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왔다
그녀는 중간에 들어왔다. 그것도 가장 앞에 와서 앉았다. 그것은 꼭 필요한 사람의 태도였다. 지혜학교 두 번째 시간, <엑스칼리버> 영화 강의는 한창에 접어들어 중간부였다. 암흑시대, 켈트 드루이드, 원탁, 엑스칼리버등을 이미 다루고 난 후였다. 처음에는 누군지 몰랐다. 그녀는 미소를 자주 지었다. 환한, 낯익은 얼굴이었다. 기억나기 시작했다. 오겠다고 약속했던 연구자였다. 거의 7년이 된 어느 모임에서였다. 우리는 이 모임에서 동화를 말했고 글을 썼다.
모임에서 내 강의에 관심을 보여준 사람은 그녀가 처음이었다. 내 프로필에 올려둔 지혜학교 포스터를 보고 그녀가 오겠다고 했을 때 거의 믿지 않았다. 그녀는 먼 곳, 충주에 사는 사람이었으므로. 강의는 7시에 시작해 10시에 끝난다. 밤늦은 시각이다. 그래서였을까. 강의 참가자는 삼십명이 되지 않았다. 신청자가 정원을 넘어 대기자까지 받았지만, 출석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은 확실했다.
1981년도 <엑스칼리버> 영화와 원작 소설 『아서왕의 죽음』을 여러 각도에서 다루었다. 역사적 배경과 시대적 배경이 들어갔다. 영국 거주민의 변화를 논했다. 배경은 고대인데 왜 갑옷은 중세의 것인지, 왜 이그레인이 춤을 추었는지, 멀린의 옷은 왜 그런지 등을 분석했다. 소설과 영화 줄거리를 비교한 다음 역사적 사실을 논하고 우리, 한국인과 비교했다. 그리고 생애 주기에 비추어 논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비추어 본 다음, 세 시간 강의가 끝났다.
그녀는 내게 와 작은 선물을 준 다음, 먼저 나갔다. 자료를 정리하고, 인사를 나누고 나온 후 엘리베이터 앞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비가 내리고 있었으므로, 그러잖아도 피곤할 것이었으므로 그녀를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주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녀가 얼마나 바쁜지 알고 있었으므로 그녀에게 감사를 표했고, 그녀는 필요해서 온 것이라고 답을 해주었다.
그러는 동안 생각이 미쳤다. 이러한 응원은 얼마나 귀한 것인가. 오래 함께 해 온 사람이 응원을 해준다. 그다지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지지를 전해온다. 그건 응원의 힘을 아는 사람이 하는 일일 것이다.
나 역시 지지를 보내줄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세상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윌리엄 스태포드는 「The Way It Is」에서 한 사람이 끝내 놓지 않는 실을 이야기한다.그날, 그녀는 잠시 내 길을 바라보아 주었다.
길은 그렇게 간다/윌리엄 스태포드
당신이 따라가는 실이 하나 있어 그것은
변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간다. 그러나 그 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당신이 무엇을 따라가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당신은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그 실을 보기란 어렵다.
그것을 붙들고 있는 동안 당신은 길을 잃지 않는다.
비극은 일어난다. 사람들은 다치거나
죽는다. 그리고 당신도 고통받으며 늙어간다.
어떤 것도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당신은 결코 그 실을 놓지 않는다
첫댓글 그렇군요. 그녀는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로군요.
한 사람의 힘이 정말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하지요.
영화 Powerr of one도 생각나네요.
지혜학교란 강의를 맡으셨군요.
네. 선생님. 일본에 다녀왔다고 하더군요.자신이 필요하다고 여긴 경우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모습이 놀라웠지요. 도서관지혜학교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검색하면 나옵니다.
응원을 하고 있는 많은 사람중의 한사람이네요.
열심이신 모습에 저도 응원을 보내겠습니다.
멋집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몸이무우겁습니다. 아랫배도 나왔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