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전주에서 바삐 달려왔던 일상에 쉼표를, 전주 정가한옥
전북 전주시
수정일 : 2022.11.28
붉은 노을이 기와지붕 곳곳에 스며드는 일몰 시간
2022년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쉼 없이 달려왔던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기억들을 어루만지면서 스스로에게 귀중한 휴식을 주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 이름도 든든한 ‘슬로시티’ 전주만큼 어울리는 여행지가 또 있을까. 바쁜 일상에 그저 몸을 내던지기에 여념이 없던 사람들에게 차분한 이완과 휴식을 선물할 전주의 여행코스를 준비했다.
접근성과 안락함이 함께하는 한옥 숙소
정감 넘치는 마당이 인상적이다
세심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매력만점 한옥 숙소
정가한옥
정가한옥은 횡단보도 한번만 건너면 바로 전주 한옥마을의 입구에 닿는, 최상의 접근성을 갖춘 숙소다.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한옥마을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원하는 일정에 따라 조용한 휴식과 활력 넘치는 도보
여행을 고루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카페 운영도 겸하고 있어 산뜻한 티타임을 일정에 넣기도 좋다
앙증맞은 디테일이 숙소에 대한 매력을 더한다
숙소 측은 대로변에 카페 겸 게스트하우스도 추가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체크인 업무 및 여행 팁 제공도 진행하고 있어 가벼운 티타임과 함께 여행계획을 세우기도 좋다. 전주에 막 방문한 여행객에게 각종 관광 정보가 담긴 여행 지도를 선물하며 꼭 가봐야 할 곳을 알려주시는 사장님의 세심함에 체크인하는 순간부터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손님을 생각하는 사장님의 마음은 한옥 앞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또 한번 느껴진다. 자칫 아담한 마당이 심심하게 느껴질까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비치해 눈길이 닿는 곳마다 즐거움이 더해진다. 파리 한 마리조차 미끄러질 듯 깔끔하게 정돈된 마룻바닥은 마냥 앉아서 쉬어가고 싶을 정도였다.
객실로 이어지는 복도는 따뜻한 색감으로 가득하다
전통의 도시답게 한복을 입은 인형도 곳곳에 눈에 띈다
객실은 벽 하나를 두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구조지만, 공간 배치와 활용을 잘 해둔 턱에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공간에 비해 넓게 느껴진다. 복도 곳곳에도 전통 소품들이 놓여있어 잠시도 눈이 심심할 틈이 없었다.
객실로 이어지는 복도 한 켠에는 손님들을 위한 생수와, 전자레인지 등의 가전제품들도 알뜰하게 놓여 있으니
참고하자.
복층 구조를 통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소복소복, 기분 좋은 소리가 나는 도톰한 이불
한옥하면 떠오르는 단층 구조의 아담한 객실. 그런 편견을 깨고, 정가한옥은 복층으로 공간을 꾸려 보다 넓고
쾌적하게 숙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방을 준비했다. 여행자는 잠은 윗층에서, 휴식과 여행 준비는 아랫층에서
즐기는 등 취향에 따라 공간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시골집에 온 듯 정감 넘치는 색동 이불은 도톰하고
폭신해서 쌀쌀해진 초겨울 날씨에도 끄떡없다.
방에 놓일 작은 거울까지도 세련된 것을 골라서 비치해두었다
추워진 날씨에도 잘 관리된 식물들이 아직까지 푸른 잎을 지키고 있다
전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머무르기에도 정가한옥은 부족함이 없다. 방에 비치된 거울 하나에도 전통적인 색깔을 입혀 놓을 정도로 섬세하게 꾸며놓은 덕에, 숙소에 머무르는 내내 여행의 낭만이 함께하니 말이다. 화장실 역시 현대식으로 조성되어 있고, 샴푸나 세면 용품 역시 모자람 없이 구비되어 있어 그저 느긋한 휴식에만 집중하면
된다. 꾹꾹 밟았을 때 쿠션감이 있는 장판 바닥에 엎드려 그간 챙겨보지 못했던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이미 안온한 휴식은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가 짧아진 지금 같은 계절에는 따뜻한 낮 시간이 귀하다. 가벼운 외투 하나만 있으면 마냥 걸어 다니기만 해도 기분전환이 되는 지금, 전주의 저물어가는 가을을 만끽해보러 나섰다. 전주에는 어떤 설렘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부터 함께 여행해보자.
거쳐온 세월 만큼 고고한 멋을 뽐내는 전동성당
역사적 깊이는 물론 고운 풍경까지 간직한 경기전
동서양의 매력을 한눈에 담다
전주한옥마을 & 경기전 & 전동성당
전주에 왔다면 한옥마을부터 경기전, 전동성당으로 이어지는 여행코스를 지나치기 아쉽다. 고풍스러운 한옥들
로만 꾸려진 독특한 마을 경관이 자칫 지루해질 때 즈음이면 가을 낙엽으로 한층 더 아름다워진 경기전과, 홀로 유럽의 감성을 뽐내는 전동성당이 눈에 들어오며 관광의 즐거움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평일에도 연일 사람들로 북적인다
해질녘에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1910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전주한옥마을은 이제 비단 둘러보는 데에 그치는 관광지를 넘어, 현대적인 감성이 더해진 카페나 식당, 기념품 가게, 미술관 및 전시관 등이 어우러져 테마파크에 가까운 문화공간이 되었다.
거기에 한복과 근대 의상을 대여해주는 가게도 늘어나, 곳곳에서 시간여행을 온 듯 다양한 시대의 복장을 한 관광객들도 볼 수 있다. 저마다 흩날리는 낙엽과 푸른 기와지붕을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찍는 모습이 그저 보기만 해도 흥겹게 느껴진다.
웨딩 스냅 맛집으로도 유명한 경기전
조선시대 임금인 태조의 어진이 보관된 경기전 역시 한옥마을과 닿아 있는 관광 명소다. 사시사철 푸른 대나무숲을 비롯해,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나무들이 조화롭게 정원을 이루고 있어 여유롭게 고궁 산책을 하기 좋다.
제철을 맞아 절경을 이룬 탓인지, 곳곳에서 한복을 입고 웨딩 스냅을 찍는 연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소복소복 소리가 나는 한복을 입고 서로를 환히 웃으며 바라보는 연인들의 모습에 지나가는 관광객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스며 들었다.
종교적인 장소이니만큼 정숙한 태도로 둘러보도록 하자
1889년 프랑스 파리의 외방전 교회 소속 보드네 신부가 부지를 매입하고, 1908년에 프와넬 신부의 설계로 완공된 전동성당은 호남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대형 건축물 중 하나다. 1988년 화재로 건물의
일부는 소실되었지만, 지금까지 많은 천주교 신자들의 미사 예배 장소이자, 전주를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필수적으로 방문하는 아름다운 자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한옥 건축물들 사이로 고개를 세운 성당의 모습이 절묘하게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차분한 여행 감성에 경건한 분위기도 한 스푼 더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추억이 방울방울 피어오르는 공간
놀라울 정도로 잘 구현해내어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선시대와 현대, 그 사이의 시간대를 채집하다
이제는 추억이 된 순간들
전주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