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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
요차불피(樂此不疲)
어떤 일을 즐거이 하여
피로함을 모른다는 뜻으로,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樂 : 즐길 요
此 : 이 차
不 : 아닐 불
疲 : 피곤할 피
출전 : 후한서(後漢書) 광무제기(光武帝紀)
세상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닥치는 일이
즐겁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매일 하는 일도
형편이 되면 때려치우지 하는
마음을 갖는 직장인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 분야에 커다란 성취를 이룬 사람이
하는 일에 싫증을 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은 당연하다.
모든 일에 통달한 사람이 다 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즐기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공자(孔子)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논어(論語) 위령공(衛靈公)의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知之者 不如好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好之者 不如樂之者/ 호지자 불여락지자)"는 말이 그것이다.
자기가 즐기는 일을 하면(樂此)
싫증이 나지 않는다(不疲)는
성어가 바로 이 지경이겠는데
중국 후한(後漢)을 건립한 유수(劉秀)에게서 나왔다.
서기 8년 외척이었던 왕망(王莽)이 신임을 받다
황제를 독살하고 제위를 찬탈, 신(新)나라를 세웠다.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 잦은데다
무리한 개혁에 각지에서 군웅이 할거했다.
이 혼란을 수습하고 서기 25년 한(漢)나라를 이은 사람이
유방(劉邦)의 후손인 광무제(光武帝) 유수였다.
그는 즉위 후 36년 전국을 평정하기까지
이전의 가혹한 정치를 개혁하고 가혹한 세금을 폐지하며
유교존중주의를 택해 예교주의의 기초를 다졌다.
정치에 열정을 쏟는 유수의 일상에서 성어가 나오는데
범엽(范曄)이 쓴 후한서(後漢書) 광무제기(光武帝紀)에 실려 있다.
광무제는 나이 60이 넘어서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 정사를 처리했다.
궁으로 돌아와서도 공경들과
정사를 논하고 밤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태자 유장(劉庄)이 걱정되어 말씀드렸다.
"폐하께서는 우왕, 탕왕의 영명함은 지녔지만
(陛下有禹湯之明/ 폐하유우탕지명),
황로의 양생의 도는 없으니
(而失黃老養性之福/ 이실황로양성지복)"
무리해선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명군인 하우(夏禹)와 상탕(商湯)이라도 황제(黃帝)나
노자(老子)의 건강법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간언에 광무제는 답한다.
"나는 이 일이 너무 즐거워 조금도 피로하지 않단다
(我自樂此 不爲疲也/ 아자락차 불위피야)."
광무제는 백성을 위한 일에 즐겁게 열정을 바쳐
탄탄한 나라의 기틀을 만들고
광무중흥(光武中興)이란 찬사를 받았다.
즐겨서 하는 일에는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낙차불권(樂此不倦)이라고도 한다.
단지 아무리 즐거운 일이라도
정도를 넘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자신의 주업과 즐기는 취미가 같으면
그 이상 좋은 일이 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일의 틈틈이 여가를 이용하여 즐기면 좋은 일인데
본업을 팽개칠 정도라면 사물에 빠져
바른 뜻을 잃는 완물상지(玩物喪志) 상태가 되기 쉽다.
"신선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이 여기에 적합하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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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