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가 지난 2월 떠나면서 남긴 유품이 세가지인데
봉구떠나고 곧 데려온 온 해피트리나무의 화분받침으로 쓰고 있는 스텐재질의 밥그릇과 파란색 리드줄
그리고 잃어버린줄 알았다 두달후 어디선가 홀연히 (?) 나타난 봉구의 굵은 초크체인 ....
해피트리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는걸 보자니 밥그릇은 그래도 자기몫을 찾은듯 싶은데
아직도 할일없이 신장속에 덩그라니 걸려있는 리드줄과 그사이 뜻밖에도 녹이 나버린 초크체인은 자기자리를 못찾은듯 싶어서
볼때마다 쟤들을 어찌할까나 싶다가
아직 짱짱한 리드줄은 몇가지 물품을 더 모아서 유기견보호소에 보내줄까 싶고
봉구와 오랜세월을 함께한 초크체인은 치약으로 녹 잘 닦아내서 그냥 간직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초크체인에 대한 글도 본김에 봉구와 초크체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싶다.
14년전 봉구를 처음 데려온 다음날 병원에 데려갔을때
그 병원에서 처음 목줄을 샀더랬다.
노끈재질의 빨간색 목줄 ... 근데 어찌나 작아보이고 안어울리던지...ㅎ
그러다 덩치가 어느만큼 컸을때부터 초크체인이라는걸 주변에 권유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쓰던 초크체인이
정말 쇠사슬 같은 모양이라
그 초크체인을 걸고 있음 꼭 탈옥전문 죄수같아 보였더랬다. ㅡㅡ;;
봉구의 첫 초크체인 .... 지금봐도 참 별루다 ...ㅎ
그래서 이사진 찍고 얼마후 좀더 죄수같아 보이지 않는 초크체인으로 교체해버렸다.
봉구와 각측보행이라는 훈련을 위해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초크체인은 사실 봉구에겐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목이 졸리거나 말거나 봉구는 전혀 개의치않고 미치듯이 앞으로 튀어나가려고만 했고 달리려고만 했던지라
초크체인을 한 상태로도 질질 끌려다니지 않으려 전봇대나 가로등을 끌어안고 버티야 했던 숱한 나날들 ....
그래도 내가 초크체인을 포기못했던 이유는 이것마저 없으면 난 미친듯이 달리는 봉구뒤에서 깃발처럼 휘날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때문이었던것 같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아쉬운 것 하나가 하나가 강아지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려기 보다는
단순히 행동을 제압하는 강압적인 훈련법을 봉구에게 적용하려다 처절히 실패했다는것 점이고
차라리 요즘같은 긴 리드줄을 이용해 봤다면 어쩌면 그시절 봉구도 나도 조금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다.
어찌됐든 그런 이유들로 초크체인을 계속 쓰던 와중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됐고
진도들이 많은 동네였던지라 이런저런 이유들로 진도견들과 큰 싸움이 자주 일어나게 됐는데
그때 초크체인의 또다른 용도를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면서 초크체인이 봉구와 평생을 같이 하게 된 계기가 되버렸다.
진도견들에게 봉구가 처음 공격을 받기 시작했을때
싸움의 'ㅆ' 자도 몰랐던 몰랐던 봉구는 번번이 상대방 개에게 목덜미를 물리곤 했고
울며불며 진도견을 겨우 떼어놓고보면 상대 진도견 입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죽어라 봉구의 목덜미를 물고 흔들고 죽어라 목을 물고는 놓지 않으려던 진도견들의 행동들은
봉구의 큰 부상을 짐작하고 남을만했던지라 난 그때마다 정신이 반은 나가서는
봉구의 피가 묻어있는 목덜미를 미친듯이 헤집어 보고 했는데
거참 희하하게도 봉구의 목덜미 속살은 어디에도 긁힌 상처하나 없이 깨끗했는데 목덜미 털에쪽엔 침과 피가 범벅이 되있었다.
처음엔 진도견들의 입과 봉구의 털에 왜 피가 잔뜩 묻어있는건지 그피가 대체 어디서 난건지
알수가 없어서 어안만 벙벙하다 나중에서야 그피가 봉구의 것이 아닌 진도견들의 입안에서 난 피라는걸 알게됐고
초크체인때문에 진도견들이 봉구의 목덜미을 물다가 입안을 다쳤다는걸 짐작할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뒤 싸움의 요령을 터득한 봉구가 쉽게 상대견들을 제압하게 되면서 목덜미를 상대방에게 잡히는 일도 사라졌지만
그때일들을 계기로 초크체인은 봉구에게는 하나의 보호용구로 필수품이 되버렸다.
게다가
담치기의 귀재였던 봉구를 불시에 검거하여야 할때나
더운여름이나 집안에서 착용시에도 목에 별 부담이 없고 은근 잘어울리는데다
나이가 들면서 봉구와의 산책이 편안해지면 질수록 초크체인만큼 편안한게 없었다.
덜 죄수같아 보이는 두번째 초크체인
그런데 나이가 드니 초크체인이 다소 위험하다 느낀점이 있었는데
처음 봉구 목덜미에 적당히 잘 둘러졌던 초크체인이 마치 한사이즈 업이라도 시킨듯
주렁주렁 목걸이로 변해가더니 어느날인가 잠을 자던 봉구의 앞발톱이 늘어진 초크체인사이에 끼어 혼자서 낑낑대고
있는걸 발견 ~ 그뒤론 집안에서 착용금지가 되버렸다.
두번째 초코체인을 마당에서 분실후 봉구의 장년과 노년기를 늘 함께한 세번째 초코체인 ~
두번째 초코체인은 잃어버린 몇년후 마당 구석 텃밭을 뒤집다 흙속에서 녹이 잔뜩 슬은채
발견되어더랬다.
그나저나 예전엔 봉구가 몇시간씩 물놀이를 하며 지낼때도 녹 한번 안나던 체인인데
책상위 작은 화분옆에 두었던 초크체인에 녹이 나버린건 참 희한하다 싶다.
두번째 체인을 땅속에서 찾은것만큼이나....ㅎ
그리고 보너스컷 한장 투척 ~~
봉구따라 별 이유없이 초크체인족이 된 수리할매는
어깨끈으로 갈아탈려구여~^^
첫댓글 으아. 봉구엄마님 글이 반가워 댓글쓰네요 ^^ 좀전에 은춍이 산책 마치고 돌아왔는데 이 글을 보게 되네요. 큰 번뇌에 휩싸여 있었어요. 이녀석이 또 집앞에서 안들어온다고 버티고 뒹굴길래 가까운 공원 한바퀴 더 돌아줬는데 다시 와서는 또 버티고 하네스 끊어버릴 기세더라고요 덕분에 제 어깨랑 팔에 담이 온듯 싶습니다 유쾌한 산책이 아니라 전쟁이 되버리니 돌아와서 보고있자면 애기한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요ㅠㅠ 봉구처럼 산책때도 목 아픈건 상관없이 치고 나가겠다 싶어 오히려 다치지 않을까 우려에 어쨌든 체인은 안하려고 해요. 크면서 산책 욕심이 많아져서 인지 밥이나 간식 유혹으로는 집에 오질 않네요 ㅠㅠ ㅎㅎ
아마 은총이가 유난히 호기심대마왕과가 아닐까요? 봉구도 그랬거든요..ㅎ 세상만물에 관심이 너무 많아서 밖에 나감 간식이고 뭐고 소용없는...다행히 공에 대한 애착이 커서 공가지고 살살 꼬셨었는데 은총이에게도 분명 은총이만의 절대반지가 있을겁니다. 그걸 함 찾아보세요 ㅎ 그리고 봉구을 보니 봉구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할땐 봉구의 욕구를 어느정도 충족시켜주고 난후에는 고집을 안부리더라는거..그래서 너가 아주 양심없는 놈은 아니구나~그랫었거든요.어쩌면 은총이한테 지금의 걷는산책정도로는 욕구충족이 안되는걸수도 있구요..한창 혈기왕성해지기 시작하면서 필요한 운동량이 엄청나져서 걷기보단 뛰는 운동을 해야
@봉구야(김수경) 정상생활이 가능해지더라구요.그래서 새벽엔 산으로 밤열한시엔 아무도 없을때를골라 캄캄한 학교 운동장서 축구공 하나 가져가서 삼십분 이상 뛰어다니게 했거든요..그런데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니 이런 방법을 쓰라하긴 그렇구 일단, 나가서 열심히 놀아주시고 집앞에서 버티면 아무런 반응하지 말고 무심히 기다려 주다 은총이가 좀 진정되면 절대반지로 살살 꼬셔보는게 어떨까요? 버틴다고 은총이 뜻대로 해주면 더 버티려고 할테니...절대반지가 없다면 집안에서 놀이를 해주면서 적당한 놀잇감으로 절대반지를 하나 만들어보세요 ^^ 고집장이 사람아이들 다룰때도 비슷하게 다룸 되더라구요 ..ㅎㅎ
@봉구야(김수경) ㅎㅎ 고집쟁이 사람아이 ㅠㅠ 제가 학교교사에 말썽쟁이들 잘 다룬다고 자타공인 받는데도 이러고 있네요. 성격모르는 애 다루는 느낌.. 맞네요 그 심란한 기분 ^^ 봉구엄마님 말씀 딱 맞는거 같아요.비슷했던 산책코스를 일단 바꿨어요. 춍이는 새로운 길을 갈때 더 냄새 맡는걸 신나하는거 같고요. 오늘 새벽길(비가 오지만 좀 젖자하고 나갔어요. 오후에 집에 두기 미안해서요) 산책길도 바꾸고 사람없는 길에선 질주도 시키고. 그랬더니 좀 고집을 빨리 꺽는거 같았어요. 완벽하게 은춍일 파악하긴 힘들지만 호기심 천국에 뛰고 뒹굴어서 에너지 마이너스로 만들어야 만족하는거 같아요. 산책요령을 바꿔봐야 겠어요.
봉구 체인한 모습 제가 보기엔 넘 늠름하고 멋집니다. 수리할매도 간지 나고요 ㅎㅎ
ㅍㅎㅎㅎ 재밌네요^^ 강아지들 표정도 재밌어요
봉구는 사진들이 죄다 뚱~한데
사실 수리할매보다 봉구가 휠씬 더 잘 웃던 웃음이 참 많았던 멍이였어여 ㅎ
글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웁니다. 에피소드에서 느껴지는 봉구에 대한 사랑스러움과 추억들 ㅎ 이런 글들을 읽으면 지금도 예전에 나의 행동이 잘못 생각햇던것이 없었나 싶기도 하고 지금도 아이에대해 여러가지 이해하려는 마음이 더 생긴답니다.ㅎ
저도 다루랑 산책이 너무 무서웠던 적이 있었네요.ㅋㅋㅋ 지금도 유격산책중이긴 하지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