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엄마로서 새 생명을 낳는 것만큼 인생의 큰 기쁨은 없다고도 하는데요,
행복으로 가득할 것만 같은 출산이 때론 고통으로 이어질 때도 있습니다.
네, 산모에게 종종 찾아오는 산후 우울증 때문인데요,
출산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런 우울감, 한차례 겪은적 있으실거에요.
네, 아이 낳고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하는데다, 밤낮없이 아이를 돌보다보면 이런 울적한 기분에 빠질 수 있겠죠,
보통은 자연스레 극복하지만 이게 심각한 우울증으로 이어지곤 하는 게 문제인데요.
급기야 스트레스를 못이겨 아이를 학대하고, 방치하는 일까지 벌어지곤 하는데요.
김기흥 기자, 산모는 물론이고 아이까지 위험할수 있다니, 무서운 일이네요.
<기자 멘트>
서울 강남의 한 가정집에서 생후 8개월 된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 아이를 숨지게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아이의 엄마였습니다.
이 엄마는 아이를 38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했는데요.
그녀는 평소 산후우울증 증세를 보여왔다고 합니다.
방치했다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정한 엄마가 돼 버리는 산후우울증의 심각성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출산 후 대부분의 여성들이 한 번쯤은 경험해 본다는 산후우울증. 그 증상이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 산후우울증 때문에 8개월 된 딸을 때리고 굶겨 결국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날 정도인데요.
<인터뷰> 이명주 (서울시 용산동) : "아이 낳고 우울증이 1년 정도 왔었거든요."
<인터뷰> 김아정 (충북 청주시 상남동) : "‘얼마나 힘들면 그랬을까?’ 하는 공감되는 부분도 있어요."
<인터뷰> 정유경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 "산후우울증을 겪기는 하는데 자기 자식을 해하거나 하는 건 안 맞는다고 생각해요."
산후엔 누구나 기분이 울적해지는 산후우울감을 겪게 되는데요, 대개는 자연스레 극복하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육아에 대한 불안감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산후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산후우울감은 대부분의 산모가 겪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산모 중 10~15%는 그 증상이 몇 달 동안 지속되는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겪는다고 합니다.
<인터뷰> 고지은 (한의학 박사) :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기분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이 저하되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요즘 산모들의 소통의 장인 인터넷 까페모임엔 산후우울증을 호소하는 글들이 많이 눈에 띄는데요.
정말일까, 싶을 정도로 생각보다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인터뷰> 박OO (산후우울증 경험자) : "아이에 대해서 정성을 쏟을 상황도 안 되고요. 아이가 뱃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너무 소중한 이런 느낌보다는 도로 어디에 보낼 수 있으면 보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인터뷰> 김OO (산후우울증 경험자) : "(아이가) 우는 것 때문에 우울증이 많이 오더라고요. 그리고 제 생활이 없어져서 더 많이 오고요. (아이가) 너무 많이 울 때는 제가 달랠 수 없으니까 엉덩이 토닥거릴 때 조금 힘을 줘서 때려요."
첫째 때 산후우울증을 겪었다는 최 씨는 갑자기 닥친 육아문제 때문에 심적 부담감이 컸는데요.
우는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기도 했던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느껴졌다고 합니다.
둘째 아이를 낳은 후에도 증상은 같았는데요.
남편의 늦은 귀가로 하소연 할 곳이 없었던 최 씨의 화는 아이에게 향했습니다.
<인터뷰> 최OO (산후우울증 경험자) : "귀가 윙윙거리는 듯해요. 애가 우는 소리가 커지면 귀가 윙윙거리면서 머리가 막 흔들리는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든 우는 소리를 없애고 싶으니까 아이 얼굴을 다 막을 수 없잖아요. 손수건으로 해서 애 입을 막는 거예요. 그러면 우는 소리가 작게 들릴까 싶어서. 제가 미친 짓을 한 거죠."
아닌 줄 알면서도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 가족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다들 그렇게 지나간다는 얘기에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산후우울증일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한 채 2~3개월 동안 혼자만의 싸움이 지속됐었는데요.
<인터뷰> 최OO (산후우울증 경험자) : "너무 죽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니까요. 정상이 아닌 것 같았어요.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인지 아닌지 (몰랐어요.) 피해망상증상까지 생겼어요. 같이 일하는 저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은 증상까지 생겼어요."
영아 유기, 살해사건은 2년 새 두 배 넘게 늘어났는데요. 대부분 생모에 의해 일어난다고 합니다.
<인터뷰> 염창환 (가정의학과 전문의) : "대화의 단절. 혼자 생활하는 게 익숙해졌고, 커 왔다는 거죠. 인터넷 사이트라든지 SNS를 통해서 지식을 얻고 그로 인해 잘못된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까 잘못된 지식이 그 사람을 잘못 행동하게 하죠."
한편, 산후우울증을 극복한 엄마들의 모임이 있어 찾아가 봤는데요.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 남일 같지 않다고 합니다.
<녹취> "말 한마디에 무너지고 말 한마디에 사그라지는 게 여자잖아요. 한 번이라도 손 만 내밀어 주면 (여자들은 좋아하죠.)"
산후우울증엔 이해받고 소통하는, 정기적인 모임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김선숙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 "아이를 낳고 보니까 내가 (엄마의) 입장이 되고 보니까 (산후우울증이) 이해가 되는 거죠."
<인터뷰> 김효정 (경기도 남양주시 도농동) : "애들 크는 것도 같이 봐주고 모여서 수다도 떨고, 스트레스도 풀고, 먹기도 하죠."
<인터뷰> 김수진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 "(모유를 먹이면) 원래 잠도 못 자고 밤낮 바뀌고 하니까 고충이 있죠. 그러면서 우울증도 오고 그러는데 저희는 모임을 하면서 (산후우울증을) 극복했죠."
그런가하면, 산후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음식도 있습니다.
돼지고기에 있는 ‘트립토판’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을 만들어내 산후우울증에 도움이 되는데요.
‘오메가3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은 산후우울증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인터뷰> 임세원 (가정의학과 교수) : "산후우울증일 때 전문적인 치료나 상담이 필요할 수 있겠고요. 가족들이 해줄 수 있는 것으로는 아이 양육에 대한 부담을 아이엄마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엄마한테 자유 시간을 준다든지 하는 등의 방법으로 양육을 함께 분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산후우울증!
이제는 산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가족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첫댓글 산후우울증에 심각성에 대해서는 최근 이슈화 된 것이 아닌 자주 나오던 일이었다. 뉴스에서도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아이를 학대하거나 사망에 이르렀던 사건들이 많이 보도되어왔다. 그만큼 산후우울증이 산모에게서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직 아이를 가져본 경험이나 아이를 낳아 본 경험이 없지만 그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본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본다. 남자와는 달리 여자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가정이 생기게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자신의 생활보다 아이를 챙겨야 하고 남편을 챙겨야하는 입장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되면서 자연스레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육아적인 문제와 같은 부분에서 혼자 떠맡게 된다면 그 스트레스는 엄청날 것이다. 기사에서도 보듯이 "말 한마디에 무너지고 말 한마디에 사그라지는 게 여자잖아요. 한 번이라도 손 만 내밀어 주면 (여자들은 좋아하죠.)" 라는 부분이있다. 조금만 신경써주고 도와준다면 산후우울증 발생은 감소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걸 알면서도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산후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산모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가족들의 관심과 도움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