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17 (수) 이준석 '前대표' 됐다… 431일 만에 불명예퇴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월 16일 대표직에서 해임됐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에서의 비상대책위원 9명 임명안 의결로 비대위가 1공식 출범하면서 기존 당 지도부는 자동 해체됐다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밝혔다. 지난해 6월 ‘0선 30대 대표’ 신드롬 속에 당 대표에 오른 이준석 대표는 431일 만에 ‘전(前) 대표’가 됐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해임을 앞둔 이날 오전에도 폭로전을 계속했다. 그는 MBC 라디오에 나와 지난 6월 자신과 윤석열 대통령의 독대를 대통령실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독대 관련) 보도가 나오고 대통령실 반응이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다’였다. 저는 ‘대통령실에서 만약 만남을 부인하면 저도 부인하고, 긍정할 거면 저도 긍정해서 너희에게 맞추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랬더니 ‘저녁을 먹은 적 없다’는 게 최종입장이라고 해서 만남을 인정하는 건가 (생각해) 가만히 있었는데 다음날에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며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했는데 마지막 결론은 이준석 거짓말쟁이 만들기를 위한 작전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이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 새끼, 저 새끼’ 발언이 있던 시점에 대해 “그때(대선 과정에서 두 차례 갈등을 빚었을 때)도 있었을 것이고, 제가 일부러 시점은 특정하지 않았지만 두 번에만 국한되는 건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그러려니 했던 것들, 우연의 일치인가 생각했던 것들이 ‘체리따봉’(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내부총질’ 언급하며 보낸 이모티콘) 같은 것을 겪고 나니 우연이 아니라 의도적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지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 측과 자진사퇴 시기를 조율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해서 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게 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협의한다는 것 자체가 오해를 사기 딱 좋고, 기본적으로 신뢰관계가 없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면 그들이 나가서 ‘이준석이 협상을 한다’고 할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와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언급하며 “지금 익명 인터뷰하고 당내 사고 치는 걸 보면 ‘진박’보다 결코 ‘윤핵관’이 못하지 않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후 ‘윤핵관’ 중 한 명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데 대해 페이스북에 “내부총질 문자와 체리따봉 받은 걸 노출시켜서 지지율 떨어지고 당의 비상상황을 선언한 당대표 직무대행이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는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 비상상황으로 비대위가 출범해 자신이 자동 해임되는 데 대해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상황에 대해서 당 대표를 내치고 사태종결?”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은 여전히 크다. 5선의 정우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준석 대표의 지난 8월 12일 기자회견에 대해 “당 대표를 했다는 사람으로서는 볼 수 없는 정치 도의와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석 대표가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을 직격한 것으로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가 이번 분란 사태를 풀어갈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당내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중 의원은 라디오에서 이준석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지만, “(이준석 대표가) 지금이라도 자성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윤석열 대통령도 (이준석 대표를) 안을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성격이 굉장히 다독이고 끌어안고 크게 가는 스타일”이라며 “전반적인 어떤 대담한 조치는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재형 의원도 “이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큰 틀에서 한번 푸실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 9명 확정… 윤 대통령 측근 주기환 내정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월 16일 총 9명의 비대위원 인선을 확정했다. 비대위원에는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6·1지방선거 광주시장 국민의힘 후보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호영 위원장은 본인을 포함해 권성동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원장 등 당연직 비대위원 3명을 제외한 6명의 지명직 비대위원 인선을 마쳤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서 비대위원 인선을 의결한다.
이날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지명직 비대위원에는 엄태영 의원(초선·충북 제천시 단양군), 전주혜 의원(초선·비례)과 정양석 전 의원이 내정됐다. 정양석 전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지냈다. 원외 인사 가운데는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주기환 전 6·1 지방선거 광주시장 국민의힘 후보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기환 전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2003년 광주지검에 근무할 때 당시 검찰 수사관으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주기환 전 후보의 아들이 대통령실 6급 직원으로 채용돼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지인 채용 논란이 발생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정권교체에 공헌한 핵심 인재”라며 “능력을 인정받아 정식채용됐다”고 반박했다. 청년 몫 비대위원으로는 최재민 강원도의회 의원, 이소희 세종시의원이 내정됐다. 최재민 도의원은 84년생, 이소희 시의원은 86년생으로 비대위 내에서 청년층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文사저 주민 흉기 위협한 1인 시위자 현행범 체포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1인 시위를 이어오던 최모(65)씨가 흉기로 주변 사람을 협박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8월 16일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공업용 커터칼을 들고 주변 사람들을 위협한 혐의(특수협박)로 최 씨를 체포했다. 최 씨는 이날 오전 8시 11분쯤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1인 시위를 준비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욕설을 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인사를 커터칼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전날인 8월 15일 오후 7시 30분쯤에는 평산마을을 산책하기 위해 나온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해 "겁XXX 없이 어딜 기어 나와" 등 모욕과 협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정숙 여사는 그날 밤 양산경찰서를 직접 찾아 최 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 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모욕, 협박 혐의로 고소한 평산마을 시위자 4명 중 한 명이다. 특히 최 씨는 지난달 8월 14일 오전 8시 30분쯤 하북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도로상에 불법으로 설치한 현수막과 텐트 등을 철거하려 하자 평산마을 주민을 가위로 위협하며 주먹으로 턱부위를 1회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한편, 자칭 보수성향 단체 회원이라는 최 씨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한 5월 10일부터 사실상 평산마을에 상주하며 시위를 벌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 진입 도로에 확성기를 단 차량을 세워 놓거나 하루 종일 장송곡과 6·25전쟁 기념일 노래 등을 반복 재생하는 방식으로 시위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최 씨는 지난달 7월 6일 평산마을과 불과 1㎞ 가량 떨어진 지산마을에 월세방을 얻어 전입신고까지 했다.
'물 폭탄' 충남 부여 · 청양… 피해액 1천억 육박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충남 부여와 청양의 잠정 피해액이 1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복구와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는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8월 16일 충남 부여군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농경지 121㏊가 유실되거나 매몰되고 멜론 77.5㏊, 수박 74.7㏊, 포도 70㏊ 등 시설하우스 291㏊가 물에 잠겼다. 주택과 상가 130여 채가 전파되거나 물에 잠기면서 이재민 80여 가구도 발생했다. 임야와 민가 주변 68곳에서는 11㏊ 규모의 산사태도 일어났다.
8월의 집중호우로 50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난 것으로 부여군은 추산했다. 급류에 휩쓸린 1t 트럭에서 실종된 운전자와 동승자를 찾기 위한 수색도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부여군은 지난 8월 10~11일 내린 205~300㎜의 장대비가 내린 데 이어 8월 14일 부여읍, 규암면, 은산면, 외산면 일대를 중심으로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불어났다. 특히 은산면에 오전 1시쯤부터 한 시간 동안 110.6㎜의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 8월 14일 2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청양군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 국도와 지방도 파손 5건, 군도와 농어촌도로 파손 24건, 지방하천과 소하천 파손 21건(14.7㎞), 농업시설(수리) 2건, 소규모시설 91건, 산사태 등 기타 21건, 주택파손 5동, 주택침수 66동, 축산시설 23곳, 농림작물 145건, 수산물 양식장 4곳 등이 피해를 봤다.
전체 피해 규모는 공공시설 164건(피해액 69억 8100만 원), 개인시설 243건(피해액 130억 6400만 원)에 달한다. 조사가 끝나면 총피해액이 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청양군은 예상했다. 청양군은 각 마을 이장과 읍·면 직원, 본청 직원 등 240명으로 합동조사반을 꾸려 신고접수와 현장 확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청양군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주, 부여, 청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부여와 청양 등 충남지역 집중폭우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부여와 청양을 찾아 피해현장을 둘러본 정 의원은 "파손된 도로 곳곳이 토사와 나무 돌덩이들로 막혀 있어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며 "산사태가 마을을 덮쳤고 도로까지 끊기면서 주민들은 망연자실 눈물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박정현 부여군수 역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부여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 16일 오후로 예정된 이상민 장관의 은산면 거전리 수해 피해 현장 방문에서도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거듭 요청할 계획이다. 박정현 군수는 피해 규모 산정을 두고서는 "공무원들이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주민 입장에 서서 산정해야 한다"며 "최근 급격하게 오른 물가상승률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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