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형
김광한
1870년 미국의 외과의사 롬부로조란 분이 있었습니다. 이분은 외과의사로서 주로 시신부검을 담당했는데 생전에 수천구의 시신을 부검, 주로 범죄자의 시신을 다뤘습니다.총에 맞아 죽은자,살인자 교수형집행자 등 범죄와 연관이 되어서 죽은 자들이었지요.이분은 이 시신 가운데 특정한 것을 발견하여 생래적 범죄설(生來的犯罪說)이란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은 1918년 일본어로 번역이 되어 일본의 많은 형사정책에 원용이 되었고 다시 일본경찰이 도맡았던 일제때 한국의 사법경찰관들이 사용했습니다.여기에 따르면 인간은 태어날때 부터 범죄형의 얼굴이 따로 있어서 그들의 인상을 보면 금방 범죄자인지 아닌지 알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면 얼굴에 표정이 없고 "희로애락에 민감치 않은자'"광대뼈가 나오고 윤곽이 급격한자,뒤통수가 짝째기(아리아인은 장두임)이면서 수염이 나지 않은 자,눈꼬리가 위로 뻗은자,머리가 큰자 등의 다섯개로 분류를 했습니다.일제시대 고등계형사가 한국인 범죄자롤 대할때 인상을 보고서 범죄형인것 같으면 고문을 해서 자백을 받아 내기도 하고 재미를 붙였지요.해방후에 일제의 심문 기술을 이어받은 한국 경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꼭 이런 유형이 아니더라도 인상이 고약하면 경찰에 불려가 남이 한대 맞을 때 서너대 얻어터지는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 것이 지금까지 내려오지요.
그런데 1930년대 사이비 종교 집단인 백백교(白白敎)의 교주인 전해용이 강원도 인제 근처에서 제단을 짓고 포교를 했는데 이자가 신도를 간음하는 것은 물론 말을 듣지 않으면 공개처형을 시키는 등 그 악행이 이루 말할 수없었지요. 이 자에 의해서 죽은 사람이 근 1백여명에 이르렀지요. 결국 일본 경찰이 이자를 체포하기위해 경찰력을 동원, 쪼다가 인제 숲속에서 이자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이자는 산돼지에 물렸는지 입술이 찢겨있었습니다. 일본 경찰은 이자의 인상이 범죄자의 전형적인 얼굴이라 하여 두개를 잘라 포르말린 병에 영구보관했습니다.머리가 크고 수염이 밋밋하고 희로애락에 민감치 않은 섬찟한 얼굴은 제가 여성지의 기자로 있을때 당시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있던 청운동 법의학과에 보관돼 있었습니다.지금은 신월동으로 옮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