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전 민
기름진 예쁜 땅 가리지 않고
햇빛 한 줄기 찾아주는 곳
허락된 한 뼘의 땅
자갈밭, 풀숲 가리지 않고
장벽, 허공 마다하지 않으며
탱자나무 울타리면 어때
고향 집 흙담장 위에
노란 별로 내려앉은
인심 후덕한 시골 아줌마
봄을 개고 나온 아기넝쿨은
희망의 손을 쭉쭉 뻗어
토담을 타고 놀다가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새벽 이슬에 얼굴을 씻고
햇순이 꺾인다 해도
항상 훤칠한 목을 빼어
빗물 한 바가지에 만족하며
시선은 당당히 높은 곳에만
꽃의 여왕 장미꽃은
도희의 숙녀, 열매는 왕거지
백합곷 향은 못 닮았어도
촌티 물씬 나는 소박한 외모에
포근함의 산골 아낙
황금 열매를 낳는 호박꽃
오직 수수함만이 멋인 꽃
노란 꽃 담장 무대에서
황금 열매로 여름잔치
카페 게시글
신작 시
호박꽃
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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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5:2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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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운글 감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