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원 수업 전날인 수요일 저녁, 이미숙 선생님이 직원에게 전화하셨다.
퇴근한 후라서 미처 양해민 씨와 통화를 돕지는 못했다.
급하게 전화하신 것 같아 혹시 내일 수업이 어려우신가 했는데, 뜻밖의 소식이었다.
“선생님, 이정훈 선생님 기억나죠?”
재작년 여름, 이미숙 선생님이 양해민 씨를 처음 전시회에 초대하셨을 때 당번이셔서 만났던 분이었다.
전시회에서 다소 소란스러웠던 양해민 씨에게 편하게 보라고 하고,
양해민 씨가 수월하게 관람할 수 있게 손을 잡아주신 기억이 난다.
전시회장 안팎으로 여러 번 동행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셨다.
언젠가 유작전을 준비하신다고 하셔서 때때로 생각났었다.
차마 묻기는 어려웠는데, 먼저 이렇게 떠올려 제안해 주시니 감사하다.
“내일 해민이랑 지난번처럼 전시회장에서 수업해요. 내일은 보강하는 학생이 한 명 더 있기는 한데….
해민이 생각이 나서 연락했어요. 해민이 오면 좋아하실 것 같아요.”
다음 날, 하교한 양해민 씨에게 통화 내용을 전한 뒤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로 한다.
양해민 씨가 올 때마다 반가워하는 강변에 왔다. 인근에 새로 문을 연 빵집이 있어 들렀다.
양해민 씨가 선물하기 좋게 포장된 진열대 앞에 섰다.
어느 것을 준비하면 좋을지 물었다.
처음 고른 건 롤케이크. 두 번째는 만쥬, 마지막으로 하트 틀에 담긴 초콜릿을 골랐다. 직원은 마지막 초콜릿을 권했다. 이미숙 선생님 축하 글에 감사 인사 전하며 샀던 틀 모양과 비슷해서다.
비록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마음만은 깨지지 않고 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이번에도 그런 마음을 담고 싶을 거라 짐작했다.
양해민 씨가 이미숙 선생님과 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린다.
얼마 있다 선생님 차가 왔다.
사실 직원 차로 전시회장까지 가서 만나려다가, 일부러 읍에 나올 일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양해민 씨가 직원 차보다는 이미숙 선생님과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생님 차는 학원 차이기도 하니,
언젠가 양해민 씨가 학원 차를 타기 바라는 희망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했다.
물론 이것이 양해민 씨의 희망은 아닐지 모른다. 양해민 씨가 자기 희망에 따라 활동하게 지원하고 싶기에 여지를 둔다.
그래서 이미숙 선생님이 차에 탈 것을 권했을 때 응하지 않으면 직원 차량으로 돕기로 했다.
차 문이 열리니 양해민 씨가 언제 한번 타 본 것처럼 자연스럽게 탄다.
직원이 안전띠를 돕는다. 이미숙 선생님에게 꾸벅 인사하고 곧바로 뒤따라가겠다고 했다.
유작전이 열리는 문화센터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이미숙 선생님이 안전띠 푸는 것을 돕고 함께 내린다.
이미숙 선생님이 양해민 씨 손을 잡고, 직원은 한걸음 떨어졌다.
이미숙 선생님이 만나는 사람마다 양해민 씨를 소개한다.
선생님과 함께 입구에서 상영하는 영상부터 시청했다. 영상은 이정훈 선생님을 기억하기에 충분했다.
전시장은 이정훈 선생님 생애마다의 활동대로 구성했다.
직원이 유심히 감상하자 오늘도 이미숙 선생님은 양해민 씨와 감상할 테니 직원에게 자유롭게 보고 오라고 해주셨다.
두 분이 사진을 남기러 가시길래 따라갔다.
휴대폰으로 사진 찍는 것을 도와주신 분이 준비해 온 선물을 직접 이정훈 선생님 책상에 두면 어떨지 제안하셨다.
별도로 선생님 작업장을 묘사한 듯한 공간이 꾸려져 있었고, 거기에 선물을 전하자는 뜻이었다.
양해민 씨는 책상 대신 선생님 작품에 두기를 선택했다.
하트 틀 모양에 어울리는 하트 모양 작품에 초콜릿을 슬쩍 내려놓았다.
당번이신 분이 선생님께서 참 좋아하시겠다고 한다.
직원이 방명록 쓰는 것을 도우며 감상을 마쳤다.
“아, 선생님 성함 한번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이정훈입니다.”
“오늘 귀한 시간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해민아, 인사드릴까?”
“그래요. 다시 만납시다. 잘 가요.”
헤어짐이 아쉬웠지만, 왠지 꼭 다시 뵐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4-16, 진정한 감상자, 서무결」 발췌
2026년 2월 26일 목요일, 서무결
‘진정한 감상자’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전시된 작품을 여러 차례 곱씹으며 감상하던 양해민 씨와 그런 양해민 씨의 행동을 진정한 감상자로 대해주신 이정훈 선생님. 그때의 기억과 경험 덕에 양해민 씨는 앞으로 종종 이런 전시회를 즐기는,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이정훈 선생님, 고맙습니다. 박효진
기억이 납니다. 양해민 씨와 이런 인연이 있었죠. 전시회 함께 가자고 해 준 이미숙 선생님 고맙습니다. 신아름
유작전이면…. 양해민 씨가 미술학원을 다니니 이런 자리에도 서네요. 월평
양해민,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6-1, 올해도 이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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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민,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6-6, 설 인사 준비로 감사 편지
양해민, 취미(I엠피카소미술학원) 26-7, 편지로 전하는 감사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