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대교협은 고교등급제 적용 우려있는 고려대 수시전형에 대해 즉각 조사하여 발표하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11월 17일 고려대 수시2-2학기 일반전형에서 고교등급제를 적용우려가 있는 것과 관련하여 내년 2월 대학의 입시전형이 끝난 뒤 대학윤리위원회에 회부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10월 23일 수시2-2학기 일반전형 1단계 15-17배수를 선발하는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내신이 더 좋은 일반고교 수험생보다 특목고 학생이 다수 합격하여 큰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학교육협의회는 고려대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 수시 2-2 일반전형은 모집요강에서 내신 90%와 비교과 10%로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했으나 막상 1단계 선발결과는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대거 탈락하고 비교과 영역에서 영어능력 인증 등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선발되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선발기준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대교협 박종렬 사무총장은 고려대 특목고 우대 문제가 한창 논란이 되던 10월 말에는 당장에라도 조사를 하겠다고 해놓고 11월 12일 고려대로부터 특목고 우대 논란에 대한 소명서를 받는 것 외에 무엇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 세간에서 관심이 없어질 것이라고 여기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 대교협의 무책임한 태도에 수시모집에서 탈락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명확한 해명을 듣지 못하고, 다시 입시전형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 갈 수 밖에 없다.
얼마 전 고려대 총장은 우수한 학생을 뽑겠다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했다. 그러나 전형에서 기준은 매우 공정하여야하고, 탈락한 학생들에게 납득이 되어야한다. 고려대학교는 1단계에서 15-17배수를 선발하면서 수험생들 입장에서 수긍이 가는 기준을 공개하는 것이 왜 어렵다는 것인가. 수험생들에게 전형기준을 명확하게 밝혀야하는 것은 대학이 가져야할 책무가 아닌가.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보장되어야한다. 하지만 선발 기준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제재 받는 것은 당연하다. 대교협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대교협이 관여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긋고 있다. 415학교자율화 조치이후 학생 선발에 대한 책무를 교과부가 아닌 대교협에 넘어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재조치를 못하겠다는 대교협의 자세를 보면서 우리 학부모는 한숨만 내쉴 뿐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교과부의 무책임에 대해 우리는 또한 지적하고자 한다. 고교 등급제와 관련한 우려는 끝임 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대입자율화가 이루어지면 이러한 문제는 대교협과 대학 스스로가 해결 해 나갈 것이라고 공언해 왔던 정부가 고교 등급제 적용이 현실화 되고 있는 사태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로 일관하고 있다. 대교협과 교과부가 대학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대응하고 있는 사이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오늘도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 한다면 대교협은 어영부영 고려대의 고교 등급제 문제를 대충 넘기려 해서는 안된다. 대교협은 한시라도 빨리 고려대 전형을 조사, 검토하여 결과를 발표하고 국민들이 우려와 불신을 해소해주길 바란다. 이는 향후 대교협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한 3불 법제화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입자율화정책의 위험성과 부작용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자 한다.
2008년 11월 17일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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