 지금 너한테 빼줄 돈 없어. 더 이상 대출도 안 되고. 상금 받아서 줄게.
그럴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네. (방으로 들어가는)
이수 : (마음 안 좋은.. 덩그러니 거실에 서 있고...)
S#11. 이수 집 근처 어느 길. 밤.
이수, 멍- 하니 걷고 있는.. 그러다 어딘가에 걸음 멈춘다. 의류수거함 앞이다.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낸다. 태산에게 주려던 장갑이다.
이수, 장갑 쥔 채 잠시 서 있다가 의류수거함에 장갑 넣고 돌아선다.
의류수거함 뒤로 하고 걸어가는 이수고...
S#12. 정록 아지트 안. 밤.
바에 앉아 있는 도진과 정록. 시선 한 곳 바라본다.
저만치 태산과 윤, 술잔 기울이며 마주 앉아 있는 테이블이다.
도진 : (시선은 태산과 윤이 테이블에) 쟤네 무슨 얘기해?
정록 : (시선은 태산과 윤이 테이블에) 꼭 들어야 아냐? 지혜가 없어 지혜가.
도진 : 근데 넌 왜 그렇게 쳐다봐.
정록 : (계속 주시하며) 혹시 기물 파손할까봐.
도진 : (뜨악..) 넌 쟤네 둘이 싸우면 누구 편 들 건데.
정록 : 윤이.
도진 : 왜?
정록 : 박민숙의 유언장 내용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까. 넌 누구 편 들 건데?
도진 : (사악하게 웃으며) 니 편.
정록 : 그렇지!
/12-1. 테이블.
최윤 : (말없이 술잔 비우는..)
태산 : ..괜찮겠어? (술병 드는)
최윤 : ..오늘 같은 날 안 마시면 언제 마셔.
태산 : (!! 윤이 잔에 술 따르다 멈칫!..)
최윤 : 생일이잖아.
태산 : (!.... 마저 술 따르는...)
최윤 : (그런 태산 보다가..) ...태산아.
태산 : (친구를 잃고 싶지 않은.. 담담히..) 이따위로 밖에 말 못해 미안한데, 최윤팔.. 나 너.. 믿는다.
최윤 : .... (무슨 뜻인지 아는... 술잔만 내려다보는...)
태산 : ..... (그런 윤 보는..)
최윤 : ...걱정 마. 니가 걱정하는 그런 일, 없을 거야.
태산 : (!!!.. 보면)
최윤 : 내가, (시선 들어 태산 보며 담담히) 죽어라 노력중이니까.
태산 : !!!
최윤 : (보다가.. 더 담담히) 이런 지 좀 됐다.
태산 : !!!
/12-2. 카운터.
정록 : (태산과 윤이 살피며) 뭐야, 둘 다 표정 완전 안 좋은데?
도진 : (태산과 윤이 보며) 그러게. 너네 찹 스테이크 먹었을 때랑 같은 표정이야.
정록 : (이씨!) 메아리는. 데려다 줬어?
도진 : 극구 사양하셔서.
정록 : (메아리한테 전화하며) 어딨는지 찾아 봐야 되는 거 아냐? (전원 꺼져있자) 끈 거야, 꺼진 거야?
도진 : 어딨는진 몰라도 누구랑 있는진 짐작 가. 근데 내 전활 안 받는 다는 게 문제지.
정록 : (?) 그 의식 있으신 분이 누군데?
S#13. 찜질방 안. 밤.
이수와 메아리 찜질복 입고 앉아 주전부리 먹고 있다.
이수, 구운 달걀 까먹고 있고. 메아리, 요구르트 음료 마시고 있다.
이수 : 그래서, 최변호사님 생일을 니 손으로 직접 깽판을 쳤단 말이야?
메아리 : 깽판이라니요. 고백의 다른 이름이죠. 전 누구처럼 고백을 토스하진 않거든요.
이수 : 어이구, 그 장한 일을 해놓고 왜 여기 이러고 있으실까?
메아리 : 울 오빠 얼굴 보기 싫으니까 그렇죠...
이수 : 오빠도 보기 싫다, 오빠 여친은 더 보기 싫다, 넌 몇 년 살았다고 사방이 적이냐.
메아리 : 그러시는 쌤은 왜 편의점 앞에서 그러고 계셨는데요.
(요구르트 음료 하나 더 먹으려고 빨대 꽂으며) 캔맥주에 김이 뭐야, 청승맞게.
이수 : 청순하게지! 편의점 앞에 청순 다 흘려 논 거 못 봤냐? 넌 대체 몇갤 먹는 거야?
메아리 : 요즘 스트레스로 폭식했더니 2키로 쪘단 말이에요. 살 빼야죠. 근데, 쌤 세라 언니랑 싸웠어요?
이수 : 알 거 없고, 오늘은 여기서 자자. 이래서 모두 내 집 마련이 꿈인가 보다. 난 먼저 잘 테니까, 넌 자지 말고 나 지켜.
(베게에 수건 깔며) 본의 아니게 여기선 내 미모가 좀 많이 튄다. (눕는)
메아리 : 허- 아, 네.. (하다 눈 반짝! 한 손은 이수 토닥토닥. 한 손은 이수 머리맡에 놓인 핸드폰으로 손 뻗으며) 쌤 코∼ 주무세요.
S#14. 아지트 앞. 밤.
아지트 앞에 서 있는 도진과 정록. 막 아지트 떠나는 태산과 윤의 차 보고 있다.
정록 : 윤이랑 같이 안 가?
도진 : 지금 윤이한테 필요한 건 무관심이야. (하는데 문자 알림음. 보면, 이수의 메시지다) 어! (잽싸게 확인하면,)
“메알이랑 찜질방에 있어요. 걱정 마시라구요. 특히 최변호사님.. 시리도록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야
어떻게든 지나갈 테니까요.. ㅠㅠ”
도진 : (뜨악.. 하게 문자메시지 보는..)
정록 : 왜. 누군데.
도진 : (내용이 뭔가..) 메아리 지금 찜질방에 있대. 너네 bar 단골손님이랑.
정록 : 찜질방? 찜질방에서 자겠단 거야? 여자 둘이? (순간 무언가 퍼뜩! 눈 반짝) 아무래도 우리가 가봐야겠지?
도진 : (역시 무언가 퍼뜩!) 신사니까.
S#15. 찜질방 앞. 밤.
옷 갈아입고 나오는 이수와 메아리.
이수 : (영문 모르겠고) 누가 데리러 오는데. (걱정) 혹시, 태산씨야?
메아리 : 당분간 그 이름은 꺼내지도 마세요. 어! 왔다.
이수 : (보면, 도진 차 두 사람 향해 오는. 당황스럽고..) 김도진씨 불렀어?
메아리 : (배시시..) 공식적으론 쌤이 부르셨어요.
이수 : (?!) 뭔 소리야. (하다) 너 또! (하는데)
도진 차 두 사람 앞에 멎더니 도진과 정록 내리는.
도진과 이수 시선 오가고... 이수, 어색하게 도진 시선 피하고...
메아리 : (빈 차안 살피며) 왜 둘만 와요? 윤이 오빠는?
도진 : 록이 오빠랑 진이 오빠로는 안 되겠니?
메아리 : (짜증) 아우, 어떻게 둘만 와? 센스 없이?
정록 : 오빠가 아깐 못 챙겨줘서 정말 가슴 아팠거든. 일단 오빠네 집으로 가자.
도진 : 슷! 얘도 쫓겨난 거 알지? 오빠네 레지던스로 가자. 게스트 룸 있어.
이수 : (뭐냐, 이 남자들?)
정록 : 메아리가 게스트냐? 패밀리지? (하고 메아리에게) 너, 내가 니네 집에 빈대 붙는 거 싫지. 그래서 이러는 거야.
니가 나랑 지금 우리 집에 가서 “민숙언니 저 오늘 하루만 재워주심 안돼욤?”하면 나 집에 들어갈 수 있다니까?
메아리 : 우리 쌤은 어쩌구요. 우리 쌤도 룸메이트랑 대판해서 집에 못 가시는데.
이수 : (눈빛으로 야! 너!)
도진 : 아..! 어차피 집에 못 가는 거였어? 그럼 메알은 록이네로 가고, (이수에게) 서선생은 나랑 가는 걸로.
이수 : 뭐라구요?
메아리 : (이수 팔짱 끼며) 오늘 우리 세트거든요?
도진/정록 : (짜증) 아, 왜!
S#16. 태산 집/ 거실. 밤.
현관 들어와 불 켜는 태산.. 메아리 들어 온 흔적 없고...
저벅저벅 메아리 방으로 가 방문 열어보면 역시나 메아리 없고...
후.. 걱정스런 얼굴인데, 그때 문자 딩동 오는.
[메아리 레지던스로 데려가 재운다. 걱정하지 마. -도팔이.]
S#17. 도진 아파트/ 거실. 밤.
[메아리 레지던스로 데려가 재운다. 걱정하지 마. -도진이.]
막 들어 온 듯 거실에 선 채 같은 문자보고 있는 윤. 문자 보고 안도의 한숨 쉬는...
S#18. 레지던스 앞. 밤.
로비 앞, 도진의 차 서자마자 메아리 튀어내리며,
메아리 : 나 화장실! 도진 오빠 빨리!
도진 : (내리며) 빨리 뭐.
메아리 : (종종 걸음하며) 비밀번호! 빨리!
도진 : 그냥 로비 화장실 써.
메아리 : (회전문 향해 가며) 거긴 집중이 안 되잖아. 나 급해.
도진 : (메아리 따라가며 정록에게) 차는 맡기고 (이수 눈짓하며) 저 사람은 챙겨 오고.
이수 : (!.. 도진 뒷모습 보는데)
정록 : 오케이. (키 뽑아 발렛한테 맡기며) 우리 이제 제대로 통성명해야할 시간이 온 것 같죠? 카푸치노 같은 남자, 록이라고 해요.
이수 : 하하. 서이숩니다.
S#19. 레지던스/ 로비. 밤.
로비 일각에서 친구(40대 초반 여)와 걸어 나오는 민숙.
친구 : (손거울로 얼굴 살피며) 애들이 난리다 아주. 너 이번 모임엔 꼭 나오라고.
민숙 : 왜, 나 이혼했나 안했나 내기했니?
친구 : (자기도 모르게 진심 나와 버린) 어머, 너 이혼했니?
민숙 : (쓰게) 좋아?
친구 : (헉! 수습) 아우 야, 너 걱정되니까, (괜히) 차 나왔나? 암튼 이번 모임 부부 동반이다? 간다. (가는)
민숙, 끙.. 잠시 서 있다 걸음 옮기는데, 누군가 발견하고 멈칫!
보면, 저만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엘리베이터 향해 가는 이수와 정록 보인다.
민숙, 건조하게 그 꼴 보다 또각또각 뒤따라 걷는데...
정록과 이수, 엘리베이터 앞에 다다르면 마침 1층에 도착하는 엘리베이터.
정록 : 타세요. 긴 다리 조심하고. (E) 옳지. 7층이에요.
이수 : (웃으며 타는)
이수와 정록 태운 엘리베이터 문 닫히면.. 엘리베이터 문짝에 비치는 민숙의 모습이고..
S#20. 레지던스/ 7층 복도. 밤.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정록과 이수 내리는.
정록 : (이수 잘못 인도하며) 이쪽입니다.
이수 : 저쪽인 거.. 같은데..
정록 : (다시 보더니) 아, 맞다! (얼~) 어? 와보셨구나~
이수 : (뻘쭘) 어쩌다.. 살짝..
정록과 이수 엘리베이터 앞 떠나면, 띵! 소리 나면서 옆 엘리베이터 문 열린다.
민숙, 서늘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내려 정록과 이수가 간 방향으로 또각또각 걷는데..
E 딩동!
S#21. 레지던스/ 거실. 밤.
이수 : (현관 문 열고 서서 의아한 얼굴로) ..누구..
보면, 현관 문 앞에 건조한 얼굴로 서 있는 민숙.
민숙 : (대답도 없이 문 확 밀치고 이수 지나쳐 안으로 저벅저벅 들어오며) 넌 씻고 왔니? (빈 거실 눈으로 훑으며) 비누냄새 난다?
이수 : (누구지?) 저기, 죄송하지만,
민숙 : (말 할 시간 안 주는) 씻으러 들어갔고?
이수 : 네? (하다) 아.. 씻으시나? 그러신 거 같은데,
민숙 : 니가 백혜주니?
이수 : 네?
민숙 : 강사장이구나.
이수 : 아뇨, 전, 공무원인데요.
민숙 : (어이없고) 아.. 넌 캐릭터가 공무원이야? 사장이 아니고?
이수 : (좀 화나고) 누구신지 모르지만 뭔가 오해하신 모양인데 초면에 너무,
민숙 : 그렇지. 초면, 오해, 왜 그 단어 안 나오나 했다. (서늘하게 돌변) 딱 감 안 와? 내가 누군지? (하는데)
정록 : (그때 방에서 나오다 헉!!) 여, 여보?!
민숙 : (보면 방에서 나오는 정록)
정록 : (!) 다, 당신이 여긴 어떻게...
민숙 : (이수에게) 봤니? 일단은 저렇게 나오는 거야. 순진해 보이려면.
이수 : (정록에게) 아내.. 분.. (이니?)
정록 : 네. (하고) 어떻게 왔냐니까. 나 여기 있는 건 또 어떻게 알고.
민숙 : 아내 분? (이수 턱짓하며 정록에게) 얜 내공이 좀 있다? (비꼬며) 아내 분을 보고도 놀라지도 않아.
정록 : 여보, 이 분은,
민숙 : 준비된 변명 있어? (같잖게 웃으며) 뭐, 친구들이랑 파티라도 하러 왔니?
도진 : (그때 정록 등 뒤로 방에서 나오다) 제수씨?!
민숙 : (띵!)
메아리 : (옆방에서 나오다 반갑게) 어? 언니!
민숙 : (띵!! 번개같이 상황 파악하고 이수에게 시크하게) 제 소개가 늦었네요. 박민숙입니다.
공무원이시라구요? 나 세금 많이 내는데.
이수 : 하하.. 서이숩니다.
메아리 : 저 고딩 때 스승님이세요. 언닌 우리 여깄는 거 어떻게 알았어요?
정록 : 당신 혹시! (반전. 완전 신나서) 나 미행했어? 아, 뭐 그런 걸 하구 그래. 나 걱정돼서 엄청 찾았구나.
(어깨로 민숙 툭 치며) 아우 진짜.
민숙 : (끙..)
정록 : (분위기 파악 못하고 신나서) 오늘 윤이 생파했거든.
메아리 : (울상) 이씨! 겨우 잊었는데!
정록 : 근데 거기서 메아리가 완전 대형사골 친 거야. (이하 2배속 화면. 액션 크게) 나 윤이 오빠 사랑한다규. 윤이 오빠 알라뷰.
태산이 헉! 우린 덜덜! 태산이가 가만있을 애야? 임메알 나와! 메아리 울고 불며, 오라버니 나빠요. 사랑이 죄인가요?
바로 그 순간! 천천히 일어나는 윤이. 태산이 손을 턱! 잡더니 이러는 거야. 그 손 놔. (속도 다시 정상) 크으!
(메아리 째려보며) 이런 걸 보고하라고. 하여간 지 잘못한 건 쏙 빼지, 어? (하고) 그래서 여차저차, 메아리 보호 차,
여기 온 건데 왜 여기 있지 여보는? 이 늦은 시간에 호텔에? 당신 혹시,
민숙 : (쎄하게) 난 아니야 여보. 난 여기 스파 회원이야, 3년 째..
정록 : 아.. 3년째...
민숙 : (욱, 하지만 참고 도진에게) 지배인한테 얘기해 놓을 테니까 이 호텔에서 하시고 싶은 거, 드시고 싶은 거, 다 하세요.
메아리 : 우와 진짜요?
민숙 : 맛있는 거 먹고 기분 풀어, 메알. (이수에게) 초면에 실례 많았어요. 오늘 실수는 갚을 날 있을 거에요. 그럼. (가려하면)
정록 : (냉큼) 그래, 여보. 가자, 가. (메아리에게) 너 아주, 나 구박했지? (도진에게) 간다. 노세요, 이수씨.
(이미 나간 민숙 따라 쿠당탕 나가며) 여보, 우리 집은 잘 있어? 식탁은, 화분은? 나 안 보고 싶대?
문 닫히는. 문 닫히자마자,
이수 : 하하하. (참았던 웃음 터지는)
메아리 : (?) 왜요?
도진 : (? 이수 보면)
이수 : 나 저 분 본 적 있거든. 작년 크리스마스 이븐날, 최변호사님 사무실에서.
어떤 남편이랑 살면 크리스마스이브에 이혼하겠다는 생각을 할까 궁금했는데, 하하. 아직 이혼 안 하셨구나.
하는데, 현관문에서 도어키 따는 소리 나고.
정록, 썩은 표정으로 들어온다.
메아리 : 뭐 두고 갔어요?
도진 : (알겠는) 저 인간을 두고 갔네, 제수씨가. (이수에게) 곧 이혼 하겠네요.
메아리 : 근데 진짜 비밀번호 다 같은 거 써요? 여기도?
정록 : 시끄럽고, 박민숙이 우리 뭐든 다 하랬지. (수화기 들고) 룸서비스죠.
도진 : 또 매 일시불로 번다.
메아리 : 내 말이. 난 그냥 잘래. 완전 피곤해.
이수 : 그래, 들어가자. (하며 메아리 쪽으로 가려는데)
도진 : (이수 손목 턱 잡아 자기 쪽으로 당기며 메아리에게) 어, 잘 자. 굿 나잇.
이수 : (이씨. 손 빼려하면)
도진 : (손목 더 꼭 잡고 정록에게) 와인으로 하자. 치즈는 뭐 있나 물어봐.
S#22. 레지던스/ 룸1. 밤.
침대에 등 기대고 앉아 졸업 앨범에서 오린 윤이 사진보고 있는 메아리... 윤이 생각에 마음 아프고...
S#23. 대형 마트 안. 밤.
24시간 마트. 혼자 쓸쓸히 카트 끌고 걷고 있는 윤. 카트에는 맥주 서너 팩과 요구르트 음료 한 팩 뿐이다.
그러다 앞에 오던 카트와 툭 부딪히는 윤. 정신 들어 “죄송합니다” 하고 다시 카트 밀고 가다가 걸음 멈추는.
보면, 예쁜 접시와 컵들 보이고...
윤, 물끄러미 접시 보며 무언가 떠올리는...
/<인터컷> - (3부 12씬)
메아리, 손 더 뻗어 접시 끄트머리 잡고 당기자, 접시들 쏟아질 듯 기우는.
“악!” 하며 메아리 고개 돌리는데, 접시들 턱 잡는 손. 윤이다.
메아리 눈 뜨고 그대로.. 아주 가까이 몸 닿은 채 멈춰 서 있는 두 사람..
메아리 정수리 위로 윤이 숨소리 닿는다.
/다시 마트.
윤, 쓸쓸히 서서 접시 보는데... 그 위로...
이수E : (♬) 잔인한 이별은 사랑의 말로
S#24. 레지던스/ 거실. 밤.
테이블에 와인 두어 병 놓여 있고, 치즈 안주 놓여있다.
소파에 등대고 바닥에 앉아 술 마시고 있는 세 사람.
이수, 좀 취해서 혼자 청승맞게 노래 부르고 있다.
이수E : (♬) 그 어떤 말도 위로 될 수는 없다고 아마 내 인생의 마지막 멜로 막이 내려오네요 이제~
태어나서 널 만나고 죽을 만큼 사랑하고.. (빅뱅 ‘BLUE')
정록 : 우리 단골께선 주사가 노래시구나, 완전 못하시는데.
이수 : 아직 덜 취해서 그렇거든요? 이봐, 잔 비었네. 이 와인 맛있어요.
도진 : 뭔들. (와인 따라주는)
이수 : (째려보는)
정록 : 아, 이거 알아요? (와인 병 라벨 가리키며) 이거 도진이가 디자인한 건데.
이수 : (병 당겨 라벨 보고) 정말요?
도진 : (좋으면서 싫은 듯..) 뭘 그런 걸 얘길 해.
정록 : 얘길 해야 이수씨가 다신 안 마시지. 니가 이거 그리고 매출 떨어졌지.
이수 : (도진 약 올리며) 이그. 이 맛있는 걸.
도진 : (이씨!) 내가 라벨 그리고 판매량 급등했거든? 넌 지금 졸리고 있어. 가서 자!
정록 : 아, 나 졸리고 있어? 그럼 자야겠다. 근데 나 왜 재워?
이수 : 아우, 무슨. 저두 이것만 마시고 잘 거예요.
도진 : 그럼 난 누구랑 마셔. 난 댁 만취했을 때 들고 안고 업고 여기까지,
이수 : (헉!) 김도진씨!
정록 : 어쩐지 층수도 알고, 호수도 알고 한두 번 와본 솜씬 아니더라니. 둘이 사겨?
이수 : 아우, 아뇨.
정록 : 아. 그냥 잠만.
이수 : 네, 그렇, (헉!) 아니구요,
도진 : 정숙함을 추구하는데 머리가 못 따라가.
이수 : (이씨!. 그때 정록 핸드폰 울리는)
정록 : (액정 보더니 냉큼) 난 잔다. (들어가며 E) 아깐 잘 들어가셨어요?
도진 : (와인 병 들며) 마셔요. 취해주면 더 좋고.
이수 : 웃기고, 딸꾹, 있어. (일어나는데)
도진 : (손목 잡아 다시 주저앉히는)
이수 : (엉덩방아 콩!) 아!
도진 : 어딜 가요. 이 순간을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 (손 꼭 잡는)
이수 : (심장 쿵. 잡힌 손 보다 도진 보면)
도진 : 연하남은 만났어요?
이수 : 서너 살 아래면 좋겠다 까지만 정했어요.
도진 : 그렇군요... (잠시 말 없다가) 전문가니까 말해 봐요.
이수 : 뭘요?
도진 : 짝사랑은 처음이라 어디 상담할 데도 없고 해서 묻는 건데, 원래 짝사랑 3개월 차에는 이렇게 자주 화가 납니까?
이수 : 왜 화가 나는데요?
도진 : 난 왜 싫은데?
이수 : !!!
도진 : (보는)
이수 : (보는)
도진 : 잘 생겼죠.
이수 : 네.
도진 : (의외의 대답에 멈칫했다 미소..) 넘어만 오면, 진도는 꽤 빠르겠네 이 여자...
이수 :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도진 : 거부할 수 없는 취향이라는 게 있죠. (느슨한 눈빛으로 깊게 바라보고)
이수 : (희미하게 웃는) 자신 있어서 좋아요...
도진 : ..용기를 북돋아주는 말이네요.
이수 : (보는...)
도진 : 이성 말고 감성에 자길 맡겨 보는 건 어때요. 아님 술에라도.
이수 : (피식...)
도진 : (얼굴 만지며) 아님, 나한테 맡겨보던가.
이수 : (긴장하는.. 하지만 피하지는 않는..)
둘 사이 묘한 기류 흐르고.
도진, 키스하려는 듯 이수에게 점점 다가가는데,
그때, 정록의 목소리 “안 들려요? 잠깐만요” 하더니 이내 방문 벌컥 열고 나온다.
이수 헉!! 정록이 문 열고 나옴과 동시에 철퍼덕 누워 자는 척하는.
도진, 그런 이수 보며 쿡- 웃음 나오지만 참고...
정록 : 이제 들려요? (통화하며 시선은 도진과 이수) 잠깐만요. (하고 도진에게) 자?
도진 : (이수 보며) 음. 아주 깊-이 잠들었네.
정록 : 안아다 눕혀.
도진 : 그래야겠지? 넌 소파에서 자. 우리 이 방 쓴다.
이수 : (헉! 눈은 못 뜨겠고.. 미치겠고..)
정록 : 알았다. (소파에 앉아 계속 통화하는 E) 여보세요? (사이) 아뇨, 친구랑 같이 있거든요. (사이) 우리? 지금 호텔.
(사이) 남자끼리 호텔을 왜 와요. 당연히 여자랑 왔지. (어쩌고저쩌고)
도진, 이수 번쩍 안아 올려 정록이 있던 방으로 들어가는.
이수, 악! 미치겠고...
S#25. 레지던스/ 룸2. 밤.
이수 안고 들어오는 도진. 발로 문 닫으면. 문 닫히는 소리.
(이하 모든 대사는 소근 거리면서)
이수 : (문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눈 번쩍 뜨며, 소근!) 내려요 얼른.
도진 : (더 세게 안으며) 아직 침대까지 안 갔는데?
이수 : 좋은 말로 할 때,
도진 : 알았어요. (침대로 가 이수 내동댕이치듯 내려주는)
이수 : 악. 이씨.
도진 : 내려 달라며.
이수 : 여기로 들어오면 어떡해요.
도진 : 늘 내가 쓰는 방이니까.
이수 : (미치겠는) 우리 둘이 같이 자는 줄 오해 할 거 아니냐구요.
도진 : 오해 받는 게 싫으면 진짜 같이 자던가.
이수 : 아우 증말! 나가요 얼른.
도진 : 난 소파에서 못 자요.
이수 : 그럼 다시 안아요!
도진 : ?!
이수 : 다시 안아서 메아리 있는 방에 들어다 놓으라구요. 지금 와서 깬 척 하고 나갈 순 없잖아요. 아까 안 잔 거 다 뽀록 날 텐데.
도진 : (핸드폰 꺼내며 침대에 앉으며) 두 번은 못 들어요. 몇 키로야 대체.
이수 : 좀 들어 봐요! 이러다 메아리까지 깨면 어떡해요!
도진 : (어깨 으쓱하고 아랑곳없이 어딘가로 문자)
이수, 아 저 인간을 진짜! 그러다 안 되겠는지 자기 머리 마구 흐트러트리는.
도진, 뭐해? 의아하게 보는데, 마치 지금 막 깼다는 듯 머리 긁으며 문 열고 나가는 이수.
정록E : 안 잤어요?
이수E : (하품하며) 아흠.. 지금 막 깼어요. 주무세요.
정록E : 네, 주무세요.
도진 : (정록과 이수 대화 듣다가 피식 웃으며 침대에 눕는)
정록 : (들어오며) 소파에서 자라더니 뭘 어쨌길래 각방이야.
도진 : 소파에서 자라는 건 계속 유효해. (눈 감으며) 굿 나잇.
정록 : (이씨!)
S#26. 도진 아파트 전경. 다음 날 아침.
최윤E : 왔어?
S#27. 도진 아파트/ 거실. 아침.
도진, 어제의 옷 그대로 거실로 들어서다 멈칫!
보면, 꽃무늬 앞치마 곱게 두른 채 찌개 간 보고 있는 윤.
도진,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식탁보면, 깔끔하게 차려진 아침 밥상.
최윤 : 바로 출근한다더니.
도진 : 이틀이나 같은 옷 입는 게 견뎌지지가 않아서. 근데 너 뭐하냐?
최윤 : 요리에 취미 붙여 보려고.
도진 : 그 앞치마는 어디서 났어. 이 집에서 꽃다운 건 나 하나로 족한 거 같은데?
최윤 : 샀어. 접시 사면서. 앉아, 국만 뜨면 돼.
도진 : 하지 마.
최윤 : 뭘.
도진 : 방금 새댁의 멘트였어. (앉으며) 그것도 외박한 남편한테 아침밥상 차려주는.
최윤 : (국 놓아주며) 냄새 죽인다. 먹어 봐.
도진 : (숟가락 들고 국 떠먹어 보는. 표정 굳고...)
최윤 : 왜. 맛없어? (자기도 먹어보는. 조용히 숟가락 내려놓는. 침묵 흐르고...) 보리 빵 있는데.
(한 쪽에 놓인 빵 봉지 열어 빵 꺼내며) 바게트도 있고.
도진E : 윤이 연애시키자.
S#28. 정록 카페. 낮.
도진 카운터 앞에 서있고, 정록 카운터에 서서 계산하는 중이다.
메아리, 음료 만들고 있고.
정록 : (메아리 눈치 보며) 야, 쉿! 소머즈야.
메아리 : (음료 만들며) 다 들었거든요?
정록 : 다 들었대. 얘기해 봐.
도진 : 윤이가 자꾸 요리를 해. 앞치마까지 걸치고. 접시도 사왔더라. 세트로. 욕구불만이야. 아님 나한테 딴 맘 있던가. 연애시키자.
메아리 : 주문하신 망고 코코넛 나왔으니까 쓸데없는 소린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도진 쏘아보는)
도진 : (음료 슬쩍 보며) 침 뱉은 거 아니지?
메아리 : (음료 당기며) 아직 기회 있어요?
도진 : 야, 야.
정록 : 왜 건드려. 리틀 박민숙이라니까.
S#29. 정록 카페 앞/ 태산 차 안. 낮.
꺼칠해 보이는 태산, 운전석에 기대 카페 안쪽 보고 있는..
도진, 정록과 이야기 중인 메아리 보이는..
태산, 손에 휴대폰 들려있고, 전화 걸려던 참인 듯 ‘베이비 메아리’ 떠 있고..
안심 섞인 낮은 한숨 내쉬는 태산, 휴대폰 끄고 그대로 차 출발 시키는..
S#30. 학교/ 교무실. 낮.
수업 시간인 듯 교무실 안 몇몇 선생님들 드문드문 앉아 있고, 조용하다.
이수, 책상에 앉아 학생들 수행평가 리포트들 보면서 점수 매기고 있다.
박선선생 들어와 자리에 앉는.
이수 :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
박선생 : 서선생은 오늘 4교시 수업 있었구나?
이수 : 네.
박선생 : 근데, 왜 내 문자에 답이 없어?
이수 : 문자 하셨어요? 죄송해요. (무선충전패드 위에 올려놓은 휴대폰 들어 전원 켜며) 배터리가 없어서. 무슨 일로,
박선생 : (양치컵 챙겨 들고) 아침에, 마끼아또가 좀 땡겨서.. 늦을 거면 좀 사다달라고.
이수 : (빠직, 얼른 표정 관리) 아, 예.. 근데 제가 오늘 좀 일찍 와서..
박선생 : (안타까운) 그니까, (양치하며 나가는)
이수, 끙.. 다시 점수 매기는데, 딩동! 문자 알림음. 도진으로부터 온 문자다.
보면, [태산아. 나 지금 서선생이랑 한 방에 있는데, 이 여자 너무 예쁘다...]
이수, 어? 하며,
/레지던스에서 도진이 문자 보내던 모습 짧게 회상하고.
다시 문자 보면, [근데 나가겠다고 안으라네? 안으면 눕힐 거 같은데 어떡하지?]
이수, 어쩐지 조금 감동이고.. 설레고.. 옅게 미소 짓는데...
S#31. 학교/ 복도. 낮.
텅 빈 복도. 딩동댕! 수업 끝나는 종소리 울리고.
이내, 복도로 쏟아져 나오며 장난치는 아이들.
이수도 수업 마치고 교실 나오는데, 핸드폰 울린다. 꺼내 보면, 액정에 ‘맞선남’ 떠 있다.
이수 : (기억 안 나는 듯) 맞선 남..? (생각 난듯) 아.. 소개팅.. (의아한 얼굴로 보다가 전화 받는) 여보세요?
선남F : 저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그때 세라 소개로 선 보다 만..
이수 : 기억하죠, 물론.. 근데 무슨 일로.. (사이. 놀란) 세라가요?
S#32. 병원/ 응급실. 밤.
링거 맞고 누워 있는 세라, 수척한 모습이다.
허겁지겁 응급실로 들어오는 이수.
이수 : 어떻게 된 거야. 괜찮아?
세라 : 위경련. 운전은 못하겠어서. 와 달라고 해서 미안.
이수 : (미안하단 말에) 야, 넌. (사이) 아프진 않아? 의사 선생님은 뭐래? 괜찮데?
세라 : 스트레스고 피로지 뭐. 그럴 만하잖아 요즘.
이수 : (!!..) ...태산씨한텐 연락했어?
세라 : (덤덤한) 뭐하러, 두어 시간 쉬면 괜찮다는데..
이수 : 그래도 연락 해야지. 아픈데 혼자 누워 있음 어떡해.. (핸드폰 꺼내는)
세라 : 하지 말라니까.. (말은 그렇게 하지만 안 말리는..)
이수 : (통화 된) 네, 태산씨. 통화 가능 하세요?
세라 : (긴장한 얼굴로 듣고 있고...)
이수 : 세라가 연습장에서 쓰러져서 지금 응급실에 있거든요.
/태산 : (차분하게..) ...혹시 세라가 전화하라든가요?
이수 : (당황 뒤돌아 통화) 아뇨, 그냥 제 생각에 아셔야 할 거 같아서...
태산F : ....세라, 옆에 있어요?
이수 : 아뇨.. 저 지금 밖이에요. (세라 눈치 보는)
세라 : (고개 돌리고 누워 있지만 다 듣고 있고...)
태산F : 상태는 괜찮아요?
이수 : 스트레스성 위경련인데, 지금 링거 맞고 있어요. 두어 시간 정도 쉬래서요..
/태산 : 그럼 이 전환 안 받은 걸로 하죠.
이수 : (당황한) 네?
/태산 : 이수씨가 수고 좀 해주세요. 그럼.. (뚝!)
이수 : (어떡하지? 하다 끊었는데) 아.. 지방이시구나. 알겠습니다. 네, 들어가세요. (끊고 돌아서서) 태산씨 지금 현장이래. 지방...
세라 : (다 아는.. 허하고 감정 없는 톤으로) ...멀리 갔네...
이수 : !!!
세라 : (자기도 모르게 눈물 뚝뚝 흘러 떨어지고.. 울음소리 안 내려고 어금니 꽉 무는.
하지만 꺽꺽.. 울음 새어나오고.. 참을수록 울음 더 커지고...)
이수 : !!! (굳은 얼굴로 세라 보는... 다 자기 잘못 같고.. 참담하고...)
S#33. 태산 집/ 태산 방. 밤.
핸드폰 쥔 채 표정 없이 책상에 앉아 있는 태산...
책상 위엔 홈바 스케치, 디자인 샘플, 조명 사진들 흩어져 있고..
S#34. 태산 집/ 메아리 방. 밤.
메아리, 재봉틀 앞에 앉아 예쁜 박스에 담은 남자 가방 내려다보고 있는..
윤에게 주지 못한 가방이다. 서글프고 착잡한데,
똑똑! 얼른 상자 닫고 돌아보면 태산이다.
태산 : (어색해 퉁명) 있으면서 왜 대답을 안 해,
메아리 : (풀렸지만 퉁명) 할라고 했어..
태산 : (무뚝뚝하게) 낼 모래 세라 언니 시합이야. 파이팅 문자 하나 남겨.
메아리 : ..있다 할게.
태산 : 지금 해. ..너랑 할 얘기도 있고.
메아리 : (!!) 뭔 말 할지 알아.
태산 : 니가 어떻게 알아.
메아리 : 윤이 오빠 얘기잖아.
태산 : 윤이 얘기 아니야. 내 얘기야.
메아리 : (퉁명) 오빠 얘기 뭐.
태산 : 임메알. (사이) 너 없는 2년 동안 오빠, 너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메아리 : (!!! 예상 못한 말에 심장 쿵!)
태산 : (맘 아픈) ..오빠한테 너 또 비행기 태우게 하지 마.. (보다 나가는)
메아리 : (미안해서 눈물 나는, 입술 꽉 무는데) ...
E (현악 4중주의 로맨틱한 연주 소리 우아하게 들리는)
S#35. 호텔/레스토랑. 밤.
민숙, 고등학교 동창 모임이다. 세 쌍의 부부와 민숙 앉아 있다.
민숙, 옆 자리 비었고 민숙의 명품 백만 놓여있다..
민숙 친구들 명품 정장 차림이고, 남편들 40대 후반 혹은 50대 초반의 중년 느낌.
천상 배나온 아저씨들이고, 대머리도 있고...
허나 남편 동반한 친구들 표정 밝고, 민숙만 덤덤한데..
친구1 : 공이나 치러 나갔다 오자. 우리 이이, (은근 째는) 태국에 리조트 하나 했잖아~
남편1 : (배 불룩 50대. 물수건으로 얼굴, 목, 가슴팍까지 거의 샤워를 하며) 오세요, 까짓것. 여자들이 놀아야 얼마나 논다고.
한, 돈 천 쓰면 되잖아.
친구1 : 넷인데 충분하지. (하며 남편의 행동 창피한 듯 쿡- 찌르고) 근데 니 남편은 왜 아직 이야?
민숙 : (여유 있는 척 웃으며) 바쁜 거 같아 말 안 했어.
친구3 : 얘는 부부동반이라니까.
친구2 : 어린 남편이니 오죽 공사가 다망할까. 이 냥반들이랑은 수준도 좀 안 맞을 거고,
민숙 : 안 맞지. 장르가 워낙 다른데.
친구1 : (자기 남편에게) 여보 근데, 민숙이 많이 늙지 않았어? 옛날 모습 하나도 없지.
남편1 : 그러는 당신은 뭐 있냐?
친구1 : (민망..) 누, 누가 뭐 난 있대? 남자들은 이런다? 지 마누라 편드는 꼴을 못 봐.
친구2 : (바라는 맘 비치는) 나도 얘 얼굴 너무 상해서 이혼이라도 한 줄 알았다,
친구1 : 그지!
민숙 : (끙... 표정관리하며) 걱정 마, 이혼하면 니들한테 젤 먼저 알릴 테니까.
S#36. 도진 집 근처 운동장. 밤.
축구 골대 앞에 박스 하나 놓여 있고 주변에 야구공 흩어져 있다.
공하나 슝- 날아와 박스 속으로 툭- 떨어진다.
보면, 편한 차림으로 공 던지고 있는 윤. 다시 포즈 잡았다 공 던지는. 박스 옆으로 떨어지는 공.
윤, 어깨랑 목 돌리고 몸 더 풀고 다시 공 하나 집어 들고 던질 포즈 취하다 멈칫,
보면, 박스 앞에 글러브 끼고 포수 자세로 앉아 있는 태산.
윤, 먹먹히 태산 보면, 태산 알 수 없는 송구 싸인 보내는.
최윤 : (??)
태산 : (아랑 곳 없이 계속 싸인 보내는)
최윤 : 무슨 싸인이 그래. 뭐라는 거야.
태산 : (싸인 동작 하며) 야밤에 혼자 뭔 청승이냐고.
최윤 : (!!.. 태산의 마음 알겠고...) 그러는 넌.
태산 : 너 여깄을 거 같아서. (또 다른 싸인 보내는)
최윤 : 뭔데 그건 또.
태산 : 늦었지만.. 생일 축하 한다.
최윤 : (!!.. 먹먹히 보다가 들고 있던 공 던지는..) 맨 입으로?
태산 : (엇! 턱! 반사 신경으로 잡아내는. 다시 공 던지며) 술 한 잔 할래?
S#37. 정록 아지트. 밤.
태산과 윤 들어오면, 바에 앉아 있는 도진 뒷모습 보인다.
태산 : 오늘 청승들 많네. (하며 바로 가는)
도진 : (술 마시는데 옆에 누군가 앉는. 보면, 태산과 윤이고. 윤이에게) 연습한다더니?
최윤 : 작업한다더니?
정록 : (바 안에서 가까이 오며) 야 늬들 나 죽으면 내 장례식에 올 거냐?
태산 : 하다하다 별... 언젠데.
정록 : 올 거야 말 거야.
태산 : 강남에서 할 거야?
도진 : (아무 일도 아닌 듯) 차 막힐 시간 피해 잠깐 들르던가. 왜,
최윤 : (도진 나무라듯) 그래도 들러 엔간하면.
정록 : (이씨) 부조는 얼마나 할 건데.
도진 : 성의껏?
정록 : 그럼, 부조금 좀 땡겨주라. 성의껏.
태산 : 땡겨 죽게?
도진 : 죽고 싶은 거야, 돈이 필요한 거야?
정록 : 이대론 못 살겠다. 그냥 위자료 주고 확 이혼할라고.
최윤 : 얘 또 왜 이러냐.
도진 : 근데 30만원으로 이혼이 돼?
정록 : (띵!!) ..늬들 10만원씩 밖에 안 할 거야?
태산 : 대신 우리가 관은 들어 준다. 파이팅 있게.
정록 : 와- 난 그래도 친구라고 니들 믿었는데, 마누라 복 없는 놈 친구 복도 없다더니,
그때 민숙에게 문자 오는. “마눌느님-당장 텨와.”란 문자와 주소 함께 온. 어!
정록, 급 화색 돌더니 세 남자 보며,
정록 : 뭐? 엔간하면 잠깐 들러? 성의껏 십만 원? (벼르듯) 니네, 돈 많이 벌어둬라. 다음 달부터 월세 대폭 인상이다.
(신나게 나가며) 수건으로 설움을 줘? 임메알, 너도 죽었어!
일동 : (?!, 그런 정록 뒷모습 보며) 뭐야?/왜 저래?
S#38. 호텔/레스토랑. 밤.
각자의 남편과 와인 부딪치며 하하 호호 즐거운 친구들.
여전히 싸늘한 표정의 민숙, 얌전히 와인 마시고 있다.
하하 호호하던 친구들 웃음 점점 잦아들더니 일제히 한 곳 바라본다.
민숙도 고개 돌려 보면, 젊고 세련된 아우라 뿜으며 모델처럼 걸어오는 남자, 정록이다.
친구들, 시선으로 정록 쫓는데 자기들 테이블로 오자 놀란 눈빛인데,
민숙 : (의외라는 듯) 뭐야, 나 여기 있는 거 어떻게 알았어?
정록 : (신사 톤으로) 8층 피트니스 왔다 중식당 가는 길인데 입구 예약자 명단에 당신 이름 있길래.
내 전화도 안 받고 여기 있었던 거야?
민숙 : 친구들 만난다고 했잖아. (시크) 우리 남편.
친구들 : (끙... 부러워 죽겠고...)
정록 : 이정록입니다. 결혼식 때 뵙고 첨이죠. 잠깐 실례해도 될까요?
남편1 : 앉아요, 앉아. 듣던 것 보다 훨씬 미남이네.
정록 : (민숙 옆으로 앉으면)
남편2 : (무릎까지 양복바지 걷어 올리고 앉은 채 감탄) 캬- 모델이네 모델.
친구2 : (기분 더럽고.. 남편 바지 확 잡아 내리고)
민숙 : 오지 말래니까. 자긴 지루하다니까, 이런 자리.
정록 : 잠깐인데 뭘. 당신도 있고. 저녁은.
민숙 : 대충 먹었어.
정록 : 내가 안 챙기면 꼭 대충이지. (민숙 어깨 감싸며) 이 사람 뭐 좀 먹었습니까?
친구들 : (끄응...)
남편1 : 먹긴 먹던데. 새 모이만큼. (친구1에게, 습관처럼) 어이, 민지 엄마, 물 좀 가져와.
친구1 : (쪽 팔리고.. 얼른 웃으며) 이 사람도 참, 웨이터 있는데.. (손들며) 여기 물,
남편2 : (와인병 잡으며) 자, 새 사람 왔으니까 한 잔 씩들 더 하지 뭐.
남편들 술 따르고 받고 하고 있고...
민숙, 정록 향해 웃는.. 정록 민숙 향해 웃는.. 전략적제휴고...
친구들, 끙.. 속 부글부글 끓고..
S#39. 골프웨어 매장. 다른 날 낮.
세라 화보 크게 걸린 매장 안..
골프복 차림의 세라, 피팅룸 나온다.
관계자들, ‘예뻐요’ ‘짱이다~’ ‘편하세요?’ 한 마디씩 하는.. 몇몇 기자, 사진 찍는..
세라 : (허리 돌려보고, 어깨 움직여 보고는, 거울 비춰보며 관계자들에게 농담) 부담 제대로 주셨네요..
젤 예쁜 옷 입혔으니 젤 잘 치란 뜻이죠?
관계자1 : 내일부터 시합인데 안 떨리세요?
세라 : (살짝 긴장 되는) 그러게요, 벌써 내일이네요, 설레게.
스탭1 : (핸드폰 가져다주며) 문자 오던데요?
세라 : 고마워요.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면, 메아리고.. 약간 실망했지만 메아리가? 문자 보면,
[이왕 시합 나간 거니까 1등해요. 2등은 안 어울림]
세라, 그래도 생각해 주는 구나.. 물끄러미 문자 보는데....
S#40. 이수 집/ 세라 방. 밤.
방문 열려 있다. 세라 시합 갈 짐 싸고 있는.
그러다 골프공 가방에서 태산이 그린 ‘음흉한 눈’ 그려진 골프공 발견하고 보는데..
이수, 목욕 파우치 들고 들어오는..
이수 : 목욕 용품은 내가 챙겼어..
세라 : 거기 놔, (음흉한 눈 골프공 잘 챙겨 가방에 넣는)
이수 : 몸은 괜찮아? 병원에서 괜찮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내내 시합인데.
세라 : 무리라도 나가야지. 상금 타서 니 돈 빼주려면.
이수 : !!...
세라 : 일주일 동안은 너 편하겠다. 나 신경 쓰지 않고 집에 들어와도 되고. (짐 보며 혼잣말) 대충 됐나?
이수 : (그런 세라 보고 서 있는..)
세라 : 왜, 더 할 말 있어?
이수 :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경기 잘하라고.. (애써 웃어 보이며) 응원한다고.
세라 : 고마워. 진심이면.
이수 : !!!
S#41. 이수 집/ 이수 방. 밤.
물 열고 들어오는 이수. 침대로와 멍하니 앉았다가... 어딘가로 전화 거는.
이수 : 어디야? 주말에 잠깐 봤으면 해서.
메아리F : 제가 전화 드릴게요.
S#42. 윤 로펌/ 윤 사무실 안. 밤.
메아리 : 지금 통화 못할 상황이라서요.
끊고 보면, 최윤 고개도 안 들고 책상에서 일하고 있고 메아리 그 앞에 서 있는.
메아리 : (쇼핑백 든 채) 바빠요?
최윤 : (여전히 보지도 않고 차갑게) 음.
메아리 : (그런 윤 물끄러미 보다가) 나 안 볼 거예요?
최윤 : (고개도 안 들고..) 급한 일 아니면 가줄래?
메아리 : (차갑게 구는 윤이 낯설고.. 가슴 아픈) 알았어요. (상자 책상에 놓으며) 이것만 놓고 갈게요. 이거 내가 만든,
최윤 : 가져가.
메아리 : !!! (그때 노크소리 똑똑)
최윤 : 네.
강변 : (빼꼼히 문 사이로 고개 내미는) 잠깐 들어가도 돼요?
최윤 : 들어와.
강변 : (보자기로 싼 3단 도시락 들고 들어오며 메아리 무시하고 도시락 책상 위에 놓으며) 이거 아까 선배 법원 가셨을 때
이미경이라는 분이 맡기고 가셨어요.
최윤 : !!!
강변 : 도시락인데, 맛있게 드시라고.. 생일.. 챙겨주신 건가 보다, 그쵸.
최윤 : ...음. (가슴 아픈 얼굴로 도시락 보는...)
강변 : 그럼, (메아리 한 번 슬쩍 봐주고) 말씀 나누세요. (나가면)
메아리 : 이미경이.. 누구예요?
최윤 : 가, 그만.
메아리 : 누군데요.
최윤 : 가라 그랬다.
메아리 : 그 모델 중 한 명이에요? 왜 내 선물은 안 받고 이건 받는데요?
최윤 : (건조하게) ...장모님이셔.
메아리 : !!! (도시락 눈길 줬다 윤이 보면..)
최윤 : (물끄러미.. 도시락 보고 있고....)
S#43. 카페. 다른 날 낮.
이수, 테이블에 지갑과 종이테이프 올려놓은 채, 창밖만 보고 앉아 있다.
잠시 후, 메아리 들어와 이수 발견하고 자리로 와 앉는.
메아리 : 늦어서 죄송해요.
이수 : 나도 방금 왔어. 내가 부탁한 건..
메아리 : 가져 왔어요. (가방에서 태산이 고등학교 졸업앨범 건네며) 근데 이건 왜요?
이수 : (앨범 받아 펼치는. 서너 장 넘기면 뻥 뚫린 페이지 나오는..
지갑에서 태산이 사진 꺼내 뻥 뚫린 곳에 꼭 맞춰 대더니 종이테이프로 사진 붙이는)
메아리 : (?!!) 뭐하세요?
이수 : (붙이며) 버릴 수도 없고, 태울 수도 없더라. 그래서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메아리 : (?!) 왜요? 쌤 이제 우리 오빠 싫어요?
이수 : (다 붙인 앨범 보며) 그냥 모든 게.. 원래 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메아리 : (보다가) 쌤 무슨 일 있죠.
이수 : (앨범만 보는...)
메아리 : (분위기 읽고..)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전 세라 언니보다 울 오빠보다 쌤 편이에요.
이수 : (쓸쓸한 미소) 고맙다. 근데 난 세라편이야.
메아리 : !!!
이수 : 그동안 나 너무 내편이었거든.. (앨범 덮어 메아리 쪽으로 천천히 밀어주는데...)
메아리 : !!!
S#44. 소품갤러리 /소품 매장 여러 곳. 다른 날 낮.
벽걸이 장식 매장.
도진과 태산 세라 홈바에 쓸 벽걸이 장식 소품 고르고 있고..
도진, 특이한 소품들 사진 찍고 있다.
/44-1. 와인렉 매장.
태산 : (와인렉 고르며) 세라 이번 주에 첫 경기라 곤지암 가있거든. 일주일 집 비니까 홈바 설치 끝낼라고.
도진 : (눈 반짝) 그럼 집에 서선생 혼자 있겠네?
태산 : 그래서 내가 같이 있을라고.
도진 : !!!
태산 : (와인렉 하나 고르고) 이거 포장에 놓으세요. 다음은 조명이야. (앞서 가는..)
도진 : (느낌 쎄한.. 진심인지 아닌지 모르겠고.. 따라 걷는데..)
/44-2. 조명 매장.
태산 : (도면 손에 들고 디자인 예쁜 조명들 보고 있고..)
도진 : (조명 사진 찍으며 괜히) 홈바 작업 오래 걸려? (은근 슬쩍) 도와줘?
태산 : (조명 살피며) 왜, 내가 이수씨랑 둘이 있는 거 싫어?
도진 : 너 지금 상당히 너답지 않아.
태산 : 그지?
도진 : (!!) 뭐야. 너 왜 자꾸 나 떠봐.
태산 : 니가 아니라 나 떠보는 건데?
도진 : !!!
S#45. 이수 집 앞. 낮.
트럭 세워져 있고 젊은 인부 둘 자재들 내리고 있다.
태산은 자재들 체크하고 있다.
도진 : (의아한) 나보고, 하라고?
태산 : (도면 주며) 슬라이딩 도어 떼고 도면에 쪼닝한대로 해주면 돼. (자재 보며) 반은 완성이고 반은 넉다운이니까
스트레이트로 작업하면 하룻밤이면 될 거야. 왜 이걸 니가 해야 하는지는 너도 잘 알고.
도진 : (?!!..) 내가? 뭘.
태산 : (별 감정 없는 듯한 어투로) 이수씨가 나 좋아한다던데?
도진 : (모르는 척.. 조금 오버) 그래애?
태산 : 근데 너도 안다던데?
도진 : !!!
태산 : 넌 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면서 나한테 왜 말 안 했냐?
도진 : !!!
태산 : (보는)
도진 : (담담히 보다가..) 말 했으면. 그렇다고 뭐 흔들릴 것도 아니잖아.
태산 : (담담히 보다가) 흔들렸으면.
도진 : (!!!) 흔들렸어? (그때,)
이수 : 두 분 여기서 뭐하세요?
태산, 도진 돌아보면 이수 퇴근 하는 길인 듯 서 있고.
이수, 그런 두 사람 보는.
그런 세 사람의 시선에서.. 8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