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필리핀 재무부는 한국 정부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으로 약 7100억 원(5억 1천만 달러) 규모의 ‘피비비엠(PBBM) 농촌 모듈형 교량 사업’을 요청했다. 이 사업은 필리핀 농촌 지역 350곳(루손섬 210개, 비사야스섬 88개, 민다나오섬 53개)에 강철 모듈형 교량을 건설해 농로 접근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로, 필리핀 대통령 봉봉 마르코스의 이름을 딴 핵심 국책사업이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획재정부는 2023년 12월부터 사업을 검토했으나, 2024년 2월 “성공 가능성 낮음”과 “부실·부패 우려”를 이유로 EDCF 지원을 거부했다. 2024년 4월, 필리핀 정부에 공식적으로 지원 불가 서한을 전달했다. 거부 이유는 다음과 같다:
관리·감독 어려움: 350개 공사 현장의 다양한 조건으로 인해 관리·감독이 복잡.
높은 비용: 지방자치단체별 인허가로 비용 증가.
부실·부패 가능성: 필리핀 현지 컨설턴트 기업(과거 부실공사 및 부패 의혹)과 필리핀 공공사업·도로부(DPWH)의 구조적 부패 문제.
미비한 인프라: 필리핀의 도로 등 교통시설 관리 체계 부족.
필리핀 정치권에서도 유사한 우려가 제기되었으며, 상원의원 프랜시스 톨렌티노는 2024년 10월 예산 감사에서 과거 영국 지원 교량 사업의 부실 문제를 지적했다.
2. 권성동 의원의 압력
기재부의 지원 거부 결정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사업 재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권 의원은 2022년 7월 윤석열 대통령 특사로 필리핀을 방문한 이후 필리핀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이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주요 압력 행사 과정은 다음과 같다:
2024년 2월: 기재부의 지원 거부 결정 직후, 권 의원이 최상목 기재부 장관에게 직접 연락해 사업 재검토를 요청. 그는 “필리핀으로부터 니켈 채굴권 확보 가능”과 “대우건설·삼부토건 참여 의향”을 주장했으나, 삼부토건은 사업 여력이 없어 참여를 결정하지 못했다.
2024년 5월: 기재부가 지원 거부 서한을 보낸 후에도 권 의원이 재차 재검토를 요구. 한국수출입은행 필리핀 사무소가 필리핀 농업개혁부 차관과 면담했으나, 대우건설은 관리 문제로 참여 불가를 밝혔다.
2024년 5월 말: 권 의원이 기재부 관계자를 의원실로 불러 “외교 결례”를 언급하며 협박성 압력을 가했다. 수출입은행은 이를 반박했으나, 결국 기재부는 권 의원의 지속적인 압박에 굴복.
3. 사업 재개 및 축소
권 의원의 압력으로 2024년 10월, 기재부는 사업 규모를 350개 교량에서 70개로, 7100억 원에서 1100억1300억 원(8천만1억 달러)으로 축소해 타당성조사 용역(F/S)을 발주했다. 이는 사실상 사업 재개로 해석된다. 수출입은행은 타당성조사가 사업 승인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기재부는 이미 2024년 2월 사업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4. 권성동 의원의 배경
권성동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윤핵관’)로, 2022년 국민의힘 원내대표 시절 윤 대통령 특사로 필리핀을 방문하며 사업과 연을 맺었다. 이후 2023년 한-필리핀 경제협력 콘퍼런스 등에서 필리핀 고위 인사 및 LCS그룹(필리핀 재벌, 루이스 차빗 싱손 회장 소유)과 교류하며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5. 논란과 반응
이 사건은 윤석열 정부에서 EDCF가 본래 목적(개발도상국 지원 및 국내 기업 해외 수주)과 달리 정치적 압력으로 활용되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한겨레21의 취재에 기재부와 수출입은행은 “일부 한국 기업의 참여 의향으로 타당성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으나, 권 의원의 압력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권 의원은 한겨레21의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첫댓글
권성동의원 지역구가 강릉이지요
가뭄사태도 인재라는 말이 있네요
대외차관하면서 도대체 손 안댈수가 없지요
이것 진짜 끝까지 파야됩니다
검찰청인간새끼들이 이런것 파봤으면
해체같은일이 없었을것입니다
이건 전형적인 권력형 축재로 이어질듯 합니다
누가봐도 냄새가 난다고 믿어지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