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형을 보면 좁은 지역에 산과 들 강이 다 들어있어 같은 시군지역에 살아도 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하다.
또한 지금은 그나마 왕래가 많아졌지만 과거엔 인근의 면소재지나 바로 옆의 시군지역을 가보지 않아 다른 지역의 사정을 잘 모른다.
농업사회다 보니 외부로 나갈 일도 없고 평생을 한곳에서 산 사람들도 있었다.
그나마 중등학교와 군대를 가면서 자신의 고향을 벗어나 외지인들을 만나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된다.
그러함에도 지역에 대한 고정관념이 잘 바뀌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강원도는 산이 많고 들이 좁아 곡식이 부족하고 전라도는 넓은 평야와 바다와 섬이 많고 경상도는 밭의 비중이 높고 가구당 토지가 좁아 글공부를 하여 출세를 시키려는 문화가 발달하여 공부하는 아이들을 '문동이'라 부른다.
충청북도는 내륙이다 보니 바다 생선보다는 산나물이나 들나물 그리고 민물고기가 어쩌고 같은 이야기다.
물론 맞는 부분도 있으나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특정지역을 비집고 들어가면 앞서 말했듯이 기초자치단체안에서도 사는 형편이 다르다.
강원도 철원의 경우 강원도에서 넓은 평야를 자랑하지만 철원안에도 좁은 골짜기에 은둔하며 사는 이들이 있고 경북 상주의 경우 속리산 인근의 동네와 낙동강 주변의 동네는 산과 들의 비중이 다르면 같은 음성군이라도 한강수계의 마을과 금강수계의 마을은 문화가 약간 다르며 괴산군의 어떤 면은 일반 군 크기의 면적과 함께 사는 형편과 권역이 다르다.
한마디로 특정지역를 ~라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군대를 갔을 때 보충대에 병력들이 전입을 가기전 조교나 교관은 강원도 특정 지역은 산골짜기라 근무가 힘들고 훈련이 많아 최전방 철책선 부대 보다 힘들고 열악하다.
(철책선 부대라도 GOP냐 훼바 지역이냐? 사령부냐? 직할대냐?근무형태가 다양하고 보직에 따라 다양한데 개인적인 생각은 부대의 임무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과 생활하느냐? 도 중요하다.)
라는 말을 하고 불쌍해서 어쩌냐? 위로를 해주기도 했고 경상도나 전라도 또는 충청지역에 뿌려지는 병력들을 보고 '만고 땡'이라고 하면서 농담인지 진담인지 가족중에 높은 사람 있냐? 며 묻기도 했다.
나는 어느 정도 이해는 했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서울이라도 북한산 숲속에서 강원도 고지 뺨치는 생활을 하는 병력들이 있고 강원도 양구나 화천은 신이 버린 땅이라고 하는데 국도변에 식당과 편의점이 있고 서울가는 버스가 다니는 평지도 있고 독립된 본부나 부대의 신막사에서 육군의 일과에 따라 부대가 운영된다.
물론 산골이 힘들고 평지가 편하다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의 사는 형편도 산골이 열악하고 평야지대의 도시가 편안하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아는 사람이 자신의 고향은 시골 '깡촌'이라고 하는데 직접 방문을 하니 인구 60만의 도시 인근의 전원주택이고 차만(대중교통이 불편한 것 빼고) 있으면 모든 것이 가깝고 다양한 시설있는 편안한 곳이라 부러웠었다.
군대를 전라도 평야지역으로 배치되어 동기들의 부러움을 샀으나 부대는 격오지라 보급이 열악했고 인원이 적었으며 훈련을 할 때면 내륙의 추운 지역 (과거 남부군이 활동하던 운장산 같은 곳이 포함: 지금은 특전사 산악 훈련장이 있음)이나 그 무시 무시하다는 고산유격장 그리고 익산 금마 지역 특전사 주둔지 , 부사관학교 훈련장 같은 곳도 있고 1000미터 이상의 산악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전라도에도 강원도 못지 않은 아니 더 높은 산이 있고 충북의 향토사단에 배치되었던 어떤 병사는 조령이나 죽령 같은 고지대로 가기도 하고 부대에서도 신경을 쓴다고 하고 겨울엔 춥고 눈이 많이 온다고 했다.
지역을 바라볼 때는 다양한 시각으로 보았으면 하고 지역의 사는 형편을 예측했으면 한다.
강원도는 지금도 감자와 옥수수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고 부산이라고 바로 앞에 바다가 있어서 해수욕하고 낚시 가고 그런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