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당구에 눈을 뜨고 있다. 동양기계, LG유플러스, 지엔텍 등이 당구선수 후원과 당구대회 개최로 이미 당구계와 인연을 맺은데 이어 최근엔 실크로드시앤티, 이테크건설, 인포벨(대표 심범섭 48회) 등이 새로 당구계로 발을 들였다. 당구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들 기업대표 등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2018 알바몬 여자프리미어당구리그(WPBL)’에 ‘심리스’라는 팀명으로 참가했던 ‘인포벨’의 김하연 마케팅본부장이다.
인포벨(대표 심범섭 48회)은 지난해 WPBL에 ‘심리스’팀으로 참가하며 당구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인포벨은 상품기획에서 광고, 판매까지 담당하는 광고유통회사다. 인포벨은 약 2년간 준비작업을 거쳐 스웨덴산 건강기능식품인 ‘심리스’를 국내에 들여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때마침 국내에 ‘세계 최초 여자당구리그’를 표방한 WPBL이 출범했고, 인포벨은 심리스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당구와 인연을 맺게 됐다.
WPBL에 참가한 심리스 팀은 최강이었다. 스롱 피아비(국내 1위), 강지은(이상 서울‧8위), 히다 오리에(일본‧세계 4위)로 팀을 구성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석권하며 당구팬들에게 심리스라는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켰다.
서울시 강남구 인포벨 본사에서 심리스 팀을 담당했던 김하연 본부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WPBL 참가로 당구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당구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당구가 심리스라는 제품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심리스가 건강기능식품이다 보니 주요 타겟이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 몸에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생각하다가 당구를 떠올렸다. 그래서 제품의 지향점과 같은 이미지라 판단해 당구에 눈을 돌리게 됐다. 마침 국내에서 WPBL이 출범했고, 당구를 통해 회사와 제품을 알려보자는 판단에 참가를 결정했다. 처음 시작하는 WPBL과 국내에 처음 들어오는 심리스 제품이 동반성장하기를 바란다는 뜻도 있었다.
▲경쟁업체 반응이 궁금하다.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하하. 우리 회사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놀라는 눈치였다. 어떻게 당구를 통해 제품을 알릴 생각을 했냐며 신기해하기도 했다. 회사로서도 사회문화 활동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했다.
▲WPBL 참가 이후 심리스의 홍보 효과는.
=홍보 효과가 정말 컸다. 적어도 당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심리스라는 이름은 다들 알게 되지 않았나. 광고문의도 많이 받았다. 아직 심리스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아 정확한 집계는 힘들지만 대회 참가 이전보다 광고문의가 최소 2배 이상은 늘었다. 개인적으로는 전국의 당구클럽 업주 분들로부터 SNS 친구신청이 많이 늘기도 했다.
▲심리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 사내에서도 관심이 뜨거웠다고 알고 있다.
=회사 내 반응이 대단했다. 대표도 사무실에 있을 때는 TV로 경기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부재중일 땐 경기결과를 따로 보고받기도 했다. 직원들도 업무 중에 경기를 지켜보면서 일을 할 정도였다. 심리스 선수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수들 사인 받아달라’는 직원 부탁도 많았다.
▲심리스 선수가 스롱 피아비, 히다 오리에, 강지은 선수여서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선수 선발은 어떤 방법으로 했나.
=사실 나는 심리스 팀을 맡기 전에 당구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선발전 할 때 이틀 내내 현장에 있으면서 참가한 모든 선수들의 사진을 찍고 메모를 했다. 현장을 찾은 연맹 사람들이나 대회 관계자들에게 선수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묻고 다니며 데이터를 뽑았다. 그 데이터를 토대로 어떤 선수를 뽑으면 좋을지, 누가 제품 이미지와 잘 맞는지 고민을 했다.
▲심리스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했다. 선수들에게는 어떤 지원을 해줬나.
=특별하게 지원해준 건 없지만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가끔씩 선물을 하기도 했고, 모여서 회식도 자주 했다. 물론 심리스 제품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눈 것도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대화를 많이 했다. 선수들과 서로 윈윈하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 ‘팀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각자 개인 승리를 쌓아 자신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개인성적이 좋으면 팀성적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우승축하연을 겸한 이벤트대회를 열었다던데.
=우리 선수들과 선수의 지인, 회사 직원들이 참가해 축하파티를 겸한 이벤트대회를 열었다. 대회는 모두 끝났지만 한국에 있는 (스롱)피아비, (강)지은이를 비롯해 일본에 가있는 히다와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앞으로 당구 쪽 투자를 확대할 생각이 있는지.
=물론이다. 우선 올해 WPBL에도 구단으로 참가할 계획이다. 또한 여자선수들이 참가하는 WPBL을 통해 당구계에 발을 들여놓은 만큼 여자당구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여자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도 검토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선수 후원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