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 책은 아주 오래 전 1927년에 나온 '에드워드 오거스틴 와이크스미스'의 《스너그들의 신기한 땅》을
현대에 맞게 새로 고쳐쓴 것입니다.
와이크스미스가 창조한 와이크 숲속 판타지 세계를 바탕으로, 로알드 달과 같은 유머러스한 필체가 돋보이는 영국 아동문학 작가 베로니카 코산텔리가 이야기를 다시 썼답니다.
기존 개성 넘치던 판타지 종족과 촘촘한 세계관은 그대로 두고, 거기에 다채롭고 풍성한 인물들 이야기를 더했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 듯해 읽어보았습니다.
‘어쩌다 부모를 잃고 남아도는 아이들’을 위한 서니베이 보육원.
이곳에 새로 들어온 핍과 플로라는 왓킨스 원장 선생님이 내세운 규칙들을 모조리 어기는 사고뭉치들입니다.
두 아이는 어느날 밤, 보육원 심부름꾼인 고르보에게 부탁해 몰래 잼 타르트를 먹다 들키고,
그 대가로 서니베이 최고의 날로 꼽히는 퍼핀섬 소풍에 가지 못하는 벌을 받게 됩니다.
어른들이 멋대로 만든 엄격한 규칙들에 실망한 두 아이는 홧김에 보육원에서 도망을 치고 모험에 휘말리게 되지요.
핍과 플로라는 신비한 와이크 숲을 헤매다 갈라진 주목 나무 틈새를 통과해 또 다른 세계에 들어서는데요.
두 아이는 짤따랗고 땅딸막한 스너그, 시나몬 냄새를 풍기는 곰, 사람을 개구리로 만드는 보라색 마녀, 수학 문제만 나오면 꾸르륵 도망치는 분홍색 괴물 웝서 등 온갖 미지의 생물들을 마주치며 위험하지만 흥미진진한 모험을 시작합니다.
플로라는 엄마로부터의 안 좋은 기억이 있고
핍은 서커스 단원이었는데 늘 아빠로부터 혼난 기억이 있지요.
그런 두 아이가 보육원을 떠나 온갖 모험을 하고, 온갖 생물들을 만나면서
서니베이를 그리워하게 된다는 이야기.
규칙을 강조하는 왓킨스 선생님에게도 말못할 사연이 있었고
그 사연이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지더군요.
(왓킨스 선생님에게는 쌍동이 자매가 있었고 둘 다 양철상자에 담긴 채 버려졌고 그 옛날 몹시 안 좋았던 서니베이에 와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는 이야기. 결국 왓킨스 선생님은 서니베이에 남아 서니베이를 좋은 곳으로 변화시켰고 다른 쌍동이 자매는 서니베이를 불지르고 도망쳐 마녀가 되었다는....)
사실 전 이 책을 읽기 전에
원작을 다시 현대에 고쳐쓰는 것이 살짝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고쳐쓰는 것도 괜찮겠다 싶네요.(너무 잘 쓴 이야기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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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에드워드 오거스틴 와이크스미스 (Edward Augustine Wyke-Smith)
작가이자 모험가인 에드워드 오거스틴 와이크스미스는 1871년 영국에서 태어나 1935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와이크스미스는 화이트홀 근위대에서 일하다 선원이 되어 호주와 미국 서안을 항해했어요. 미국 서부에서 카우보이로 지낸 후 영국으로 돌아와 광산 공학을 공부하고, 멕시코, 시나이반도, 스페인, 남아메리카, 포르투갈, 노르웨이에서 광산을 관리했어요.
와이크스미스는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은 아이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했어요. 1927년에 출간한 《스너그들의 신기한 땅》에는 몸집이 짤따랗고 땅딸막하며 성격은 유쾌한 ‘스너그’ 종족이 나와요. 《반지의 제왕》과 《호빗》을 쓴 존 로날드 로웰 톨킨은 이 책을 무척 아꼈으며, 《호빗》 세계관을 창조하는 데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