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글쓰기 특강 시즌 2
아빠가 요즘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너희들에게 독서편지를 너무 소홀한 것 같구나.
너희들에게 쓰는 독서편지도 제대로 못
쓸 뿐만 아니라,
아빠 일기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어.
아빠도 이것 때문에 그러질 말아야 하는데
괜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뭣 좀 해보려고 하면, 늦은 밤시간이 되어 꾸벅꾸벅 졸다가 잠을 자라고 가고 말이야.
아빠의 기억력의 유효기간이 워낙 짧아서
빨리 기록으로 남게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어서 답답하구나.
아빠가 좋아하는 유시민의 책을 읽으면서도
메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책을 읽었고,
독서 편지도 제대로 못쓸 것 같구나.
그나마 아빠가 인상적인 부분을 따로 발췌해놨으니,
그 부분을 읽어보면 아빠의 생각을 알
수 있을 거야.
인터넷 알라딘 서점에서는 신간이 나오면
문자를 보내주는 서비스가 있어서
아빠는 유시민을 설정해 보았어.
얼마 전 유시민의 신간 소식을 알려주는
반가운 문자가 왔지.
두어 달 전에 마무리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유시민이 책을 쓰고 있다고 했는데,
그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했어.
그와 같은 통찰력이 뛰어나고 정확한 예측을
하는 사람이 정치인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정치를 그만두고 지금처럼 전업작가를 하는
것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나쁘지
않더구나.
정기적으로 그의 책을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단다.
최근에는 여행기에 관한 책도 준비한다고
하는데 무척 기대된다.
이번에 읽은 <표현의 기술>…
이 책은 작년에 출간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펴 낸 후, 강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독자와 소통을 하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내용을 보태서
냈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이번에 낸 책은 정훈이라는 만화가와 공저도 되어 있어.
책을 펼쳐보면, 정훈이라는 만화가가 그린 만화가 곳곳에 포함되어 있고,
마지막에는 상당히 많은 분량에
만화가 정훈이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만화로 실어 놓았단다.
정훈이는 유명한 만화가인데, 사실 아빠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이야.
캐릭터가 재미있게 생겼고, 이야기 또한 재미있게 하더구나.
1. 왜 쓰는가?
작년에 출간한 책에서는 글쓰기를 왜 하는가에
대한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에는 그럼 글을 쓰는가? 에 대한 질문을 먼저 던졌단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전문 글쟁이들만 글쓰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글을 쓴다고 볼 수
있어.
아빠는 책을 읽고 나면 이렇게 너희들에게
독서편지를 쓰니, 글을 쓴다고 할 수 있지.
소설가 김훈은 오직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하는구나.
그런데,
남들이 공감해 주면 고맙다고 이야기한대.
그런데,
유시민은 이 생각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단다.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쓰는 것은 맞는데, 자신의 글이 여론을 형성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쓴다는 거야.
유시민은 단 한번도 읽는 이를 의식하지
않은 적이 없대.
그리고 그런 정치적 글쓰기의 대표격인
조지 오웰의 글을 예로 들기도 했어.
그러면서 조지 오웰의 글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극찬을 하기도 했단다.
아빠도 조지 오웰의 책을 세 권 정도
읽었는데,
셋 모두 정치색이 뚜렷한 글인데, 비유와 재미와 긴장감을 모두 주었단다.
그래서 아빠도 조지 오웰을 좋아하게 되었어.
...
그리고 또 하나의 글쓰기의 이유가 있다면,
돈 벌기 위함이라고 솔직히 이야기하더구나.
특히 전업 작가들에게는 특히 그것이 큰
이유 중에 하나하고 해..
...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빠도 너희들에게 쓴 독서편지를 인터넷 카페에 올리니까,
이 글을 읽을 불특정인을 의식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간혹, 아빠가 책에서 알게 된 불편한 진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어,
그들도 알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던
것 같아.
그렇고 보면 아빠도 어느 정도 정치적
글쓰기를 한 거네..^^
그 글들이 조지 오웰이나 유시민처럼 예술성을
탑재하지는 못했지만, 말이야.
2. 기술이 필요하다
아빠가 책을 읽고 나면 늘 너희들에게
독서편지를 쓰는데,
그런데,
그것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늘 들어.
어떨 때는 머릿속에 생각한 내용들을 쭉
써내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엉킨 실타래에서 실을 풀어내듯,
복잡하게 엉킨 생각들을 하나씩 살살 뽑아내는
그런 어려움이 있단다.
유시민이 글쓰기는 결국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첫번째 이유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글쓰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되는 거지.
그래서 그가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표현의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거야.
'기술'이라는 단어를 선택했어.
그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것은 아니고, 기술이 필요한 거야.
물론 기술이 전부는 아니지만, 기술이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좀더 남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거야.
그가 이야기하는 기술들 중에 몇 가지
이야기해 줄게.
먼저 틀에 박히고, 진부하고 상투적인 표현을 하지 말라는 거야.
맞아,
그런 글들을 읽으면 금방 식상해져..
아빠도 글을 쓰다 보면, 글이 그렇게 진부하고 상투적인 표현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아.
의식적으로 진부함과 상투적인 생각을 멀리하라고
하는구나.
그리고 두번째는 읽는 이가 공감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대.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남이 쓴 글에 공감하는
능력을 갈러야 한대.
그러면서 독서에 대한 이야기도 했어.
책을 읽을 때 그 책에 감정 이입을 해서
읽으라고 했어.
사실 아빠도 이것은 무척 공감한단다.
아빠가 책을 읽을 때, 언제나 감정 이입을 하려고 노력해.
소설을 읽을 때는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서
읽어보고,
비소설인 경우는 글을 쓸 때의 지은이가
되어 글을 읽어보려고 하거든..
그렇게 자신이 읽는 글에 감정 이입하여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다 보면,
자신이 글을 쓸 때도 쉽게 공감가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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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타인이 하는 말을 듣는 것과 같습니다.
책을 쓴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그
사람이 하는 이야기,
그 사람이 펼치는 논리, 그 사람이 표현한 감정을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겁니다.
평가와 비판은 그 다음에 하면 됩니다.
저자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글 속으로 들어가 더 많이 배우고 느끼고
깨닫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읽어야 평가와 비판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이입해서 책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다음,
자기 자신의 시선과 감정으로
그 간접 경험을 반추해 보는 작업이 비판적
독해라는 말이지요.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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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신이 읽기 어려운 책은 굳이
힘들게 끝까지 들고 있지 말라고 하더구나.
이 세상에는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책들이
아주 많이 있으니까 말이야.
아빠도 유시민의 이 주장에 찬성한단다.
예전에 어떤 분은 어려운 책을 만나면
그래도 한번 완독해 해보라고 한 사람도 있어서,
아빠도 꾸역꾸역 마지막 페이지까지 본
적이 있는데,
얼마 못 가 무슨 내용인지 전혀 생각나지
않더구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읽었으니, 책을 읽은 게 아니라 활자만 읽은 거니까...
하지만,
여러 사람들이 읽을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는 책인데 감정이입이 어려운 경우는 재도전을 해보라는구나.
산 오르는 것에 비유하면서,
그 산을 오를 수 있는 내공이 생기고
나면 다시 한번 도전해보래..
그래도 안되면 나중에 또 도전을 하고...
유시민은 그렇게 해서 읽은 책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라는 책이며,
유시민은 이 책을 자주 추천을 해 주었단다.
아빠도 예전에 <코스모스>를 읽었는데,
아빠도 이 책을 많은 이들에 추천해 주었어.
이 책은 정말 꼭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것도 한번이 아니고, 여러번...
아빠도 언젠가는 다시 읽어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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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이해하기 어렵고 공감할 수 없는
책은 올라갈 길이 없는 산과 같습니다.
아무리 대단하고 아름다워도 소용이 없습니다.
길이 있다고 해도 너무 크고 높은 산은
오르기 어렵습니다.
히말라야 봉우리를 아무나 오를 수는 없어요.
감정을 이입하는 독서를 하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책을 골라야 합니다.
저는 완전히 재미없고 난해한 책은 읽지
않습니다.
어렵지만 읽을 가치가 있다는 평을 듣는
책이라도
도저히 감정 이입을 할 수 없으면 덮어
둡니다.
제가 아직 그 산에 오를 만한 내공이
더 생기고 나면 그 책에 다시 도전해 봅니다.
그래도 안 되면 나중을 기약하면서 또
덮어 둡니다.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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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잘 써보자.
이 책에서는 악플에 대응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해주고 있어.
아빠와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단다.
그 밖에 여러 상황에 대한 글쓰기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이야기해주고 있는데,
그 중에 아무래도 아빠가 회사원이다 보니,
회사에서의 보고서 글쓰기에 관한 글이
있어 발췌해 보았단다.
회사의 글쓰기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글이나 보고서를 읽는 독자가 누군가가
가장 중요해.
회사에서야말로 더욱 글 읽는 사람에 따라
글쓰기의 방향이 많이 달라질 수 있는 거야.
아빠도 노력은 하는데, 그런 글들이 상대방을 얼마나 만족시키는지는 모르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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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페이퍼든 상세보고서든, 슬 때는 독자의 눈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보고서는 보통 윗사람이 읽습니다.
쓰는 사람마다 나이가 많고, 경험도 많고, 시력은 나쁘고, 업무
범위는 넓고,
의사 결정권은 크고, 일반적으로 변화에 둔감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는 많습니다.
그런 사람의 시선으로 문제를 살피면서
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읽는 사람이 잘 아는 문제는 간단하게,
중요한데 잘 모를 수 있는 것은 자세하게
써야 합니다.
지적 호기심이 적은 사람이라면 원페이퍼에
가깝게,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이라면 상세보고서에
가깝게 쓰는 편이 현명합니다.
(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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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래, 우리는 수많은 글들을 쓴단다.
그리고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글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어.
아빠도 카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이야기라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말이야.
그렇듯 글쓰기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어.
이왕 이렇게 된 것 좀 글쓰기를 잘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자신의 표현을 잘하는...
얼마 전에 첫째가 쓴 자작 동화를 보고
깜짝 놀랐단다.
<정직한 앵무새>라는 동화를 썼다길래
아빠가 읽어보다가
마지막 대반전에 아빠가 깜짝 놀랬잖아.
이 이야기를 정말 니가 생각해서 쓴 거라니...
스토리도 있고, 자신의 생각도 잘 표현한 글 같았어.
다음 작품 기대할게~~
책제목
: 표현의 기술
지은이
: 유시민, 정훈이
펴낸곳
: 생각의길
페이지
: 368 page
펴낸날
: 2016년 06월 08일
책정가
: 16,000원
읽은날
: 2016.06.15~2016.06.18
글쓴날
: 2016.06.2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