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수...만..휘
+하이퍼 리얼리즘이니까 정독해~~!!
1교시 국어
침착하게 지문을 읽고 있는데 주위에서 빠르게 페이지를 넘긴다. 당황해서 나도 대충 풀고 넘겨버렸다. '화작인데 설마 틀리겠어?' (나중에 보니까 그 페이지에서만 두 문제를 틀렸다.)
시간은 없는데 역대급 비문학 길이와 난이도에 손은 떨리고, 눈물이 절로 떨어진다. 결국 마지막 페이지 문학 3문제를 덜덜 떨며 느낌대로 찍었다. 아직 1교신데 벌써부터 느낌이 좋지 않다.
2교시 수학
국어를 망친것 같지만 목표 대학을 한 라인 내리며 괜찮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거의 시작과 동시에 앞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에 다시 동요한다. 곧이어 다른 학생들도 페이지를 넘긴다. '2점짜리 쯤이야' 라고 생각하며 재빨리 경쟁자들을 따라가지만, 여기서 발생한 계산 실수를 끝까지 발견하지 못한다.
나름 기출을 돌려서 할만 할줄 알았지만 비킬러 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16, 17번에서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20, 21번은 가장 개수가 적은 4번으로 찍으며 내심 다 맞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미 비킬러도 틀린 상황이고 이 두 문제 역시 맞을리가 없을 것이다. 30번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29번을 끄적이다 결국 수만휘에서 봤던 주관식 답 예측글을 떠올리며 29, 30번을 찍는다. '아... 차라리 검산이나 할걸...'
3교시 영어
밥을 먹어서 그런지 슬슬 졸리다. 그래도 영어는 절대평가니 안심이다. 남들은 듣기를 풀며 독해를 왔다갔다 하지만 나는 오로지 듣기에만 집중한다. 쉬운 난이도에 방심한 탓인지 마지막 듣기를 놓쳤다. 눈에는 눈물이 고였지만 일단 독해로 넘어갔다. '괜찮아. 어차피 절평이니 뒤에서 만회하면 돼.'
하지만 평가원은 1등급을 4%로 맞추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빈칸, 순서 문제들 전부가 킬러처럼 느껴진다. 가끔 연계교재에서 얼핏 본 듯한 지문이 나오지만, 연계교재를 소홀히 한 나 자신을 원망할 뿐이다. 결국 빈칸은 거의 찍다시피 푼다. 그래도 이건 왠지 맞을 것 같다. (채점 결과 78점 3등급)
4교시 한국사
국영수탐 하기도 바쁘단 핑계로 공부를 안했다. 예전에 배우긴 한것 같지만 기억이 안난다. 이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매국노다.
탐구
이젠 다 필요없고 집에나 가고 싶다. 꾸역꾸역 문제를 풀지만 이미 망했음을 직감한다. 머릿속으로는 재수계획을 세운다. 부모님께는 뭐라고 말할지, 재수학원 비용은 얼마나 들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 글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시나요? 수시 원서를 넣었다고 그 대학에 합격한 것이 아닙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6광탈이 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자신있던 과목에서 미끄러져 수능 최저를 못맞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에게는 아직 75일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뭐가 달라지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이 시간동안 기적을 만들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 시간을 낭비하고 수능날 땅을 치며 후회하기도 합니다.
저는 9월 모의고사에서 고대, 중앙대 최저를 맞추지 못하고 담임쌤에게 최저가 빡센 중앙대를 빼라는 권유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반 분위기가 풀어질 때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고 결국 고대는 물론 3합5 중앙대 최저까지 맞추는데 성공했습니다.
75일. 짧아 보이지만 두 달이 넘는 시간입니다. 9모가 마지막 평가원 모의고사는 맞지만, 그것이 수능은 아닙니다. 후회하지 않을 75일이 되길, 그리고 모두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길 바랍니다.
진짜 ㄹㅇ임 아무리 지금까지 공부 했어도 지금부터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돼 나 고삼 때 9평 엄청 잘 보고 자만하다 공부 안 했는데 수능날 국어부터 흔들려서 재수했었다.. 다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하길 지금부터가 제일 중요한 시기인 거 잊지 말고
ㄹㅇ임 저거 내 현역 수능 상황 시발,,,, 각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