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아침편지 2024. 3. 25
◇ 어머니와 아내의 차이
어머니는 거의 모든 물건을 살 때 시장으로 가고 싶어 하고,
아내는 거의 모든 물건을 살 때 백화점으로 가고 싶어 한다.
어머니는 파 한 단을 살 때 뿌리에서 흙이 뚝뚝 떨어지는 파를 사고,
아내는 말끔하고 예쁘게 다듬어놓은 파를 산다.
어머니는 고등어 대가리를 비닐봉지에 함께 넣어 오지만,
아내는 생선 가게에다 버리고 온다.
어머니는 손주들의 옷을 고를 때 소매가 넉넉한 것을 고르지만,
아내는 아이의 몸에 꼭 맞는 옷을 사려고 한다.
어머니는 내일 입힐 것을 생각하지만,
아내는 오늘 입힐 것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발을 살 때도 그렇다.
어머니는 한 치수 더 큰 것을,
아내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을 고른다.
어머니는 값을 따지고, 아내는 상표를 따진다.
옷에 때가 묻고 더러워지면 어머니는 손빨래를 하지만,
아내는 빨랫감 대다수를 전자동 세탁기에 맡긴다.
아침 출근 시간에 어머니는 "밥 먹자" 하시고,
아내는 "식사하세요." 한다.
어머니는 밥상을 차려 어떻게든 아침밥을 먹이려 하고,
아내는 식탁위에 샌드위치와 우유를 내놓을 때가 많다.
어머니가 "얘야, 사람은 밥을 먹어야지" 하면,
아내는 "이정도 열량이면 건강에 아무런 지장이 없데요" 한다.
그럴 때면 배운 게 없는 어머니는 위축되고, 배운 게 많은 아내는 당당해진다.
어머니는 손주가 먹다 남긴 밥이며 국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먹지만,
아내는 아들이 먹다 남긴 밥과 국물을 아낌없이 버린다.
설거지를 할 때 어머니는 수돗물을 받아서 하지만,
아내는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한다.
아내가 방이며 거실이며 화장실에 켜놓은 불을 어머니가 하나씩 끄고 다니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어머니는 아무리 급해도 김치를 손수 버무려 담그지만,
아내는 시간이 없을 때 슈퍼마켓에서 사서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생신날에도 그냥 집에서 한 끼 때우자고 하지만,
아내는 생일날에는 분위기 좋은 데 가서 외식을 하자고 한다.
어머니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상추를 가꾸고 싶어 하고,
아내는 아파트에서 분재나 난을 가꾸며 살고 싶어 한다.
어머니는 방바닥에 요를 깔고 주무시는 게 편하지만,
아내는 언제나 시트가 깔려있는 침대에 누워야 잠이 잘 온다.
뜨거운 여름날 어머니는 부채와 선풍기로 더위를 이기지만,
아내는 에어컨을 틀어야 여름을 견딜 수 있다.
세월이 갈수록 어머니는 부끄러움이 많아지고,
아내는 점점 대담해진다.
어머니와 아내가 목욕탕에 갔을 때
우유 한 통을 두고도 생각의 차이가 난다.
어머니는 그 우유를 손주에게 먹이려고 하지만,
아내는 우유로 마사지를 하고 싶어 한다.
혹시 시간이 나거든 어머니의 옷장과 아내의 옷장을 각각 들여다보라.
어머니는 시집 올 때 가져온 저고리를 장롱 밑바닥에 두고두고 보관하지만,
아내는 삼년 전에 산 옷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어머니는 무엇이든 모아 두려고 하고,
아내는 필요 없는 것을 버리려고 한다.
어머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누구보다 존경하지만,
아내는 그를 독재자라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인절미나 수수경단 같은 떡을 좋아하고,
아내는 생크림이 들어있는 제과점 빵을 좋아한다.
어머니는 설탕을 많이 넣은 자판기형 커피를 좋아하고,
아내는 묽은 원두커피를 좋아한다.
어머니는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할 줄 알지만,
아내는 가을날 피는 모든 꽃들을 들국화라 부른다.
어머니는 들에 피는 꽃들을 많이 알고,
아내는 화원에서 파는 값비싼 꽃들의 이름을 많이 안다.
어머니는 "찔레꽃잎에 세 번 빗방울이 닿았으니 올해는 풍년이 들겠다." 하는데,
아내는 "엘리뇨 현상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한다.
어머니는 손주에게 싸우지 말고, 싸우더라도 차라리 네가 한 대 더 맞는 게 났다고 하지만,
아내는 싸울 때는 바보같이 맞지만 말고, 너도 때려야 한다고 가르친다.
어머니는 아이가 잠들기 전에 배가 고프지 않은지 묻고,
아내는 숙제를 다 했는지 묻는다.
어머니는 다 큰 아들을 내 새끼 내 새끼라고 말하는데,
아내는 어머니의 아들을 이 웬수, 저 웬수라고 부를 때도 있다.
어머니는 가는 세월을 무서워하고,
아내는 오는 세월을 기다린다.
그런데,
어머니는 며느리한테 자주 잔소리를 하시지만,
아내가 나한테 잔소리하는 것은 매우 듣기 싫어한다.
아내도 아름답지만,
어머닌 더 아름답다.
그래도 잊지 마세요.
나한테는 아내지만,
내 자식한테는 어머니라는 것을
- 옮긴 글 -
💜 박근수의 행복 세상 💑
🍁오늘의 명언
한창 때는 다시 오지 않고, 하루가 지나면 그 새벽은 다시 오지 않는다. 때가 되면 마땅히 스스로 공부에 힘써야 하며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 도연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