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자 비대위 한전 속초지사 앞에서 연일 회의
“제도적 진척 전혀없어 분통…재기할수 있도록 해달라”
19일 오후 속초시 동명동 한국전력 속초지사 앞 인도에 설치된 `속초·고성 산불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장일기·이하 비대위)' 천막 안에서는 초여름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지역 이재민들로 구성된 관계자들이 둘러앉아 회의를 하고 있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인근 피해지역인 고성에서 손해사정인을 선정해 피해조사를 시작하니 속초에서도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한전이 선임하는 손해사정인을 신뢰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지난 2004년 발생한 속초 청대산 산불 피해 보상과 관련, 당시 한전이 선정한 손해사정인들은 보상 비율을 피해실사액의 17%로 제시, 이에 불복한 일부 피해자가 1년6개월동안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피해 실사액 전액을 보상받았다며 한전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이들은 지난 7일에는 청와대, 국회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었으나 변한 게 없다고 정부에 섭섭함을 토로했다. 특히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들이 현장에 와 여러 가지 건의사항을 받아 갔으나 제도적으로 진척되거나 실천된 것이 전혀 없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비대위는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수준에 맞는 (산불)피해 보상 기준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전TF팀과도 최문순 지사와 함께 두차례 접촉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다음 접촉 때는 작은 진전이라도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장일기 비대위 위원장은 “우리가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 때 예전처럼 돌아가 재기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건데, 정부가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이라면 이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속초=정익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