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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12월06일(금요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수묵별미(水墨別美)=한.중 근현대 회화] 관람일정
탐방지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수묵별미(水墨別美)=한.중 근현대 회화]
[국립현대미술관·중국미술관 공동기획,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 개최
위드인뉴스 기사 등록 : 2024. 11. 27. 8:40
[위드인뉴스 김영식]
◇ 한(韓)·중(中) 대표 근현대 수묵채색화 총 148점 한자리에서 조망
- 이상범, 변관식, 이응노, 천경자, 황창배, 박대성 등 한국 작가 69명 작품 74점
- 우창숴(吳昌碩), 쉬베이훙(徐悲鴻), 푸바오스(傅抱石), 린펑몐(林風眠) 등 중국 작가 76명 작품 74점
-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문물(文物) 1~3급 근대미술 명작 32점 대거 포함
◇ 한·중 작가 초청 대화 등 동아시아 미술 연구 및 협력 지평 확장
- 11월 28일(목)부터 2025년 2월 16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중국미술관(관장 우웨이산)과 공동기획으로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를 11월 28일(목)부터 내년 2월 16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는 양국 유일의 국가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과 중국미술관이 소장한 대표 근현대 수묵채색화를 한 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이다.
양국의 예술적 교류와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전시 연계 워크샵과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동아시아 수묵채색화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2022년에 개최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되어 올해 한국에서 개최하고 내년 중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양국을 대표하는 수묵 예술 작품 및 현대 명작을 선별하여, 한국편과 중국편 각각 2부씩 총 4부로 구성했다. 전시는 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양국 수묵 예술의 독자적 발전 과정을 자연스럽게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제 1부와 2부로 구성된 한국화 부문에서는 전통 수묵화의 현대적 변용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화 1부 <근대의 여명과 창신> 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이 시기 전통회화는 근대 이후 재료와 기법, 화면의 크기, 내포하는 의미 모두 큰 변화를 맞이했다. 20세기 초반에는 기존‘서화’란 호칭에서 글씨와 그림이 분리되어 붓과 종이, 먹으로 그린 그림을 ‘동양화’라 부르기 시작하며 수묵채색화의 근대미술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1950년대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입체주의와 비정형 추상 양식이 적용된 수묵채색화를 박래현, 장운상, 안동숙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1970년대 이후 한국적인 소재에 현대미술 양식을 적용하여 동양의 현대적 창신(創新)을 도모한 이응노의 <구성>(1973)을 비롯한 한국의 대표 수묵채색화들을 선보인다.
한국화 2부 <경계를 넘어, 확장을 향해> 에서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화의 변천사를 집중 조명한다. 1980년대는 ‘동양화’ 대신 ‘한국화’란 용어가 정착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조형성을 추구하거나 기법의 전환을 통해 한국화를 현대 미술 장르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했다.
이는 석철주 <외곽지대>(1981), 김선두 <2호선>(1985) 등과 같은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화는 미술에서의 장르가 허물어지며 점차 기존 ‘한국화’의 규정, 재료와 소재, 형식과 장르 등 모든 면에서 다른 것들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유근택, 이진주와 같은 현대의 한국화 작가들은 재료와 기법을 넘나들며 수묵채색화의 새로운 장을 펼치고, 숨은 잠재력을 이끌어내며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중국화 부문 제 1부와 2부에서는 전통의 계승과 혁신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중국화 1부 <전통의 재발견> 에서는 중국 근대미술 100년의 역사를 대표하는 수묵예술 대작을 소개한다. 중국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1~3급 문물(文物)을 대거 출품하였는데 1부에서는 1급 문물 5점을 비롯하여 2급 21점, 3급 6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문물은 희귀성, 역사성, 예술성을 기준으로 국가문물국에서 규정하고 관리하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1급을 포함하여 총 32점의 문물이 전시된 것은 국내 어떤 미술관에서도 전례가 없었다. 중국 미술가들은 전통을 계승하며 현대적 해석을 더하고, 동서양 예술의 조화로운 융합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창조해냈다. 우창숴(吳昌碩)의〈구슬 빛(珠光)〉(1920), 쉬베이훙(徐悲鴻)의〈전마(戰馬)〉(1942), 치바이스(齊白石)의 〈연꽃과 원앙(荷花鴛鴦)〉(1955), 우쭤런(吳作人)의〈고비사막 길(戈壁行)〉(1978) 등 자국 내에서도 쉽게 공개되지 않던 중국 수묵예술 거장들의 대작을 볼 수 있다.
중국화 2부 <다양성과 번영> 에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중국 예술가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적인 기법을 더해 새로운 시대의 역동성과 찬란함을 그려냈다. 새로운 조형과 회화기법을 중국화에 적용한 후밍저(胡明哲), 공필화조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쑤바이쥔(蘇百鈞), 현대적인 수묵채색 작품의 대가 추이진(崔進) 등의 작품을 통해 중국 전통의 수묵 정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맥락과 중국 예술의 확장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전시 특화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큐레이터 토크>는 관람객들이 현대 한국과 중국 수묵채색화의 차이와 가치를 이해하고, 예술적 관점을 넓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제 연계프로그램 <MMCA 작가와의 대화> 는 한·중 양국의 참여 작가들을 초청하여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으로 전시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전시해설 프로그램이 매일 세 차례 운영되고, 느린 학습자를 위한 쉬운 전시 감상 자료도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웨이산 중국미술관장은 “풍부한 역사적 깊이를 지닌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 유전자인 수묵 예술을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적 공명을 증진하고, 양국 국민에게 아름다운 향연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중 회화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예술 협력을 공고히 하며 전시 연계 워크샵 및 국제학술대회 등을 통해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 미술에 대한 연구와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 일반인 전화문의: 02-2022-060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대표번호)]
탐방코스: [시청역 12번 출구~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수묵별미(水墨別美)=한.중 근현대 회화] 전시를 관람~시청역 12번 출구]
탐방일 : 2024년12월06일(금요일)
날씨 : 구름이 낀 날씨 [서울 중구 정동 최저기온 영하3도C, 최고기온 2도C]
탐방코스 및 탐방 구간별 탐방 소요시간 (총 탐방시간 1시간38분 소요)
12:00~12:30 연신내역에서 3호선을 타고 을지로3가역으로 가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시청역으로 이동 [30분 소요]
12:30~12:33 시청역 12번 출구로 나옴
12:33~12:44 시청역 12번 출구에서 탐방출발하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으로 이동 [11분, 586m 이동]
12:44~14:0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수묵별미(水墨別美)=한.중 근현대 회화] 전시를 관람
[수묵별미(水墨別美)=한.중 근현대 회화]
전시기간 : 2024년11월28일~2025년2월16일
주최 및 후원 : 국립현대미술관, 중국미술관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2층 1&2전시실, 3층 3&4전시실
관람료 : 4,000원(덕수궁 입장료 1,000원 별도)
작가 : 한국 작가 69명, 중국 작가 76명
작품수 : 148점 ]
[국립현대미술관 ‘수묵별미: 한·중 근현대 회화’
수교 30주년 기념 최초 공동 기획전
쉬베이훙·우창숴 등 中 거장 작품 눈길
헤럴드경제 기사 입력 : 2024-11-29 11:18:28
이정아 기자
발걸음을 멈춘 전투마가 황량한 전장을 갑작스레 돌아본다. 흑백의 대비로 드러난 근육과 골격이 팽팽한 긴장을 품고, 목을 타고 흐르는 긴 털과 꼬리가 번지며 바람 속에서 휘날린다. 붓질은 거침없고 선은 간결하다. 붓끝에서 뿜어져 나온 전투마의 위엄 넘치는 기세가 화면 가득 꿈틀거린다.
서양화의 사실주의 경향을 중국화에 이입한 중국의 혁신적 화가 쉬베이훙의 작품 ‘전마’(1942)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시장에 걸렸다. 이 작품과 나란히 걸린 그림들은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문물(文物) 1급 5점이다. 중국 근대 미술사에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예술 거장 우창숴의 ‘구슬 빛’(1920), 20세기 중국 예술을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치바이스의 ‘연꽃과 원앙’(1955) 등 중국 수묵 작품의 백미라 할만한 대작들이 포함됐다. “중국에서도 보기 어려운 명작을 한국에서 본다”는 중국 관람객들의 감탄이 괜한 반응이 아니다.
해외 반출이 엄격히 제한되는 중국 문물이 최초로 한국 땅을 밟았다. 1급을 비롯해 2·3급 문물까지 더하면 총 32점이다. 이달 28일 개막한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 전시는 한국 국립현대미술관과 중국 유일의 국가 미술관인 중국미술관이 소장한 대표 근현대 수묵채색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중 최초의 공동기획전이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2022년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연기돼 올해 한국에서 개최하고 내년 중국 베이징을 순회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서구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의 자주적인 관점으로 미술사를 조망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48점에 달하는 양국의 작품(한국·중국 각 74점)은 ‘수묵 채색’의 공통점이 있지만, 각국의 역사문화적 맥락 속에서 서로 다른 개성으로 표현된 미감과 정서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배원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수묵화를 지칭하는 용어부터 시작해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고 전시명을 선정하기까지 양국 큐레이터들이 오랜 시간 토론하고 논의했다”며 “동아시아 수묵화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서로의 전통과 현대미술에 대한 다각적인 협의가 필요했다”고 했다.
중국은 묵으로 그린 묵화와 채색이 사용된 채색수묵화를 모두 광의의 범주에서 ‘수묵화’로 지칭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수묵채색화’로 불리던 용어가 중국의 어순에 따라 ‘채색수묵화’로 일컬어지기도 했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더 이상 이런 용어를 쓰지 않는다. 한국은 통상 먹으로 그려진 묵화는 ‘수묵화’, 채색과 먹이 함께 쓰인 그림은 ‘수묵채색화’, 채색이 더욱 주가 된 그림을 ‘채색화’로 구분한다. 배 학예연구사는 “중국은 수묵화라는 커다란 범주에서 ‘수채화’도 하나의 장르로 넣어서 본다”고 부연했다.
한국화와 중국화 부문으로 나뉜 전시장 곳곳에서 문화예술 교류를 이어가기 위해 양국 큐레이터들이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예컨대 ‘일제강점기’, ‘문화대혁명’ 등 용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동아시아 문화적 공명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한국과 중국의 작품을 ‘수묵 예술’로 범주화한 개념도 눈에 띈다. 날카롭고 힘 있는 필치로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지식인을 통렬하게 풍자한 랴오빙슝의 ‘자조’(1979)가 벽에 걸린 것도 뜻밖이다.
한국화 부문 전시 도입부에는 20세기 초반 작품으로 근대적 시방식(視方式)이 적용된 안중식의 ‘백악춘효’(1915)가 놓였다. 1930년대에 이르면 점차 수묵은 산수를, 채색은 인물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정착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당시 채색은 ‘일본인의 미의식이 강하게 내재된 그림’이라는 왜색 논란에 휩싸여 수묵과 채색 간 극심한 갈등을 낳았다. 박래현, 장운상, 안동숙 등의 작품을 통해 모더니즘이 미술계를 뜨겁게 달군 1950년대를 지나 일상적 풍경을 사생한 1960~1970년대, ‘한국화’ 용어가 정착해 나간 1980년대를 거치면 마침내 2024년 제작된 이진주의 ‘블랙페인팅’ 신작까지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16일까지 열린다. 이정아 기자]
["한중 대표 근현대 수묵채색화"…'수묵별미: 한·중 근현대 회화'展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1~2급 문물 대거 출품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내년 2월16일까지
뉴스1 기사 업데이트 : 2024.11.29 오후 8:48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과 중국의 유일한 국가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과 중국미술관이 소장한 대표 근현대 수묵채색화를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인 '수묵별미(水墨別美): 한·중 근현대 회화'가 2025년 2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양국을 대표하는 수묵 예술 작품 및 현대 명작을 선별해 한국편과 중국편 각 2부씩 총 4부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전통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양국 수묵 예술의 독자적 발전 과정을 자연스럽게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화 1부 '근대의 여명과 창신'에서는 20세기 초반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작품을 소개한다. 20세기 초반에는 기존 '서화'란 호칭에서 글씨와 그림이 분리되어 붓과 종이, 먹으로 그린 그림을 '동양화'로 부르기 시작했다. 수묵채색화의 근대미술로의 전환이 이뤄지던 시기인 셈이다.
1950년대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입체주의와 비정형 추상 양식이 적용된 수묵채색화를 박래현, 장운상, 안동숙의 작품을 통해 살펴본다. 1970년대 이후 한국적인 소재에 현대미술 양식을 적용해 동양의 현대적 창신을 도모한 이응노의 '구성'을 비롯한 한국의 대표 수묵채색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국화 2부 '경계를 넘어, 확장을 향해'에서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화의 변천사를 집중 조명한다. 1980년대는 '동양화' 대신 '한국화'란 용어가 정착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조형을 추구하거나 기법의 전환을 통해 한국화를 현대미술 장르의 하나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한 노력이 가속했다.
이는 석철주 '외곽지대', 김선두 '2호선' 등과 같은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화는 미술에서의 장르가 허물어지며 점차 기존 '한국화'의 규정, 재료와 소재, 형식과 장르 등 모든 면에서 다른 것들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유근택, 이진주와 같은 현대의 한국화 작가들은 재료와 기법을 넘나들며 수묵채색화의 새로운 장을 펼치고, 숨은 잠재력을 끌어내며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중국화 1부 '전통의 재발견'에서는 중국 근대미술 100년의 역사를 대표하는 수묵예술 대작을 소개한다. 중국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1~2급 문물을 대거 출품했는데, 1부에서는 1급 문물 5점을 비롯해 2급 21점, 3급 6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중국 국가문물국 지정 문물은 희귀성, 역사성, 예술성을 기준으로 규정하고 관리하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가 큰 작품이다. 1급을 포함해 총 32점의 문물이 전시된 것은 국내 미술관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다.
우창숴(吳昌碩)의 '구슬 빛(珠光)'(1920), 쉬베이훙(徐悲鴻)의 '전마(戰馬)'(1942), 치바이스(齊白石)의 '연꽃과 원앙(荷花鴛鴦)'(1955), 우쭤런(吳作人)의 '고비사막 길(戈壁行)'(1978) 등 자국 내에서도 쉽게 공개되지 않던 중국 수묵예술 거장들의 대작을 볼 수 있다.
중국화 2부 '다양성과 번영'에서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중국 예술가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적인 기법을 더해 새로운 시대의 역동성과 찬란함을 그려냈다. 새로운 조형과 회화기법을 중국화에 적용한 후밍저(胡明哲), 공필화조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쑤바이쥔(蘇百鈞), 현대적인 수묵채색 작품의 대가 추이진(崔進) 등의 작품을 통해 중국 전통의 수묵 정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맥락과 중국 예술의 확장과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우웨이산 중국미술관장은 "풍부한 역사적 깊이를 지닌 동아시아 공통의 문화 유전자인 수묵 예술을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적 공명을 증진하고, 양국 국민에게 아름다운 향연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한·중 회화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중 양국의 문화예술 협력을 공고히 하며 전시 연계 워크숍 및 국제학술대회 등을 통해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전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동아시아 미술에 대한 연구와 협력의 지평을 더욱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범, 〈초동〉, 1926, 종이에 먹, 색, 152×182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국가지정 등록문화유산)
Lee Sangbeom, [Early Winter], 1926, Ink and color on paper, 152×182cm, Collected by MMCA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1897-1972)은 근대적 산수화를 모색하는 연구 단체인 동연사(同硏社)의 주요 멤버로서, 보다 확장된 화면을 채택하여 한문의 제발을 최소화하였으며, 서양화의 공간감과 원근감을 적극 반영하였다. 이상범은 상상 속 공간이 아닌 우리 주변에 실재하는 풍경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야트막한 야산과 소박한 농가는 향토적이고 한국적인 산수를 추구하는 작가의 지향점을 드러낸다.
제5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초동〉(1926)은 동연사의 실험 성과를 보여주는 초기작 가운데 드물게 현전하는 작품이며, 전통 산수에서 근대적 산수로의 변모를 보여주며 관전 산수화의 전형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초동〉은 선을 위주로 삼았던 전통에서 벗어나 마른 붓으로 찍은 점들로 윤곽을 그려, 뼈대가 앙상한 나무, 추수가 끝난 논밭의 이미지로 이제 막 겨울로 접어드는 계절감을 드러낸다.
장운상, 〈구월〉, 1956, 종이에 색, 200×15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Chang Unsang, [September], 1956, Color on paper, 200×150cm, Collected by MMCA
목불(木佛) 장운상(張雲祥, 1926-1982)은 1946년 창설된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미술부 제1기의 첫 졸업생으로 평생 동양화를 그린 작가이다. 또한 1949년 시작된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 〈가두점묘(街頭點描)〉를 출품하여 입상한 이래 국전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구월〉(1956)은 제5회 《국전》에서 무감사 입선한 작품으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상반신 여성 누드 인물화이다. 그림을 보면 이리저리 얽힌 포도 넝쿨을 배경으로 한 여인이 도발적인 자세로 앉아 있다. 건강미 넘치는 여인의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가슴을 완전히 드러낸 채 한쪽 무릎을 세우고 있다. 과장된 이목구비와 구릿빛 피부, 왜곡된 신체 비례, 청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린 넝쿨 등에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상반신 노출을 강조한 동세는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들(Les Demoiselles d'Avignon)〉(1907)을 연상시킨다.
이종상, 〈장비〉, 1963, 종이에 먹, 색, 290×20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Lee Jongsang, [Equipment], 1963, Ink and color on paper, 290×205cm, Collected by MMCA
이종상(李鍾祥, 1938-)은 196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이래 다양한 창작 세계를 펼친 한국화가이다. 1961년 제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 〈장(匠)〉을 출품하여 특선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었다. 〈장비〉(1963)는 제12회 《국전》 문교부장관상 입상작으로, 말에 안장을 채우는 마부의 역동적인 동세가 표현된 인물화이다. 〈장비〉에 등장하는 노동자는 앳된 청년들이다. 그들은 오로지 각자 자신이 담당한 일에만 몰두할 뿐 서로 마주 보거나 다른 곳에 시선을 두지 않는다. 그림에서 급박하고 빈틈없이 진행되는 노동 현장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이다.
청년 이종상은 이 작품을 제작할 당시 노동자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동료들의 일상을 관찰하였고 노동자 연구와 민중 미술에 심취하였다. 이 과정에서 어린 시절 할아버지를 따라 명동 시내를 돌아다니며 수습한 구두 밑창의 징을 엿과 바꾸어 먹은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못 쓰는 쇠붙이를 모아 솥에 넣고 끓여 새로운 생산의 도구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개혁과 같은 맥락임을 깨달았다. ‘쇠’라는 물성이 간직한 변화의 기능을 파악한 것이다. 〈장비〉는 이러한 체험에서 비롯된 인물화라 할 수 있다.
안동숙, 〈태고의 정 Ⅰ〉, 1969, 천에 색, 돗자리, 콜라주, 168.5×122.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Ahn Dongsook, [Affection of Immermorial Antiquity Ⅰ], 1969, Color on silk, straw mat, collage, 168.5×122.5cm, Collected by MMCA
오당(吾堂) 안동숙(安東淑, 1922-2016)은 일제강점기 이당(以堂) 김은호(1892-1979)의 낙청헌(絡靑軒)에서 수학하였고, 해방 이후 서울대학교 예술대학에서 동양화를 배웠다. 무릎 제자식 사숙과 정규 제도권 미술 교육을 모두 체험한 작가인 셈이다. 안동숙은 대학 졸업 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와 묵림회에 출품하며 화가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였고, 1960년대 중후반부터 국제 미술제에도 적극 참여하며 활동 무대를 해외로 확장하였다. 안동숙은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추상을 시작하였고, 동아시아 창작의 근간인 지필묵 대신 다른 재료를 사용하였다.
〈태고의 정 Ⅰ〉(1969)은 1969년 개최된 제1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당시 작품 제목은 〈한국의 상(像)〉이었다. 돗자리, 화문석, 대방석, 알루미늄 새시 등을 혼합하여 제작한 100호 크기의 평면 회화로서 독특한 물성이 혼합된 이 작품은 ‘최초의 물감 없는 동양화’로 알려지며 국내 미술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서양화단의 일부 작가들이 옵아트에 민속적 모티프를 혼성하여 한국적 기하 추상을 모색한 것처럼, 이 작품 역시 “서양 전위예술의 일면을 보이면서 동양화의 선과 정적 특징”을 간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안동숙도 지필묵을 배제하고 한국의 전통 재료를 활용하여 ‘안방과 사랑방의 골동품적 예술에서 탈피’하려 했음을 피력하였다. 동양화에 동양성과 현대성과 한국성의 코드를 모두 실현하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원문자, 〈정원〉, 1976, 종이에 색, 166×12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Won Moonja, [Tranquil Garden], 1976, Color on paper, 166×120cm, Collected by MMCA
원문자(元文子, 1944-)는 1960년대 중반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재학 시절부터 인물, 동물, 화조류 등 모든 화목에 두각을 나타낸 동양화가이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 〈칠면조〉(1970)를 출품하여 국회의장상을 수상하면서 이미 20대 중후반부터 국내 최고의 화조화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당시 국전 동양화부는 사경산수화가 대세를 이루었으나 원문자는 이와 다른 행보를 선택하여 두각을 나타내었다.
〈정원〉(1976)은 1976년 제25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화조화이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이 작품을 구입한 후 수리 복원을 거쳐 새롭게 단장하였다. 원문자는 〈정원〉에서 분홍색 연꽃이 활짝 핀 연못에 원앙 두 쌍이 평화롭게 노니는 장면을 화선지에 색을 물들이는 선염법으로 맑고 깨끗하게 재현하였다. 연못에서 노니는 원앙, 주변을 장식한 연꽃과 연잎을 화면 가득 배치하여 여백을 거의 남기지 않았는데, 이는 새보다 연못의 풍경에 비중을 둔 소경화조화의 일종이다.
김아영, 〈옥인동〉, 1978, 종이에 먹, 색, 91×62.8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Kim Ahyoung, [Ogin-dong], 1978, Ink and color on paper, 91×62.8cm, Collected by MMCA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던 지삼(知三) 김아영(金雅暎, 1953-), 강남미(康南美, 1951-), 최윤정(崔允禎, 1956-)은 1977년부터 두 해에 걸쳐 《3인행(三人行)》 전시를 열었다. 이들의 작품은 그간의 동양화와 내용 면에서 매우 달라 당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선시대 전통 회화나 근대기 일본에서 유입된 신남화풍의 그림과는 결이 다르게, 주로 현실에서 마주한 풍경을 먹과 맑은 채색으로 그려 내었기 때문이다. 당시 『논어』에서 따온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로 전시회의 이름을 짓고 전시 전반을 주도한 작가가 김아영이다.
김아영의 〈옥인동〉(1978)은 《삼인행》에 출품되었던 작품으로 경복궁 왼편에 있는 옥인동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당시 옥인동에는 인왕산 자락 아래 언덕배기에 오래된 한옥과 허름한 집이 혼재되어 있었다. 김아영은 언덕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큰길 위아래의 시점을 달리하여 아래로는 기와를 덮은 한옥을 부감하여 그리고, 위로는 무질서하게 새로 지어진 가옥들을 소략한 필치로 그렸다. 이러한 현실적인 모습은 1980년대 〈현실과 발언〉으로 대표되는 민중미술과 미술사적으로 연계되는 의미가 있다.
김선두, 〈2호선〉, 1985, 종이에 먹, 색, 117×15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Kim Sundoo, [Subway, Line No. 2], 1985, Ink and color on paper, 117×150cm, Collected by MMCA
1980년대 한국화 분야에서는 낯익은 도시 풍경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시민의 삶에 주목한 젊은 작가군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작가군을 대표하는 한국화가로 구산(久山) 김선두(金善斗, 1958-)가 있다. 당시 20대 후반의 청년 작가였던 김선두는 친근한 도시의 일상과 비주류의 인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휴월〉을 1984년 제7회 《중앙미술대전》에 출품하여 대상을 수상하였다. 김선두는 이 작품에서 장지 기법이라는 채색 방법론을 고안하였는데, 두껍고 질긴 장지 위에 엷은 채색을 여러 번 중첩하여 밑에 칠해진 바탕색이 은은히 우러나도록 하는 발색법이다. 이 기법을 통해 김선두는 발효된 토속 음식의 숙성된 맛처럼 화면에 연한 안료를 스며들게 하고, 그 위에 얹기를 반복하여 색상의 깊이감을 추구하였다.
《오늘과 하제를 위한 모색전》 출품작인 〈2호선〉(1985)에서도 장기 기법이 활용되었다. 이 작품에서 김선두는 이른 새벽 텅 빈 2호선 전철을 타고 일터로 나가는, 고단한 삶에 지쳐 졸고 있는 청년을 탁월한 데생과 사생의 필력으로 표현하였다. 인물상을 포함한 지하철 내부는 맑고 호흡이 긴 필선으로 묘사한 뒤 신체 위에 군청의 원색 물감을 진하게 얹어 발색 효과를 더했는데, 화면 전체에 바탕색이 드러나도록 담색을 바른 후 원색을 얹는 장지 기법을 구사한 것이다. 김선두가 연출한 수묵과 채색의 경계를 허문 청회색 톤 분위기에서 도시 생활의 고단함이 엿보인다.
황창배, 〈20-2〉, 1987, 종이에 먹, 색, 120.5×126.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Hwang Changbae, [20-2], 1987, Ink and color on paper, 120.5×126.5cm, Collected by MMCA
소정(素丁) 황창배(黃昌培, 1947-2001)는 1978년 제27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한국화 비구상 부문으로 최초의 대통령상을 받으며 등단하였고, 1987년 《선미술상》 수상 개인전을 개최하며 스타 작가로 부상하였다. 동서양의 다양한 재료와 매체를 넘나들었지만 결국은 지필묵을 지켜 낸 전형적인 한국화가이다. 황창배는 내용과 소재는 구상에서 출발하지만 거칠면서도 속도감 있는 필치와 사실적 형태는 보이지 않고 자연과 인간이 뒤섞여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20-2〉(1987) 역시 특유의 색감으로 나무와 바위 등이 뒤엉켜 있는 사이로 여인의 모습이 드러난다. 종이에 물감을 뿌리거나 일필휘지로 그은 필획에서 강한 속도감이 느껴지며, 화면 오른쪽 하단에 적혀 있는 ‘4320’은 단기(檀紀)로 1987년에 제작하였음을 알려 준다.
민경갑, 〈자연과의 공존 99〉, 1999, 종이에 색, 148×192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Min Kyoungkap, [Coexistence with Nature 99], 1999, Color on paper, 148×192cm, Collected by MMCA
유산(酉山) 민경갑(閔庚甲, 1933-2018)은 전위적인 청년 화가들의 결집체인 묵림회(墨林會, 1960-1964)의 회원으로서, 당시 불어닥친 앵포르멜의 물결 속에서도 수묵추상화를 고집하였다. 그러다 1970년대에는 구상으로 회귀하여 재료와 기법에 대한 탐구를 거듭하며 종이와 안료가 만들어 내는 번짐 효과를 실험하는 데 매진하였다.
1980년대 중반, 전통 채색화가 활기를 띠며 한국화의 지형에 큰 변화가 일어났을 때 그는 화려한 반추상의 채색 산수화로 전환하며 수묵의 바림 기법을 채색에 응용한 〈자연과의 공존〉 연작들을 발표하였다. 〈자연과의 공존 99〉(1999)는 원색을 사용하여 산과 나무를 기하학적 형태로 단순화하고, 평면적이고 과감한 화면 분할을 통해 화면의 구조를 색면으로 간결하게 처리한 대작으로 유산 양식을 구축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정재호, 〈황홀의 건축-청계타워, 현대오락장, 종로빌딩, 용산병원〉, 2006-2007, 종이에 먹, 색, 194×130cm(×3), 191×13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Jung Jaeho, [Ecstatic Architecture—Cheonggye Tower, Modern Arcade, Jongno Building, Yongsan Hospital], 2006-2007, Ink and color on paper, 194×130cm(×3), 191×130cm, Collected by MMCA
정재호(鄭載頀, 1971-)는 한국의 산업화 시기, 급속한 경제 성장과 함께 탄생하여 이제는 사라져 가는 쇠락한 도시의 풍경을 회화로 기록한다. 1960년대 이후 도시민의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 등장하여 선망의 주거 방식으로 추앙되던 아파트와 상가, 빌딩들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재개발 대상이 되었고, 작가는 철거를 앞둔 지역을 찾아가 그 일대를 한지에 먹과 채색 안료를 사용하여 보이는 그대로 담아내었다.
〈황홀의 건축-청계타워, 현대오락장, 종로빌딩, 용산병원〉(2006-2007)은 네 지역의 건물을 한 화면에 옮긴 것이다. 한때 영화로 가득 찼던 건물들의 쇠락은 정재호를 비롯하여 삶의 부침을 겪는 인간 일반의 삶을 닮아 있다. 최근 작가는 화면에 공간을 구축하는 데 보다 유리하다는 점에서 캔버스에 유채 물감으로 전환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진주, 〈볼 수 있는 21〉, 2024, 이정배블랙 수제물감, 광목에 색, 108.7×81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Lee Jinju, [Visible 21], 2024, Handmade Leejeongbae black, color on cotton, 108.7×81cm, Collected by MMCA
이진주(李珍珠, 1980-)가 그리는 사건이나 사물은 그가 현실과 일상에서 겪고 마주한 상황, 대상, 풍경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작가의 기억 속에 얼마간 묻혀 있다가 다시 꺼내어져 화면으로 묘사되는데, 그려진 장면은 현실의 세계와 주관의 세계가 만나 환상적이면서도 기묘한 느낌을 전달한다.
〈볼 수 있는 21〉(2024)은 이진주의 ‘블랙 페인팅’ 작업의 하나로, 직접 제작한 검은색 물감을 사용하여 새까만 어둠 속에 떠오른 손이나 얼굴, 몸의 일부 등을 극도로 세밀하게 그려 내었다. 이진주 작업의 또 다른 특징은 그의 채색 기법에서 기인하는데, 광목에 아교포수를 하고 엷은 수간 안료를 중하여 채색하는 방식이다. 이 작업은 무한한 인내를 필요로 하지만 유화나 아크릴 물감과는 전혀 다른 무광의 독특한 질감과 선명한 발색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진주의 작품들이 정적이면서도 세부를 찌를 듯 선명하게 드러나는 이유이다.
우창숴(吳昌碩,), 〈구슬 빛(珠光)〉, 1920, 종이에 먹, 색, 139.6×69cm, 중국미술관 소장
吴昌硕, 《珠光》, 1920, 纸本水墨设色, 139.6 × 69 cm, 中国美术馆藏
Wu Changshuo, [Wisteria], 1920, Ink and color on paper, 139.6×69cm, Collected by NAMOC
우창숴(吳昌碩, 1844-1927)는 중국 근대 미술사에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예술 거장이다. 그는 서예의 필법과 금석(金石)의 매력을 회화에 접목하여 활달하고 호방한 예술 스타일을 형성하였다.
〈구슬 빛(珠光)〉(1920)은 등나무를 묘사한 작품으로, 붓놀림은 겉보기에는 무질서하고 마음 가는 대로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숙련된 기법이 드러나며, 지렁이가 기어가고 뱀이 놀라는 듯한 기세와 리듬이 느껴진다. 화면의 전체적인 구성은 풍부하고 생동감 있으며,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어 호쾌하고 자유로운 예술적 개성을 보여준다. 이는 그의 만년(晩年)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치바이스(齊白石) 〈연꽃과 원앙(荷花鴛鴦)〉, 1955, 종이에 먹, 색, 137.7×67.8cm, 중국미술관 소장
齐白石, 《荷花鸳鸯》, 1955, 纸本水墨设色, 137.7×67.8cm, 中国美术馆藏
Qi Baishi, [Mandarin Ducks by Red Lotus], 1955, Ink and color on paper, 137.7×67.8cm, Collected by NAMOC
치바이스(齊白石, 1864-1957)는 20세기 중국 예술의 대가로, 시(詩)·서(書)·화(畫)·인(印)을 모두 겸비하고 있으며, 산수화, 화조화, 인물화를 두루 잘 그렸고, 공필화와 사의화를 함께 중시하였다.
〈연꽃과 원앙(荷花鴛鴦)〉(1955)은 그가 만년에 자주 그렸던 화조화 소재로, 그림 속 연잎은 먹의 농담이 풍부하게 표현되어 있고, 연꽃은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묘사되었다. 붉은 꽃과 먹빛 잎이 서로 어우러져 흥미로운 조화를 이루며, 화면은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을 준다. 연 줄기는 주로 마른 붓으로 표현되었고, 두 마리의 원앙은 깃털이 선명하게 묘사되어 흰 물결 위에서 더욱 또렷하게 돋보인다. 전체 그림은 고상하면서도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며, 간결한 이미지와 적절한 밀도의 구도로 소박하고 순수한 예술적 분위기를 풍긴다.
쉬베이훙(徐悲鴻), 〈전마(戰馬)〉, 1942, 종이에 먹, 색, 110.5×61.3cm, 중국미술관 소장
徐悲鸿, 《战马》, 1942, 纸本水墨设色, 110.5×61.3cm, 中国美术馆藏
Xu Beihong, [War Horse], 1942, Ink and color on paper, 110.5×61.3cm, Collected by NAMOC
쉬베이훙(徐悲鴻, 1895-1953)은 평생 서양화의 사실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중국화를 개혁하는 데 힘썼으며, ‘서양화로 중국화를 윤택하게 한다’라는 평을 받은 중국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미술 교육가, 한 시대의 미술 거장이다.
〈전마(戰馬)〉(1942)는 그가 말을 소재로 그린 동물화 중 하나로서, 중일 전쟁이 교착 상태에 있던 시기에 창작된 작품이다. 전투마가 발걸음을 멈추고 전장의 황량한 풍경을 갑작스럽게 되돌아보는 모습을 담았으며, 전투마의 위엄 넘치는 기세는 자연이 근원이나 그의 독특한 창작 기법에서 비롯되기도 하였다. 화가는 빛에 의한 명암의 대비를 활용해 대담한 흑백의 조화를 이루었으며, 간결하고 힘 있는 필치로 선을 그리며 번짐 기법을 사용하여 거친 골격과 생동감 넘치는 수묵 효과를 만들어 냈다. 이는 강렬한 시각적 충격과 함께 강한 정신적 감동을 준다.
린펑몐(林風眠), 〈물수리와 작은 배(魚鷹小舟)〉, 1961, 종이에 먹, 색, 31×34.5cm, 중국미술관 소장
林风眠, 《鱼鹰小舟》, 1961, 纸本水墨设色, 31×34.5cm, 中国美术馆藏
Lin Fengmian, [Ospreys in a Canoe], 1961, Ink and color on paper, 31×34.5cm, Collected by NAMOC
린펑몐(林風眠, 1900-1991)은 현대 화가이자 예술 교육가로, 그의 수묵화는 간결한 선과 대담한 먹의 사용, 리듬감 있는 구성을 통해 고요한 물새와 황량한 자연 풍경을 표현하며, 내면의 고독과 민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다.
〈물수리와 작은 배(魚鷹小舟)〉(1961)는 이러한 특징이 반영된 대표작 중 하나로, 몇 번의 옅은 먹 터치로 하늘과 땅, 물을 넓고 멀리 있는 듯한 느낌으로 묘사하였다. 굵은 먹으로 표현한 작은 배와 갈대, 서로 의지하는 두 마리의 물수리는 생동감이 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여운을 남긴다.
리커란(李可染), 〈용수와 물소(榕树水牛)〉, 1961, 종이에 먹, 색, 69.2 × 46cm, 중국미술관 소장
李可染, 《榕树水牛》, 1962, 纸本水墨设色, 69.2×46cm, 中国美术馆藏
Li Keran, [Banyan and Buffalo], 1962, Ink and color on paper, 69.2×46cm, Collected by NAMOC
리커란(李可染, 1907-1989)은 산수화와 인물화에 능하였으며, 특히 소를 그리는 데 뛰어났다. 그의 작품은 묵직하고 웅장한 분위기를 지니며, 시대적 특색과 독특한 예술적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용수와 물소(榕樹水牛)〉는 먹을 주 색조로 하여 여백과 간격을 통하여 대조를 이루는데, 마치 태극도의 음과 양이 서로 맞물리는 듯한 구성을 보여준다. 거대한 먹으로 그린 용수가 화면 대부분을 차지하며,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하면서도 빛이 스며들 듯 투명한 느낌을 준다. 하단부에서는 여백을 물로 표현하였고, 두 명의 장난꾸러기 목동이 물소 위에 타고 있어 마치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이다. 이 장면은 시골의 소박한 정취를 가득 담고 있어 순수한 동심과 함께 화가의 필묵에서 느껴지는 천진난만한 매력을 드러낸다.
추이전콴(崔振寬), 〈쯔양 2(紫陽之二)〉, 2000, 종이에 먹, 192×140cm, 중국미술관 소장
崔振宽, 《紫阳之二》, 纸本水墨, 192×140cm, 中国美术馆藏
Cui Zhenkuan, [Ziyang County II], 2000, Ink on paper, 192×140cm, Collected by NAMOC
추이전콴(崔振寬, 1935-)은 산시성(陝西省) 국화원의 일급 미술가로서, 그의 작품은 진한 먹으로 그린 산수화를 특징으로 한다. 이 작품은 전통 중국화의 다양한 묘법(描法)과 준법(皴法), 점법(點法)을 사용하여, ‘다른 사물’을 통하여 ‘이 사물’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중국화의 비유적 조형 의식을 반영하였는데, 이러한 필묵의 내포는 단순한 회화 형식을 넘어선다. 다양한 준법과 점, 선으로 응축된 자연 풍경은 화가가 필묵의 언어를 탐구하고 실험한 결과로, 지리적 지형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묵의 형식과 기호가 예술적 탐구의 주제가 된다.
팡쥔(方駿), 〈연기 나는 마을, 강남에 기대다(煙村倚江南)〉, 2008, 종이에 먹, 색, 56.28×120.4cm, 중국미술관 소장
方骏, 《烟村倚江南》, 2008, 纸本水墨设色, 56.28×120.4cm, 中国美术馆藏
Fang Jun, [A Village in Jiangnan], 2008, Ink and color on paper, 56.28×120.4cm, Collected by NAMOC
팡쥔(方駿, 1943-2020)은 난징예술학원 교수로서, 이 작품은 절벽처럼 솟아오른 산과 느긋하게 흩어지는 구름, 간간이 보이는 마을의 집들이 어우러져 마치 무릉도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간 세상의 삶이다. 그의 산수화는 우아하고 여유로운 품격을 지니고 있으며, 그림 속 ‘강남(江南)’은 단순한 추상적 형식에 그치지 않으며, 그의 삶과 함께 울고 웃는 고향과 여정의 애환을 담고 있다. 이는 그가 작품의 낙관에 적어 놓은 시구와도 같다. 이 시구는 작가가 강남산수에 대해 가지는 정서적 함축을 잘 표현한다.
하늘빛이 논밭을 비추고, 가벼운 구름이 들판에 내려앉네.
한 줄기 푸른 산이 멀리서 보이고, 연기 나는 마을이 강남에 기대어 있네.
(天光映水田, 雲輕落陌阡. 一抹蒼山遠, 煙村倚江南.)
쑤바이쥔(蘇百鈞), 〈가을 운치(秋韻)〉, 1993, 천에 색, 180×150cm, 중국미술관 소장
苏百钧, 《秋韵》, 1993, 布本工笔重彩, 180×150 cm, 中国美术馆藏
Su Baijun, [Charm of Autumn], 1993, Heavy color on canvas, 180×150cm, Collected by NAMOC
쑤바이쥔(蘇百鈞, 1951-)은 중앙미술학원 교수로서, 송원(宋元) 공필 화조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왔다. 〈가을 운치(秋韻)〉(1993)는 명말 이후 등장하여 링난화파에서 지속적으로 발전한 당수(撞水), 당색법(撞色法)을 사용한 전형적인 기법이 돋보인다.
그는 서남쪽 들판을 산책하던 중 황금빛 가을 노을이 익은 콩깍지 위에 내려앉아 빛나는 장면을 보았고, 이를 화폭에 담아내었다. 이러한 자연 현상의 유기적 결합을 바탕으로 빛과 그림자, 명암을 세심하게 처리하여,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선으로 나뭇가지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뒤쪽의 리드미컬한 느낌을 주는 오리를 배경으로 전체적으로 매우 감동적인 장면을 완성하였다.
추이진(崔進), 〈노방(怒放)〉, 2019, 종이에 먹, 색, 116×64cm, 중국미술관 소장
崔进, 《怒放》, 2019, 纸本水墨设色, 116×64cm, 中国美术馆藏
Cui Jin, [In Full Bloom], 2019, Ink and color on paper, 116×64cm, Collected by NAMOC
추이진(崔進, 1966-)은 중국예술연구원 국화원 상임 부원장으로서, 그의 창작은 주로 현대적인 채색 수묵 작품을 위주로 한다. 〈노방(怒放)〉(2019)은 꽉 찬 구도를 이루고 있으며, 인물은 여러 겹의 사물 속에 숨어 있다.
그의 필묵 속 인물들은 고요한 기운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미학의 깊은 내면에서 시적 정취와 낭만을 추구한 결과이다. 이는 화려함이 물러난 후 찾아오는 평온함과 담백함, 고요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림 전체는 형식적으로는 자유롭지만, 그 속에 담긴 정신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어 관람자는 이 독특한 화면 구성을 통해 작가의 세계로 이끌린다.
톈리밍(田黎明), 〈먼 산(遠山)〉, 1996, 종이에 먹, 색, 66×88cm, 중국미술관 소장
田黎明, 《远山》, 1996, 纸本水墨设色, 66×88cm, 中国美术馆藏
Tian Liming, [Distant Mountains], 1996, Ink and color on paper, 66×88cm, Collected by NAMOC
톈리밍(田黎明, 1955-)은 중국예술연구원 전 부원장이다. 그의 인물화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평온함을 탐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마음가짐으로 현실을 관찰한다.
〈먼 산(遠山)〉(1996)은 그의 〈초상 시리즈〉 수묵화 중 하나로, 주로 이미지 기법과 담백한 색조를 사용하여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융합하였다. 나무 아래에 기대어 있는 소녀는 자연 속에서 자라나는 듯하다. 색채는 신선하고 밝으며, 차분한 필치에는 도시의 번잡함과 소음 속에서 고요한 삶을 갈망하는 화가의 의지가 반영되어 있다.
14:00~14:11 시청역 12번 출구로 회귀하여 탐방 완료
14:11~14:20 시청역에서 을지로3가역으로 가는 2호선 전철 승차 대기
14:20~15:00 2호선을 타고 시청역에서 을지로3가역으로 가서 3호선으로 1차 환승하여 연신내역으로 간 후 6호선으로 2차 환승하여 구산역으로 이동 [40분 소요]
[수묵별미(水墨別美)=한.중 근현대 회화] 전시장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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