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티 리더십 연구소의 시니어 프로그램 스페셜리스트 홍미진이 연구소의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교수·박물관 관계자·정책입안자 등 모여 이슈 논의 ‘차세대 박물관 지도자 과정’직접 기획 특히 심혈 기울여
게티센터(Getty Center)는 한인들이 즐겨 찾는 LA의 대표적인 박물관이다. 주말과 평일 가리지 않고 관람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게티센터 역시 이에 화답하느라 한글로 된 지도와 안내서를 별도로 제작하고 있다. 게티센터에서 일하는 한인 직원도 적지 않다. 운이 좋으면 트램에서 내리자마자 자원 봉사하는 한인 스텝의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박물관 왼쪽으로 보이는 사무실 건물에는 한인 1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홍미진(35)씨가 맡은 역할은 좀 특별하다. 게티 재단(Getty Foundation) 산하 ‘게티 리더십 연구소’(GLI·Getty Leadership Institute) 소속인 그녀의 공식 타이틀은 시니어 ‘프로그램 스페셜리스트’. 타이틀 그대로 GLI가 제공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실행한다. 그 중에서도 전문가를 강사로 섭외하고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GLI는 박물관 관련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리더십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의 학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게 그녀의 임무다. GLI가 제공하는 대표적인 리더십 프로그램은 ‘박물관 리더십 인스티튜트’(MLI·Museum Leadership Institute)이다. “GLI는 경영대학원 교수들, 인문학자, 박물관 재단 관계자, 정책 입안자 및 자선가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해요.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의 당면한 문제들을 내어놓고 해결책을 찾게 되죠. 중요한 것은 논의되는 주제들이 박물관에 관한 것 뿐 아니라 리더십과 관련된 현재 이슈가 되는 토픽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녀가 요즘 특별히 주력을 기울이는 프로그램은 자신이 직접 기획한 ‘차세대 박물관 지도자 프로그램’(Museum leaders: the Next Generation)이다. 올해 3회 째를 맞는 이 프로그램은 5일 동안 미래 박물관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키우게 되는 집중 코스다. 박물관 디렉터가 되고 싶은 큐레이터, 직원 등이 대상. 올해는 11월6∼10일 열릴 예정이며, 참가 수업료는 1,100달러. 이미 신청모집이 지난 9월12일 마감됐고 현재 참가자 선별중이다. 그녀는 생후 8개월만에 미국으로 건너와 시카고 지역에서 자랐다. 한국말이 서툴고 한국문화에 대해서도 익숙하지 않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만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웨슬리안대학에서 미술과 건축 및 과학 등을 공부했고 콜롬비아 대학원에서 역시 건축을 전공했다. 대학원 졸업 후 미국예술연맹(AFA)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이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999년 2월 뉴욕에 있던 GLI에 합류했고 2000년 1월 GLI가 게티센터 내로 이전함에 따라 앤젤리노가 됐다.
‘게티 리더십 인스터튜트’(GLI)는
경영자·박물관 디렉터 등 대상 매년 최고 수준 프로그램 제공
홍미진씨가 속해 있는 ‘게티 리더십 인스티튜트’(GLI)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게티 트러스트’(J. Paul Getty Trust)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게티 트러스트는 ‘박물관’‘리서치 인스티튜트’‘컨서베이션 인스티튜트’ 및 ‘게티재단’ 등 크게 4개 디비전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녀가 일하는 GLI는 게티 재단에 속해 있고, 일반인들의 접촉이 가장 많은 게티 센터는 말리부에 재개관한 게티 빌라와 더불어 박물관 소속이다. 또, 리서치 인스티튜트는 미술품 연구만을 위한 연구소이고, 컨서베이션 인스티튜트는 국제교류 협력을 위한 기관이다. GLI는 리더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MLI’가 대표적이다. MLI는 해마다 7월 경 3주 일정으로 35명 정도의 박물관 디렉터와 기업체 경영자들을 모집해 리더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강의 내용은 경영 전략, 비전, 가치 등 그야말로 전문적인 리더십 관련 내용들이다. 강사들의 면면도 화려해 USC 경영대학원과 다트머스대 경영학 교수 등 명문대에서 이름이 잘 알려진 교수들이 주축이다. 현재 2007년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수업료 4,500달러다. 수강생들은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 싱가포르, 요르단 등 전 세계에서 몰려오며 수료생의 숫자가 1,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또한, ‘디렉터 세미나’는 소수의 박물관 디렉터, 대표 및 CEO에게만 제공되며 수업료는 1,000∼1,800달러선. 보드 멤버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미래 박물관 지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