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765 ---- 정월대보름은 설날 못지않은 명절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전통적인 농경사회였다. 정월 대보름은 설을 쇠고 첫 번째 맞이하는 보름날로 농사를 시작하는 날이라 하여 한해 농사의 풍요와 안정을 기원하는 큰 명절로 여겼다. 먹거리로 오곡밥은 대보름 절식(節食)의 하나이다. 오곡은 “쌀, 보리, 조, 콩, 기장” 다섯 가지이지만 곡식을 총칭한다. 여기에 “시래기, 고사리, 버섯, 호박고지, 무말랭이, 가지나물, 산나물” 등을 말려두었다가 보름날이나 그 전날에 묵은 나물을 무쳐 먹으면 그해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했다. 오곡밥은 정월 대보름 전날에 먹기 시작하여 성씨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밥을 먹어야 하며, 하루 아홉 번을 먹는 풍습이다. 오곡밥에는 균형 있는 영양섭취로 건강을 바라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다.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물은 비타민, 식이섬유, 철분 등과 같은 영양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여름내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숨겨있다. 아침 일찍 부럼을 깨물어 부스럼이 생기지 않고 이를 튼튼하게 하였다. 찬술을 마시는 귀밝이술은 한 해 동안 귀가 잘 들리고 좋은 소식만 듣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민속놀이에 쥐불놀이는 풀숲과 흙 속에 숨어 있는 병균이나 해충을 불태우고 논밭에 숨어 웅크리고 있는 잡귀를 쫓아낼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지신밟기는 집을 돌며 액운을 쫓고 풍년을 기원했으며 농사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놀이로 전승되었으며 달맞이와 달집태우기도 있다. 달을 보며 한 해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고 사람들에게 "내 더위 사가라"라고 더위를 팔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경계하는 금기도 있다. 찬물을 먹으면 여름에 논밭이 마르고, 비린 생선을 먹으면 여름에 파리가 준동하고 몸에 부스럼이 생긴다고 여겼다. 키 작은 사람이나 아이가 가장 먼저 집의 문을 출입하면 농작물이 자라지 않고 아침에 마당을 쓸면 한 해 복이 나간다고 여겼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은 한해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던 설날 못지않은 명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