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山煙雨(하산연우)
황공망(黃公望:1269~1354)
자는 자구(子久), 호는 일봉(一峰)·대치도인(大痴道人).
중국 원나라 시대의 화가이자 문인화가로 남종화(南宗畵 )의 묘사형식을 완성한 인물이다.
중국 산수화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부춘산거도권(富春山居圖卷)」이 있다.
비가 오려고 하는지 멀고 가까운 봉우리마다 비구름 피어오르고
雨氣薰薰遠近峰 우기훈훈원근봉
긴 숲은 머리를 감은 듯이 저녁노을에 잠겼네
長林如沐晩煙濃 장림여목만연농
저 멀리 쏟아져내리는 폭포수 아련한 종소리
飛流遙落疏鍾斷 비류요락소종단
짧은 지팡이로 돌밭길을 어떻게 올라왔을까
石徑何來駐短笻 석경하래주단공
*
새벽부터 비가 폭포수처럼 쏟아 내렸다
고층 아파트는 목욕하듯이 비속에 잠긴 것이 아니라, 갇혀버렸다.
사람 사는 모습이 궁금했는지, 한참을 기웃 거리 다가가 흔적을 남기고 나갔다. 나간 것이 아니라, 쫓아버렸다. 나의 부재는 늘 자국이 남는다
좋은 일이든 슬픈 일이든
산에서 비를 만나면 일부러 비를 맞곤 했다
비의 살가운 체취가 좋았다
비 비린내가 나는
방금 물고기가 하늘을 헤엄쳐 다녔다는 것을......
비가 내리는 날에는 잊지 않고 늙은 감나무의 밑동을 찾아오는 두꺼비도 보고 싶다. 지금은 사라진 그 두꺼비는 달나라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를 가장 사랑해 준 사람들은 모두 옛사람이 되었다.
나도 옛길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나이를 먹는 것이 고맙고 편안하다
세상을 모두 가지고 모두 버리는 기분이다
살아있어서 모두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