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장' 영원 은선리를 왜곡시켰다.

[천태산]

'고려장', 영원 은선리를 왜곡시켰다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유산이 식민사관과 무지로 얼룩진 현실을 바라보며

곽상주 rhtkqnfl@hanmail.net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로 “고려장” 시킨다는 말이 있다. 또한 “고려장터”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옛날에 늙고 병든 부모를 지게에 짊어지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돌로 만든 무덤에 병든 부모를 집어넣어 약간의 먹을거리를 넣어주고 밖에서 무거운 돌로 입구를 막는 것이다. 먹을거리가 떨어지면 부모는 그 속에서 굶어죽게 된다는 내용의 전설도 내려온다.

근거 없는 '고려장' 여과 없이 유포되고 

이 “고려장”이란 용어는 1939년판 <국사대관>에 최초로 나온다고 한다. 그 이후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이런 내용이 기록되어 여과없이 학생들에게 전달돼 왔다.

또한, 각 동화나 사전에도 사실인 것처럼 활자화 되었고, 일간지와 방송에서도 그렇게 보도해 왔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조선일보의 이규태씨였다. 그는 1996년 8월 21일 칼럼에서 <문헌비고>와 몇가지 지명을 근거로 '고려장'의 존재를 주장했고 2004년 4월 5일에는 <세종실록>10년 기록과 몇가지 예의 지명을 반복해서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자료에 따르면 <국사대관>이 편찬되기 전에도 "고려장"이란 말은 있었다고 한다. 아직까지는 언제부터 "고려장"이란 단어를 사용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고전의 어떤 기록에도 '고려장'은 없다

"고려장"이란 단어가 있었다면 정말 부모를 갖다 버리는 풍습이 있었을까? 그 말이 사실일까? 결론적으로 "아니다” 라고 단정하고 싶다.

고전의 어떤 기록에도 “고려장”이란 기록은 없었다. 여러 곳을 답사해도 그  “고려장터”는 백제 돌방무덤을 말하고 있었다.

고려장터는 바로 백제 돌방무덤 

▲ 영원면 천태산의 돌방무덤

백제 돌방무덤은 백제시대 주요 거점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무덤형식으로 그 크기와 규모도 다양하다.

우리 정읍지역에도 백제시대 고사부리군의 “고을터” 라고 전해지는 영원면 은선리지역에는 인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돌방무덤이 수백기가 넘게 있었다. 현재도 몇십기의 돌방무덤이 완벽하게 남아있다.

▲ 돌방무덤 내부

 영원 천태산을 중심으로 주변에 돌방무덤 분포 

또한 영원면 천태산을 중심으로 은선리, 덕천 도계리, 이평 산매리에 분포되어 있고, 영원면 응봉산을 중심으로 지사리와 고부 장문리 양지마을 주변에 분포되어 있다.

또, 삼국시대의 모조부곡이 있었고 태성지가 발견된 소성면 두암리 일대, 산내면 일부지역, 백제 부흥운동이 있었던 배맷산이 있는 부안군 주산면 등지에서도 크고 작은 돌방무덤이 몇기 있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고려장터라면 고려시대의 장법인데 다른 지역에는 고려장터가 없는 것일까? 정읍지역에서도 '고려장터'라는 돌방무덤은 백제시대 거점지역 몇곳에만 나타나고 있다.

돌방무덤이 고려장이련 전국적으로 분포돼야 하지 않을까?

진정 고려장터라면 우리나라 국토 전체에 분포되어야 했고 크기 또한, 거의 일정해야 한다는 생각인데, 돌방무덤의 규모는 시대별 규모별로 너무도 차이가 많다는 것이다.

영원면 은선리 돌방무덤군의 예를 들면 길이 240cm, 높이160cm, 깊이160cm, 판석의 두께는 30cm, 정도의 거대한 규모로 잘 다듬어진 판석은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영원 은선리 돌방무덤군은 전국 제일의 규모 

물론 정읍과 인근의 다른  돌방무덤은 축조형식이나 규모가 다른 다양한 형식을 보이고 있다.

인근의 김제나 고창, 순창 등지에서도 어쩌다 한두 기의 돌방무덤이 나타나지만 과거 백제의 영토에서도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다.

고인돌로 유명한 고창 지역에서 몇년전 돌방무덤 한기가 발굴되자 문화재로 등록하라고 대대적인 보도를 한 적이 있다. 고인돌로는 유명한 고창이지만 돌방무덤은 아마도 영원면 은선리가 가장 전국적인 규모를 갖고 있는 것 같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돌방무덤 만들려면 대대적으로 자원이 동원됐을 때 가능하다

▲ 영원면 후지리에 있는 백제시대의 돌방무덤

이렇게 일부 특정지역에만 분포된 돌방무덤이 "고려장터" 혹은 "고름장터" 등으로 불리고 있는 현실이다. 백제시대로부터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늙은 부모를 봉양하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이 그 큰 돌방무덤을 만들 수 있었겠는가 반문하고 싶다. 지금 만든다고 해도 중장비와 수많은 인력이 아니고는 절대 만들 수 없는게 큰 고분인 것이다.

현세의 사람들도 그런 규모의 돌방무덤을 만들기란 예산이나 인력으로는 어마어마한 재력가가 아니면 불가능한 장법이다. 요즘 기계로 만드는 납골당과 비교해보면 짐작이 쉬울 듯 하다.

당시의 고려장법이 보편화되었다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지금도 훨씬 많이 분포되었어야 한다.

돌방무덤은 재료가 돌이기 때문에 흙과 달라 오래 보존되어 현재까지 전해 올 수 있었다.

'고려장'은 일제가 도굴 합리화 위해 만들어낸 용어, 이에 일부 학자들 편승 

기자가 생각하기로는 이 고려장이란 말은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수많은 우리나라 고분을 도굴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의 효 사상을 왜곡하고 자신들의 도굴을 합리화 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한다. 거기에 일부 학자들이 편승하여 왜곡된 글을 남겼기 때문에 정설인양 굳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은, 옛날에는 '나병' 등 고칠 수 없는 전염병에 감염된 사람들을 격리시켜 더 이상의 전염을 방지 하고자  이용되었을 수도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옛 풍속이나 고고학 등에 무지했던 국민들은 아무런 생각없이 사실인양 지금까지 고려장제도를 그대로 믿고 있는 것이다.

돌방무덤이 고려장이라면 출토되는 보석들은 어찌 설명되나? 

돌방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도 백제시대의 형식이고 가끔씩은 보석도 출토되고 있으니, 그때 음식조차 해결 못하는 사람들이 부모를 버리면서 보석까지 넣을 수 있었을까?

필자가 3년전 영원면에 홍수가 났을 때 산사태로 부서진 돌방무덤에서 삼국시대의 토기 1점과 그 주변에서 고려자기 1점을 수습하여 원광대 최완규교수팀에게 넘겨준 일이 있다.

그 출토된 유물은 고려시대의 유물이 아닌 백제시대의 토기였던 것이다. 그 후 원광대 팀이 영원면 지역에서 대대적인 지표조사를 했는데 돌방무덤군의 엄청난 규모에 놀랐다고 전했다.

그런  돌방무덤이 부모를 버리는 고려장터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은선리 돌방무덤군이 이 지역 선조들의 불효막심함을 상징한단 말인가?

영원면 천태산과 응봉산에는 수많은 돌방무덤이 있는데 그렇다면 영원면 은선리 주변사람들은 모두 부모를 고려장 시킨 부도덕한 선조를 모셨다는 것인가?.

기자는 정읍지역의 지역사 공부를 하면서 고려장터라는 지명을 주목하며 가끔씩 답사를 한다.

그 지역의 주민들은 한결같이 앞에서 언급한 왜곡된 사고를 갖고 있었다.

지역 대학에서도 돌방무덤을 고려장터로 가르치고 있는 게 현실 

언젠가 우리지역 모 대학의 동아리 활동 영상물에서도 고려장터는 가난한 자식이 부모를 산속에 버리는 곳이라고 제작되어 방영하고 있어서 담당교수에게도 잘못된 내용임을 알려준 적이 있다.

일제의 왜곡과 일부 식민사관에 사로잡힌 학자들의 왜곡된 주장에 우리 민족성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유물 유적은 거짓이 없는 법, 제대로 조사 정립하여 부끄러운 선조 되지 말자

영원면 천태산과 응봉산의 수많은 돌방무덤이 존재 한다는 것은 선조들의 부도덕함이 아닌 백제시대 중요 거점으로서 흔적을 나타냄이니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것이다.

그 무덤의 주인공은 백제시대의 귀족으로서 그런 신분이 아니면 그런 규모의 무덤을 쓸 수가 없었을 것이다.

과거 영원면 은선리는 마한시대의 고비리, 또는 구소국에 속했고 백제시대에는 고사부리군이었으며 백제시대 군사 행정의 지방 5대 거점의 하나인 오방성(五方城) 중 중방성(中方城)에 속했던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고인돌, 마한시대의 고분군, 백제돌방무덤 등 비록 고대의 무덤에 불과하지만 타 지역에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분포되어 있다. 위와같은 배경에서 축조된 백제돌방무덤이 “고려장”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에 국민들이 현혹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정읍지역의 유물 유적을 제대로 조사하고 정립하여 후세에 부끄럼이 없길 바란다.

입력 : 2007년 08월 13일 23:04:01 / 수정 : 2007년 08월 17일 11: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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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남]

옳습니다. 돌방무덤은 분명 고려장과 거리가 멉니다. '고려장'이라는 제도가 정설처럼 되어있지만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는 학자들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시절 학교 앞산에 '고려장'이라해서 겨우 관 하나쯤 들어갈 공간이 있음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토기도 몇점 있었구요. 지금 생각해보니 또다른 형식의 무덤으로 판단됩니다. 가령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뚫어 화장시킨 유골을 안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명당이라는 개념으로 대단한 아이디어가 숨겨져있습니다. 이런 화장제도를 사업화하려는 사업가의 이야기를 들었지요. 조상들의 지혜,슬기를 잘 살펴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천태산]

명심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