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의 함성이 울린지 정확하게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변의 시작인 프랑스와 세네갈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긴 한국과 독일의 4강전 경기까지 아직 많은 이들의 눈에 선하다.
올 시즌부터 연고지를 이적한 FC서울이 홈구장으로도 사용 중인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이하 상암구장)이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상암구장이 축구경기만을 위한 경기장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선 것은 이미 오래다. 쇼핑, 문화, 레져 이 모든 것이 축구와 연간되어 펼쳐지고 있다. 신개념의 ‘멀티플렉스(Multiplex)' 구장으로 거듭난 것.
멀티플렉스는 1970~1980년대 미국 극장들이 불황 속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식으로 ‘원스톱(One-Stop) 엔터테인먼트’라는 모토 아래 등장시킨 개념이다.
대개 멀티플렉스라 함은 한 건물 내부에 3차원 등 첨단 영상, 음향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10개 이상의 상영관과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국내에서는 복합상영관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보통 5개 이상의 상영관을 갖춘 건물이면 멀티플렉스라 부른다.
상암구장과 극장을 지칭하는 멀티플렉스가 무슨 상관이 있냐는 의문을 제기할 법하다. 물론 상관이 있으니 설명한 것이다. 오히려 상암구장은 단지 극장을 지칭하는 멀티플렉스를 넘어서 여가까지 즐길 수 있는 신개념의 멀티플렉스로까지 표현된다.
영화관은 물론이고 축구를 접할 수 있는 전시관과 식당, 카페, 쇼핑타운, 대형 할인점 등이 줄줄이 문을 열고 있다. 심지어는 찜질방과 사우나 그리고 문화공간까지 겸비하고 있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이름하여 ‘월드컵 몰’.
현재 상암구장은 시설관리공단이 2001년 서울시로부터 위임받아 위·수탁 계약에 따라 총괄 관리하고 있다. 현재 100여 명의 직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공단 소속의 직원과 주차, 업무보조 등에 걸친 계약직 직원이 절반 정도 차지한다.
수익시설은 크게 경기장의 동서남북 게이트를 기준으로 4등분해 관리하고 있는데, 카르푸 할인매장(동), 웨딩홀(서), 스포츠시설(남), 영화관(북)이 큰 토대다. 이 속에서 곳곳에 패션 아울렛과 식당 등 다양한 시설들이 분포돼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패스트푸드, 패션 아울렛, 각종 카프테리아, 찜질방, 사우나, 병원, 약국, 스포츠 용품점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빼곡하다.
또한 경기장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도 월드컵의 영광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전시물로 가득 채웠고, 경기가 없는 날에도 경기장을 방문할 수 있게 배려했다. 입장료는 200원(아동 100원).
주 이용객 또한 일본과 중국의 방문객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해외 관광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빠질 수 없는 필수 관광요소로 자리매김한 것. 경기장을 둘러 본 관광객들은 쇼핑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간다. 하루 방문객만 수백 명에 달한다.
많은 상점이 밀집한 패션 아울렛도 상암구장의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신을 직장인이라고만 밝힌 한 여성 방문객은 “교통이 편리하고 동대문, 명동 등 다른 아울렛과 비교해도 최신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신상품이 많다. 식사도 할 수 있어 친구들들과 주 2, 3회 꼴로 경기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영화도 보고 할인매장에 들렀다 FC서울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분위기상 경기를 보고 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신개념 마케팅의 성공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면이다.
실제 이 곳 패션 아울렛은 국내가 아닌 벨기에 브뤼셀의 초대형 멀티플렉스를 모델로 해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분위기 속에서 여성복은 물론 남성복, 아동복, 레포츠 용품점까지 150여개의 브랜드가 줄지어 입점해 있다. 가격 또한 상당히 저렴한 편이어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른 곳을 갈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상암구장을 방문하는 이들의 이용이 가장 많은 곳은 까르푸 할인매장과 CGV(상암점) 영화관. 초대형 규모를 자랑하는 까르푸와 10개의 상영관을 갖춘 영화관이 붙어 있어 쇼핑과 영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배려했다.
영화관 옆에는 조이멕스(게임센터)가 붙어 있어 어른들이 쇼핑을 즐기는 동안 아이들에게도 즐길 거리를 제공해 다시 찾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
상암구장 변화의 매력은 경기장 내부에서만 끊이지 않는다. 경기장 광장은 물론이고 인접한 공원은 주말이면 나들이객들로 붐빌 정도. 조경이 잘 가꿔져 있고 편리한 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가족, 연인은 물론 노인들과 아이들까지 주말 휴식지로 상암을 찾고 있다.
또한, 차가 다니지 않는 넓은 광장은 주말이면 인라인 스케이트장으로 탈바꿈한다. 개인 단위는 물론 각종 동호회에서도 스케이팅 장소로 주저없이 상암을 선택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는 분위기.
이 밖에도 난지도 캠핑장이 인접해있고 남문 쪽으로는 농수산 도매시장까지 위치하고 있어 상암 구장을 이용하는 재미를 더해준다.상암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조구장은 예약이 넘쳐나 원하는대로 경기장을 빌려줄 수 없는 처지.
일반 동호회의 신청이 줄을 잇고 있지만 잔디관리를 위해 토, 일요일에만 2시간씩 해서 각각 2번 개방하고 있다. 상암구장과 같은 잔디에 락커룸과 샤워시설 등 뛰어난 부대시설까지 이용이 가능해 몇 개월 이상을 매달려야 한 게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매장 오픈 이전 25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였지만 지난 5월께 정식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기존의 적자는 물론 추후 다양한 시설사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흑자로 돌아섰다. 초대형 콘서트와 각종 대회 개최가 주요 수입원이지만 주차료와 임대료, 매장 매출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까지 성장하고 있다. 관리공단의 1년 매출 예상액은 70억원 이상.
앞으로도 추가 시설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경기장 관계자는 귀띔한다. 경기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스카이라운지를 개점할 예정에 있고 어린이 도서관과 청소년 문화축제 행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인라인 스케이터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인라인 코스를 신설하고 X게임 유치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상암구장은 ‘3S(Soccer, Shopping, Shobiz)’ 멀티 스타디움 구현을 모토로 신 문화공간으로의 지속적인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미 일반인들의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추후 우려가 예상되는 몇가지 문제점만 보완된다면 경기장과 문화공간으로 각각 활용,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여타 월드컵 구장에 대하여 새로운 수익 사업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댓글 그러나 축구단의 수입과는 무관하죠. 서울시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지요. 이러한 이유들로 서울 유나이티드가 잠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상암을 쓰는 LG는 경기장에서 얻는 수입은 막말로 관중수입의 일정부분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