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이면 학교에서 위탁급식이 퇴출된다. 지난 2006년, 일명 CJ사건(위탁급식으로 인한 대형식중독사고)발생 후 부랴부랴 개정된 학교 급식 법에서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다. 당시 법개정논리는 5년여 시간동안 ‘직영-우리농산물사용-무상급식’의 3대원칙을 요구해왔던 시민단체법개정안을 바탕으로 약간의 수정작업을 거쳐 직영원칙을 고수할 수 있었다. 법개정당시 위탁급식중인 학교의 부담을 덜기위해 계약 만료될 적정시점인 2009 년말 까지 3년 유예기간을 두면서 정말 불가피한 경우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직영급식을 하도록 했다.
법에서 말하는 불가피한 경우 즉 부득이한 사정은 1. 공간적 또는 재정적 사유 등으로 학교급식시설을 갖추지 못한 경우 2. 학교의 이전 또는 통ㆍ폐합 등의 사유로 장기간 학교의 장이 직접 관리ㆍ운영함이 곤란한 경우 3. 그밖에 학교급식의 위탁이 불가피한 경우로서 교육감이 학교급식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는 경우라 하였다.
그런데, 지금 대부분의 학교장은 직영급식을 하기위해서는 반드시 학생식당이 필요한데, 재정지원도 없고 장소가 부족해 1번 항목에 해당되므로 식당을 지은 뒤 직영하자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또 어느 학교는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급식실개보수비 1억을 가지고는 현재 노후 된 시설을 바꾸기엔 턱없이 부족하므로 지원금을 확보한 뒤에 직영결정하자고도 한다. 그리고는 직영을 하게 되면 영양(교)사가 식단과 영양관리는 하지만 노무관리, 재무관리, 시설관리 전문성 부족으로 급식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조리원의 급작스런 퇴사나 병가 등에 학교가 즉각 대처하지 못하며 교사가 전부 급식에 매달리므로 교수학습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교장은 식재료 구매도 대형급식업체가 전문적으로 구매 공급하는 것보다는 질이 낮고 가격이 비싸다며 사실과는 다른 이유를 대면서 직영급식을 하면 위탁업체이윤만큼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단언하면서 직영자체가 문제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일들이 어제오늘 벌어진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06년, 직영원칙의 학교급식법이 개정될 당시 위탁업자들은 자신들이 더 이상 학교사업을 유지할 수 없음에 엄청난 반발과 헌법소원까지 냈었다. 그러면서 007가방을 들고 국회를 드나들며 학교급식법의 강제직영원칙은 잘못되었다는 저들만의 논리로 새로 법개정을 요구하였고 급기야 한나라당 조전혁의원은 18명의 서명을 받아 초등학교부터 위탁할 수 있도록 법개정안을 제출하였다. 여기에 서울시내 위탁급식 중고등학교장들은 교장협의회의 명의로 직영전환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탄원서를 교육청에 제출하여 강한 반발의지를 드러냈다. 교장단 협의회는 지역별로 잦은 회합을 통해 직영전환반대를 위한 집단논리를 만들어왔다. 만에 하나 직영을 요구하는 학부모가 있으면 별도면담을 통해 기존의 직영급식학교 교사들은 과도한 업무로 인해 학습지도를 못하고 있으며 교장과 학부모간 갈등이 극심하다고 전하면서 직영은 어렵다고 입을 막아버린다. 어느 교장은 한 술 더 떠서 직영을 하게 되면 별도의 책임보험을 들어야하고 만에 하나 급식사고라도 나면 학교장 개인사재를 털어 보상하므로 패가망신할 것이라 엄포를 놓기도 한다.
우리 동네 관악구에는 다른 지역보다 직영전환 급식학교가 많은 수준인데, 여기에는 직영 전환 시 위탁급식비와 동일한 급식비로도 친환경급식에 한우까지 제공한 실례를 만들어낸 덕으로 많은 학교들이 친환경급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우리학교(남강고등학교)는 입시준비로 힘든 학생들에게 최상의 급식을 주기위해 학교장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 학운위가 똘똘 뭉쳐 있으며 급식비도 다른 학교에 비해 저렴하다. 게다가 작년부터는 수능준비를 하는 고3학생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11월 수능일전까지는 아침영양 죽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직영으로 전환되지 않았다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근의 모 고등학교장은 우리학교 급식담당교사는 급식업무가 너무 힘들어 담임도 안 맡고 이제는 그만하겠다하여 교장이 힘들어한다고 학부모들에게 거짓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학교 급식담당교사는 학운위며 급식소위원으로서 간사역할을 하면서 2년여 고생한 것은 사실이나 그로인해 수업을 해태하거나 학습지도를 못한 적은 없다. 울 학교 급식담당교사는 이에 대해 직영전환을 준비할 당시 학교장과 일부 교사들이 반대로 인해 가장 힘이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으니 그저 헛웃음만 날뿐이다. 교장들의 직영반대를 위한 활동은 이 뿐만이 아니다. 어떤 학교는 얼토당토않은 내용으로 학생설문을 돌리는가하면 교사들에게 부분위탁의 장점만을 두드러지게 적시한 설문지로 교사78%가 위탁을 찬성하게 하였다.
위탁급식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다. 학교급식이 아이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솥 밥 공동체로서 밥상머리 교육을 하고 우리입맛과 식생활문화를 제대로 교육하며 동시에 우리농업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사는 사회를 가르치는 진정한 생활교육과제인거다. 그걸 업자가 대신할 수 없으나, 지난 십 수 년 동안 학교는 위탁업자들로 인해 시장화 되었음은 물론 학생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여 식중독사고와 각종의 비리사건을 야기해왔었다. 학생들이 낸 급식비는 아이들의 식사로 제공돼야함에도 교육 관료와 업자의 주머니를 채워왔음은 말할 나위없다. 비근한 예로 교육청 감사과는 급식업자에게 골프접대를 받은 교장들의 고발사례를 조용히 덮어버렸으며 위탁업자로부터 선거후원금을 받은 자가 교육감으로 당선되었던 사실도 있다. 그러면서 서울교육청은 직영전환 법정시한인 2010년 1월 19일에 임박하여 지난 10월19일자로 직영전환을 위한 공문을 각 학교에 보냈지만 내용상으로는 부분위탁을 제시하고 있다.(아래) 이와 같이 상급기관의 공문을 받은 학교장들은 이미 6개월 전부터 계획을 세워야하는 직영은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니 학부모나 학생, 교사들에게 직영의 어려움을 강조하는 내용의 설문작업을 할 밖에..
지난 한 주간, 회원들로부터 교장들이 허위로 제공하고 있는 직영급식학교에 대한 정보가 맞는 지, 직영학교가 그렇게 힘든 건지를 물어오는 전화를 하루평균 서너 통을 받고 있다. 학교급식에 정말 문외한인 교장이라 해도, 학교운영의 원칙을 학생중심의 시각에서 접근하면 하나도 어려울 일이 아니다. 최근 들어 교사평가나 학교평가를 바탕으로 학교 선택제를 강행하고 있다. 적어도 우리학교(남강고등학교)는 원래도 명문이지만 친환경직영급식학교에 아침 영양죽을 제공하는 훌륭한 학교로 거듭났으니 학부모들이 학교선택에 있어 가장 가고 싶은 학교1호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해야 공부도 잘한다는 것은 굳이 얘기하지 않더라도 위탁을 유지하려는 학교장님들께, 우리학교처럼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교육현장으로 바꿔보자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지 정말 따져 묻고 싶다.
2009년 11월 2일 제 80돌 학생의 날을 앞두고 이빈파 친환경급식전국네트워크 대표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대표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 학부모회 준비 위원장 남강고등학교운영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