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한지 13년째가 되어갑니다.제 나이가 47인데 젊은 나이에 자의반 타의반(아내)으로 시골로 오게 되었습니다.시골 출신이라 초.중.고등학생 때는 물론 대학 다닐때까지 부모님 농사일 거들며 살아와서 농사일은 낯설지 않았지만 제가 시골에 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해 봤고 부모님들 고생하시면서 살아오시는 모습에 농사일이 많이 힘든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누구보다도 뼈져리게 느꼈기에 내려오면서 고민도 많았습니다.그러나 아내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니던 직장(대기업 석유화학회사)을 그만두고 사업하다 말아먹은 죄로 시골로 내려가서 살자는 아내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내려왔습니다.처음에는 톱밥 표고버섯이란 낯선 작목 앞에서 어렵고 생소하기도 하고 균을 다루는 일이라 행여 잘못하여 손해를 끼칠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일이 힘든게 아니라 처음하는 일이라 심리적 압박감이 컸고 시골에 살게 되었다는 자존심의 상처 때문에 시골 생활이 편치가 않았습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손위 동서네가 이일을 먼저 시작하였고 같이 하게 되었다는 것뿐.처음에는 주경야독,낮에는 배지 만드는 일이나 표고버섯 발생작업,수확,배양관리 일을 하고 밤에는 버섯종균 기능사 공부한다고 하루 4시간 밖에 잠도 자지 않았습니다.중국 기술자라고 있는데 한국말을 못하다 보니 중국어 회화도 공부해야 할 상황,중국 기술자와 1년 정도 붙어 다니며 시시콜콜한 것까지 물어보고 이상하다 싶으면 여기저기 책을 찾아 공부하고 따져 물어 배우다보니 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붙기 시작하였습니다.지금 돌이켜보면 한국 사람중에 톱밥표고 기술자가 내 옆에 있었더라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배우고 빠른 속도로 체득했을 것을 시간도 많이 걸리고 시행착오도 밥먹듯이 한것 같습니다.심한 경우엔 중국 기술자가 종균 한 가지를 가지고 왔다고 하는데, 세 가지가 섞여 있어 한가지 종류는 버섯이 잘 나오는데 품질이 많이 떨어지고 또 한가지 품종은 배양기간이 아주 긴 품종이라 거의 1년후에 나오고,한 가지 품종은 고온성인데 겨울에 재배하다 보니 발생온도 조건이 안맞아 안 나왔던 것이었습니다.보통 배양기간이 4개월이고 온도조건이 맞으면 버섯이 나오는데 안 나오다보니 별별 쇼를 해가며 한가지 품종이 아니라 3가지 품종이 섞여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수 만개의 생산된 배지를 버섯의 발생 유무,갈변색의 진한 정도,두꺼움에 따라 하우스 별로 나누어 다시 넣고 바꾸어 넣고 그래도 안나오기를 수개월,버섯이 안나오니 버릴려고 작정하기를 수십번 결국에는 세가지 종류의 버섯을 수확할 수 있었으나 그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이었습니다. 열심히만 한다고 다 잘 되고 제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이론적인 지식도 중요했지만 경험적인 노하우도 있어야 했고 준비도 잘 되어야 했습니다..요즘 귀농하시거나 하시려는 분들 참 많습니다.정착할 곳도 잘 따져 보아야 하지만 재배할 작목은 아주 중요하고 주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도농가가 있는지 없는지,이게 제일 중요한 사항인 것 같습니다.대부분 귀농자들 문제 있으면 선도농가 찾아갑니다.일의 순서가 잘못 된것 같습니다.먼저 배우고 시작해야 하는데 먼저 시작하고 배우려듭니다.이미 때는 늦고 투자된 돈은 많은데 잘 수확하지 못하면 바로 휘쩡거리고 부도 직전에 놓이게 되는데....참으로 안타깝습니다.잘 배우고 잘 되고자 하시려면 성공하고 있고 돈을 벌고 있는 선도농가 주위로 모여야 됩니다.어떤 작물이나 마찬가지입니다.집단화,단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멘토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멘티들이 자릴 잡고 공동 선별,출하가 가능한 형태의 집단화,단지화 그래야 귀농자들이 쉽게 지름길로 성공의 길로 갈수 있습니다.출하량이 계절 진폭이 큰 작물일수록 물량을 지배하는 단체나 생산자들이 시장을 지배하게 됩니다.보통 귀농자들이 자력으로 자릴 잡는데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 걸립니다.이 사이에 잘못하다간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제가 많은 외국인 근로자,한국 사람 가르키며 일해보면 이 말이 딱 맞습니다.일년이면 어느 정도하고 하고 2~3년이 지나면 중심만 잡아주면 곧잘 합니다.이 시간을 앞당기는데 귀농 성공의 승패가 달려있는것 같습니다. 이점 꼭 명심하시고 귀농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남의 시행착오,간접 경험을 통해 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시길.성공 귀농을 기원해 봅니다.저의 글재주가 많이 부족한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ㅎ
조금이나마 도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귀농준비중인데 아무것도 모르는데 준비할건 너무너무 많네요 ㅎㅎㅎ
준비하기 전 일반적인 작물이 아니면 그 작물을 재배하고 계신 여러분들의 의견과 조언을 듣고 잘 판단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대치와 현실은 차이가 많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귀농 한도고 생각만 하고 어떤 준비를 어떻게 해야되는지 몰랐는데 그래두 이런 글을 읽을수 있어 좋습니다.ㅎㅎ
귀농 참으로 어렵습니다.비빌 언덕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잘 아시는 분들 중에 경험도 있고 귀농의 길라잡이가 될 만한 분 계시면 그 분한테 자문을 받아보시고 그 분이 하시는 작목을 선택해 지도와 지원를 받아보심이 좋을 듯 합니다.잘 아는 지인이라면 기술전수 받기도 좋고 모든 것 터놓고 진실되게 배워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시골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힘이 드는 때가 많습니다.사회적 기반이 도시에 비해 아주 부족하고 취약한지라 도시에서 간단하게 해결할 일들이 시간도 엄청 소요되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인터넷 속도를 예로 든다면 같은 돈 내고도 속도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죠.젊음 분들은 자녀 교육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아무튼 시간이 약이다 생각하시고 잘 준비하시면 님께서도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진심이 담긴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귀농준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이 담기신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고진감래를 하셨네요. 진솔하신 님의 글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되겠습니다. 어느지역에 계신지요?
저도 늦깍이 귀촌 준비생입니다. 이론적 교육은 수없이 받았으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황이기에 두렵습니다. 쪽지 드렸습니다. 연락 좀 부탁합니다.
제가 너무 바빠 오랫만에 카페에 들어왔네요.쪽지보고 연락드릴께요.
많은 비가 내립니다.
귀농에도 비빌 언덕이 필요한가요.
좋은글에 배움이 깊어집니다.준비가 길다고 좋은 것도 아니거 같고,선도농가를 찿아 선택하기도 힘들어요.
어디부터 먼서 생각하고 선택해야 할지 참어려운게 귀농인거 같아요.
준비하고 출발 할수 있도록 좋은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제 형님도 저를 보고 톱밥표고로 귀농을 하셨습니다.3년 정도 제가 살다시피 하며 도와드렸는데 그래도 일이 많이 힘들다고 하시네요.올해 4년차 그래도 큰 중심은 제가 잡아 드리고 있지만 그래도 제법 잘하고 계시네요.
도움되는 글이였읍니다
귀농으로 정착하기 쉽지 않습니다.요즘들어 몇가지 작물로 쏠림현상이 많습니다.결국 과잉생산과 가격폭락이 기다리고 있겠죠.잘 준비하셔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표고버섯 농가가 최근 많아져서,생산량 과잉 조짐은 없는지요?
버섯 분야도 회전 사이클이 있습니다.몇년 주기로 몰리고 망하고 새로 진입하는.톱밥표고 쪽도 지금 그런 시기인것 같습니다.몰리고 있는 시기라고 봐야죠.
가슴에 와 닿네요.
그런데 머리는 왜 이리 조급해 하는지.
충고 감사합니다.
몇개월에서 1년 정도머슴살이 하신다 생각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작물 농장에서 제대로 배워서 시작해 보세요.비록 늦어지는 것 같지만 훨씬 빨리가고 비용도 많이 아낄수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눈이 너무아파요
제가 글재주도 없고 말주변도 없습니다.글이 넘 길었나 봅니다.
귀농를 하고싶습니다 특히 버섯재배를 하고싶습니다 좋은 정보를 받고싶습니다.
딱 맞는 말씀 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